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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7.01.12 20:21
김광근 ACI 유럽본부장 - 한국 젊은이여 세계로 나가라
조회 수 3861 추천 수 0 댓글 0
영국뿐 아니라 유럽에서 패기 넘친 도전으로 거대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13인의 전사들]의 야전 지휘관인 김광근 ACI 유럽 본부장과 대담을 가져본다. 박필립(이하 박): 한국의 좁은 취업문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점점 보수화가 되어 가는 듯 합니다. 김본부장께서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가 한국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선택의 기회로 다가설 것 입니다. 김광근(이하 김): 중학생 때부터 한 울타리 속의 좁은 지역보다는 넓은 세계로 나갈 꿈을 꾸었습니다. 제대 후 단돈 20만원으로 일본 일주를 시도했습니다. 지금 많은 학생들이 배낭여행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해외 배낭여행이란 단어도 생소할 때였습니다. 졸업 후 표준 협회 등 여러 곳에서 짧은 기간 동안 경험을 쌓았습니다. 영업기획 쪽에서 일하던 어느 날 출근을 하다가 직장과는 정반대인 경포대로 빠져버렸습니다. 나를 위해 일하지 않고 남의 눈과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해온 것에 대한 회의랄까요. 회사에 대한 불만 보다는 이렇게 일하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다음날 직장에 사표를 하고 무작정 스위스로 날아갔습니다. 이곳 저곳 유럽을 돌아보며 제가 젊은 시절 뛰어볼 곳이 유럽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헤드헌터 싸이트를 통해 ACI 라는 곳에 입사를 하고 1주일 후 영국으로 파견을 받았습니다. 당시 택배회사가 뭔지도 모른 채, 단지 자동차, IT, 오일 등 세계 산업군 가운데 물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영국 대학원에서 서비스 마케팅을 전공한 까닭에 회사에서도 당시 지사설립이 되어있지 않은 영국으로 낙하산 하나 달랑 매어주고 뛰어내리라 하는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고 봅니다. 박: 영국 지사 설립 후 비약적 발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KBS 특별프로그램에서도 [13인의 전사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었는데요. 이에 대한 비결이 있다면… 김; 아직 DHL, Fedex, UPS, TNT 등 세계적 기업과 비교하기에는 한참 부족하지만 저를 포함한 12명의 직원들이 이들과 당당히 겨뤄오고 있습니다. 이테리 밀라노나 중국 시장에서는 우리가 위 거대기업보다 매출액이 높은 곳도 있습니다. 영업에 대한 특별한 비결은 없고요. 다만 기본기에 충실 하려고 했습니다. ‘한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7번 방문해야 한다.’는 글이 생각나서 이것을 직접 실험해보고 싶은 고집이 생겼습니다. 처음 3번 정도는 접수처에서 거절되었습니다. 1주일에 한번씩 보통 5회 정도 방문 했을 때 담당자를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메니져들의 70% 정도가 고객이 되었습니다. 현재 영국의 매출 80%가 영국 회사들 입니다. 박: 이번 대담의 목적이 되겠지만, 많은 취업 예비생들이 인터뷰를 준비하는데 조언을 해줬으면 합니다. 김: 한국에서는 인맥과 학연 등 취업에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를 무대로 뛸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대부분 인터뷰 장소에서 인터뷰이들은 자기가 상품으로 평가되길 원합니다. 곧 지금의 완성된 자기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앞면만 보여주려 하죠. 하지만 회사측에서는 원자재가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얼마를 투자해야 이들이 상품으로 회사에 이득을 발생시켜 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있죠. 학벌이나 경험은 2-3년이면 사라집니다. 또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순발력이나 화장발을 시험하는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이것을 ‘일머리’라고 표현하는데 IQ, EQ가 아닌 목적을 위한 문제해결 능력이나 일의 마무리, 지시사항에 대한 지시자 이상의 일에 대한 집착도 등 가치 창출을 알아보기 위한 자리 입니다. 물론 회사이익과 개인이익이 상호 충돌이 아닌 보완 협조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박: 직장의 선택도 중요하리라 봅니다. 좋은 직장도 있으나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곳도 적지않으니까요. 김: 요즘 인터넷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일할 회사를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정말 일하고 싶은 곳을 택해서 충분히 알아본 뒤 3-5년 뒤 자신의 모습이 그려지는 회사에 응사하라는 겁니다. 연봉보다는 발전해가는 미래가 그려지는 회사를 택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회사를 알아볼 때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무연수, 그리고 지속적 투자가 이뤄지는 곳인지. 등등. 우선 급하다고 소모품으로 쓰이는 회사는 피하라는 것 입니다. 박: 20세기 상대적으로 괄시 받던 영업직이 21세기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체면과 자존심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도 지금은 영업이 회사의 핵심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영업에 대한 김본부장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김: 영업이란 한마디로 크리에이티브라고 봅니다. 