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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10.28 재보궐 선거의 의석수는 비록 5석에 불과했지만 그 상징적 의미와 파급력은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2석, 민주당이 3석으로 그 수치만으로 본다면 역대 재보궐 선거에 비하면 여당이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한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당의 0:3 패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단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결정적 기반이었던 수도권에서 전패했다. 게다가 향후 세종시 결정에 분수령이 될 충북 음성/증평/진천/괴산에서 민주당이 압승함으로써 국민들이 집권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강력히 견제하라고 야당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이 되어 버렸다.

  지역 후보자 투표 성격이 짙던 강릉 보궐선거는 애시당초 제쳐둔다 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며 선거 바로 직전까지 한나라당 당대표를 역임한 거물급 정치인 박희태 전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경남 양산에서조차 정치초년생 민주당 송인배 후보와 박빙의 표대결을 펼친 것만 보아도, 집권 여당과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이번 재보궐 선거 전까지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친서민정책과 중도실용 행보로 급격히 상승함으로써 집권 여당의 우세를 점쳐졌다. 그러나 조금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바로 집권 초기와 같은 독선과 오만으로 전횡을 일삼아 온 정부 여당에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이제까지 한나라당은 전체의석 과반수가 넘는 168석의 거대여당의 힘으로 다수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독단을 일삼았다. 헌재에서 절차상의 위법을 인정한 미디어법 처리 과정이나, 여야가 합의하고 이 명박대통령이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대국민공약을 했으며 공정이 20%나 진행중인 세종시 재검토, 대운하건설이 국민의 벽에 부딪치자 부랴부랴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졸속 추진 중인 거대 토목 사업등은 국민들의 인식과 정부의 인식차가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인해 각종 사회 복지 사업이 축소됨으로써 과연 친서민정책이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또한 최근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인 손석희 전 아나운서의 중도하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사회를 보았다는 이유로 김재동씨의 KBS 방송 프로그램의 퇴출과 같은 촌스러운 일부 보수 세력의 행보 역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선거후 한나라당의 첫 반응은 "군림하려 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서민들에게 가까이 가라는 것이 민심의 요구"이며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해서 졌다"는 자성의 소리와 "국민의 주신 채찍은 집권당이 좀 더 겸손해야 햐며 잘나간다고 오만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혹독한 진단이었다. 그러나 채 일주일도 안 돼 안상수 워내 대표가 의석수는 졌지만 표는 한나라당이 더 많이 얻었다는 이상한 계산법으로 자기 위안을 삼는 모습을 보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이번 선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 없이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계속 한다면 2010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여야를 떠나서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무엇 때문에 목말라 하는지,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경청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힘의 의한 다수결보다는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며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도의 초대수상 네루는 “올바른 정치란 국민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야 모두가 겸손과 신뢰의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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