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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민주화운동과 세계경제 불안

  튀니지에서 촉발된 중동발 민주화 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이집트롤 불어간 이 바람은 지난 25일부터 유혈사태를 거치면서 점점 더 거센 폭풍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아랍 지도자들이 두려운 눈으로 튀니지 사태를 지켜보는 반면 모든 아랍 시민들은 기대에 찬 눈으로

튀니지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논평한 한 이집트 언론은 이번 사태가 어떤 상황으로 진행될 것인지 잘 보여

주는 멘트라 할 것이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현재까지 사망한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자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요구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전면 교체와 정치 개혁이라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이집트 국민들이 교체되기를

요구하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무바라크 자신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집트는 혁명전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청년들이다.

그들의 참을 수 없는 분노는 가난과 실업, 그리고 빈부격차에서 비롯된다.

8000만 이집트인 중 4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12.8%, 실업률은 9.7%에

달한다. 실업자 중 90%가 이집트 인구의 66%를 차지하고 있는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이러한 이집트의 젊은 인구구조, 노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정부, 만연된 경기침체는 위험한 조합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 속에 30년 가까이 정권을 유지하면서 축적된 정치적 부작용과 경제적 모순들이

9월 예정된 대선에서도 현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 되자 임계점에 달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독재정치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유지되어 왔다는데 있다.

이집트는 중동에서 미국이 안정적으로 석유를 확보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에즈운하와 중동산유국들의 송유관이 관통하는 이집트는 중동에 있어서 미국과 유럽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미국은 군사․외교적 동맹에 대한 대가로 지난 32년간 총 78조 4000억원의 군사개발자금을 지원해왔다.

특히 이집트 국가 재정의 3분의 1이 미국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세계 전파자라는 미국의 모순된 면이 바로  이번 이집트 사태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중동발 민주화 운동을 이집트에서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언급한 '질서 있는 이행(orderly transition)'은 결국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최대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통해 이번 사태가 자칫 중동에 반미정서가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중동발 정세 불안은 이제 막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유가다.

중동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중동에서의 정정불안은 곧바로 원유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곤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증시 역시 중동지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와 전자 관련 업종들의 폭락과 더불어 코스피 지수가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원유 등 석유제품은 하루 180만 배럴에 달한다.

거기다 유럽으로 들어가는 주요한 수출길이 바로 이 운하다.

수출에 의존적인 우리나라로서는 이집트의 정정불안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이번 민주화운동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어 지역적 불안감이 고조될 경우 세계경제가 더블딮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연초부터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조된 우리 경제가 자칫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재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덧붙여 혼란 속에 불안해 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규모 약탈과 방화, 외국인에 대한 이유없는 적대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우리 교민들에게 안전한

귀국길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관련 기사: 8 면 한국 경제면, 11 면 국제면 >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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