비즈니스와 스포츠가 흡사하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점 한가지는 스포츠에는 승자와 패자 관계가 극명하나 비즈니스는 윈-윈 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다만 비즈니스에서는 배분의 문제만 남을 뿐이죠. 관리파트가 지시사항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라면 영업파트는 게임의 룰에 따른 창조적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첫 직장에서 기본 룰을 배우기 때문에 직장 선배는 누구보다 중요합니다. 6개월 정도 판단하지말고 훔벅 젖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기대와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할 것 인가. 상황 탓 보다는 객관적 접근이 절대적이죠. 인맥이나 학연 등의 부조리는 한편으로 인정해버리고 대신 개인의 습성에 따른 가치관도 고집하지 말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방향에 설정이 맞춰진다면 게임의 룰을 쉽게 자기화 할 것 입니다. 박: 게임의 룰을 익히는 것은 입사한 뒤의 이야기고요. 우선 입사가 목적인 친구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직장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시급할 것 입니다. 김: 많은 직장 경험이 있다고 인터뷰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에서 통할 수 있는 반칙을 축구 경기에서 사용하면 안되듯이 부서마다 룰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부서의 기본 룰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입니다. 신입사원을 뽑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그 신입사원을 통해 2-3년 안에 이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3-5년 후의 이익창출을 기대하고 선발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회사에서 주는 급여는 네 돈이 아니다. 회사 돈으로 고스톱을 치는 것이지 자기 돈으로 배팅하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자기 돈으로 노름판에 끼기 위해서는 그 때까지는 회사 돈으로 자기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곧 ‘학원 다니며 돈 받는 것’이니 배워야 할 때 왕창 배워두라고 말 입니다. 박: 한국과 영국의 영업 차이점은 어떻습니까? 김: 오늘 인터뷰하는 이곳이 제가 7년 전 초창기 영업을 하다가 쫓겨난 후 많이 고민했던 펍 입니다. 영국은 한번 거래한 회사와 특별한 불편이 없는 한 거래처를 바꾸지 않습니다. 비록 가격이 싸다고 해도 말 입니다. 세계적 4대 운송회사 이외에도 런던에만 커리어 회사가 300개가 넘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객만족 차원이 아닌 고객 감동 차원까지 서비스를 해야 했습니다. 영업을 할 때 방문 한 곳의 직원 입장에서 일하는 것이 기본 룰이라고 할 것 입니다. 즉, 당신이 나와 거래를 할 때 어떤 이익이 당신에게 돌아가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고객만족이라면 고객감동은 그 보다 한 차원 깊다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DHL이 3일 안으로 배달하면 되지만 담당자는 3일 째 되는 날 오후 미팅에서 쌤플을 들고 가야 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때도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미팅이 있는 날 오전에 배달이 되어 맘 편하게 점심을 즐길 수 있다면 당연 그 회사는 우리 고객이 되겠지요. 박: 유럽으로 많은 여행을 오는 후배들과 예비 취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나 추천 도서가 있다면? 김: 배낭여행의 초창기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여행을 많이 다녀보라는 것 입니다. 여행도 훈련되는 것으로 처음에 못 보았던 것들이 다음에 보일 수도 있고. 세계가 돌아가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봅니다. 저는 어느 곳을 방문하던지 그 곳 물가를 느껴보기 위해 헴버거지수 보다는 코카콜라 가격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벼룩시장이나 재래시장에서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슬리퍼 등을 통해 물건의 가치를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 곳인지 나름대로 고민을 해봅니다. 조건들을 충족시키며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일을 잘하고 못하는 것은 두 번째로 그 일로 인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사람이 회사가 원하는 사람입니다. 일반인들의 특징은 중도에서 그 목적이 주변상황에 의해 변명을 필요로 할 때가 많으나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표가 설정된 뒤에는 자신의 미래를 역산해 보라는 것 입니다. 지금부터 5년 후의 목표가 100억이라면 4년 후는 적어도 50억, 3년 후는 10억, 2년 후는 3억, 1년 후는 1억, 6개월 후는 5천, ..이렇게 하다 보면 1개월, 1주일, 내일의 목표, 당장 오늘 책이라도 사야겠다는 행동지침이 나오게 되죠. 목표가 구체적으로 설정되고 충분히 계산 된다면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길 것 입니다. 즉 계획의 연장선에서 역산하는 습관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현재 의지할 사람 하나도 없는 해외에 살고 있다거나 해외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어 박필립 칼럼리스트 parkphil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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