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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9 22:46
북핵문제, 그 임계점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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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측 협상책임자였던 로버트 갈루치가 한국을 방문했었다. 그는 때마침 출간된 그의 저서 ‘북핵 위기의 전말’과 일련의 연설을 통해 시간이 북한편이라고 했다. 2002년 10월 북핵 위기가 재발된 후 지나가는 시간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진척시켜 협상력을 높이거나 핵무장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었다. 그의 메시지는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 해결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북한이 그 메시지를 받은 것 같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촉구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참가를 미룬 채 이른바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한 조치만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2월 10일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선언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3월 31일에는 6자회담 대신 군축회담을 제안하더니 4월에 들어와 영변 5메가와트(MWe)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여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리고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를 위협하자 제재는 곧 선전포고라는 예의 협박으로 맞서고 있다. 과연 시간이 북한편인가? 갈루치는 북핵 프로그램의 목표가 핵무장이든 협상용이든 그렇다고 봤다. 그러나 그러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북한의 목표가 핵무장이라면 그것이 북한 체제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위기는 군사적 위기에 앞서 정치?경제적 위기이다. 핵무장이 체제의 생존을 보장하려면 그것으로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리고 그로써 북한 주민의 충성심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핵무기는 음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핵무장을 공식화한다면 안보리 결의를 통한 경제제재는 논리적 귀결이다. 북한 경제가 아무리 고립됐기로서니 미국과 일본에 더해 중국과 한국이 동참한 경제제재는 곧 북한의 숨통을 막는 것과 다름없다. 둘째, 북핵의 목표가 협상용이라면 북한 당국이 그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맞지 않다. 북핵은 안팎으로 기호지세(騎虎之勢)와 같다. 내부적으로 핵 프로그램은 일종의 정치적?조직적 모멘텀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북한의 행보로 말미암아 북한의 협상력은 그 프로그램의 진전으로부터만 온다. 마치 두발자전거와 같아 멈추면 협상력이 떨어진다. 이제 북한은 호랑이가 달려가는 곳이 벼랑임을 알면서도 내릴 수 없다. 시간이 가면 벼랑은 다가온다. 시간은 북한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시간이 마냥 미국을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다. 갈루치의 진정한 메시지는 북핵 문제를 방치하면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1994년 5MWe 원자로에서 내린 8000여개의 연료봉과 그로부터 추출될 핵탄두 5~6개분의 플루토늄 문제를 해결도 아닌 동결하기 위해 전쟁의 위기를 동반한 협상이 있었다. 협상이란 그처럼 어렵다. 북핵 문제가 진전되면 협상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어렵더라도 협상을 통한 해결은 다른 방법에 의한 해결보다 낫다. 시간이 가서 북핵 문제가 더욱 진전된다면 외교적 해결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시간은 미국편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당사자들 모두의 노력에 달려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이후 꾸준히 지속되어 온 외교적 노력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국면의 급격한 전환이 아니라, 현재까지 축적되어 온 협상력과 그 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북지원은 그 인도적 차원에서나 외교적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북핵 문제에 대해 관계단절과 같은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대화로 풀어내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아는 지인 한 분이 이번 비료지원 논란을 보면서 “저게 아버지 고향에 가서 우리 큰아버지, 고모 농사 짓는데 쓰였으면…”하며 말을 흐렸다. 같은 일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아직도 1000만명의 이산가족이 있으며, 우리 대다수는 남북이 한 민족이라 느낀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The euro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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