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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7.08.16 07:47
‘버버리에서 온 편지 저자 ‘오강’ 새 책 출간 인터뷰
조회 수 3032 추천 수 0 댓글 0
‘잃어버린 검정고무신’의 저자와 함께 ‘버버리에서 온 편지 저자 ‘오강’ 새 책 출간 인터뷰 오강 전북출생 전주대학교 졸업 STARPARK LIMITED(무역회사) 대표 KISSO JAPANESS RESTAURANT 대표 www. Starpark.net 처음 영국에 도착해서 민박집 책꽂이에 올려있던 ‘버버리에서 온 편지’를 읽으며 언젠가는 영국에 살고 있다는 이 著者를 만나야지 했다가 파운틴 펍에서 처음 수인사를 나누고 지금까지 6년이 되어간다. 영국 땅에서 몇 안 되는 늦은 밤 술 한 잔 할 수 있는 그 오강 선생이 새로운 책을 냈다. 이번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이 전하는 내용을 작가를 통해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인신문: 첫 번째 책 ‘버버리에서 온 편지’가 나온 후 거의 6년 만에 두 번 째 책이 나왔는데요. ‘버버리에서 온 편지’와 이번에 나온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에 실린 내용은 무엇입니까? 오강: 전체를 다 말하면 책을 살 분이 없으니까(웃음)…’버버리에서 온 편지’는 맨 주먹으로 영국에서 어떻게 정착했는지를 쓴 책이고요. 이번에 나온 책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은 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느낀 점을 쓴 것 입니다. 우리 때도 그랬지만 요즘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세대차이 간격이 훨씬 커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어린 시절 얘기를 해 주는 것이 교육에 큰 도움이 될 듯해서 틈틈이 메모해두었다가 이렇게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한인신문: ‘버버리에서 온 편지’는 이민을 꿈꾸고 있는 많은 젊은 부부들의 필독서라고 들었습니다. 저 또한 이곳 영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곤 합니다만… 오강: 정체성이란 삶의 궤적이랄 수 있습니다. 책에도 써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 밑에서 아버지가 어떻게 자랐는지 제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부모의 정체성을 이해해야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 될 것 입니다. 한인신문: 그러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텐데요. 오강: 과거를 누군가에게 거짓없이 전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과거가 그리 자랑스러울 게 없을수록 말입니다. 서정주 시인도 ‘내 아비는 종이었다.’고 시로 썼듯이 제 아버지 또한 머슴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대기업 회장이라면 우리아이들도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남들 앞에 내세울 것 없는 머슴이나 종이었다 하더라도 일생을 거짓없이 성실하게 살았다면 그것이 훨씬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이번 책의 추천사를 써준 김영환 전과학기술부 장관 또한 중국집 주방장 아들 출신임을 떳떳하게 밝히고 있잖아요. 그것이 용기고 정체성 입니다. 제 아이들 또한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습니다. 한인신문: 김 전 장관은 오강님의 ‘버버리에서 온 편지’를 이민 문학에서 영원히 남는 기록이라고 했는데 이번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은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의 대화라고나 할까요? 오강: 바쁘다는 핑계만으로 아이들과의 대화가 단절된다면 아무리 훌륭한 교육도 효과가 없다고 봅니다. 유학을 하고 박사를 딴다고 해도 부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식으로 키웠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신문: 책 내용 중에 영국에서 택시 기사 자격증 따기 라는 부분이 있던데요. 그 상세함에 놀랐습니다. 오강: 글이란 말과 달리 한번 인쇄되어 나오면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제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제 책이 영국 혹은 해외에 사는 누군가에게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었으면 하는 부분 이었습니다. 영국에서 택시기사는 경제적으로 중산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제 책의 도움으로 택시자격증을 따게 된다면 그 분을 꼭 인터뷰하기 바랍니다. (웃음) 한인신문: 자녀들 교육에서 특히 한글 교육을 강조했는데요. 오강: 해외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현지어를 구사하게 됩니다. 책에도 그런 대목을 썼습니다. 프랑스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영어, 독어, 이태리어, 그리고 스페인어 포함 5개 국어를 자유스럽게 구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직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실업자였지요. 제가 의아해서 물어보니까 유럽어는 비슷비슷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5개국어는 어렵지 않게 배운다는 군요. 그러다 보니 희소성이 없어요. 만약 이들이 한국어나 일본어, 혹은 중국어에 능통했다면 자신의 경쟁력은 엄청났을 것 입니다. 이곳에서 교육받고 있는 한국 아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어의 고급 어휘 가운데 80% 이상이 한자어 입니다. 법률 용어는 조사만 빼고 전부가 한자어라고 보면 됩니다. 외국에서 힘들게 공부한 것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한글 특히 한자어 교육은 필수조건 입니다. 해외에서 자식교육의 성패는 모국어 교육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년이 높아갈수록 한글이나 한자교육이 힘들어지니 어릴수록 빨리 그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책에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저나 제 아내는 아이들 한글을 목숨 걸고 가르쳤다고. 한인신문: 런던에서의 사업은 어떻습니까? 오강: 책 말미에도 그 부분을 자세하게 썼습니다. 레스토랑을 오픈 하기 위해 4년 동안 런던 시내를 구석구석 찾지 않은 곳이 없다 할 정도로 헤맸습니다. 이제 1년이 되어가는데 그 동안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인신문: 그렇게 바쁜 가운데도 책을 냈다니 그 하나만으로도 독자들이 충분히 감동하리라 봅니다. 인버뷰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강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기: 책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책을 낸 사람만이 알 것이다. 445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꼼꼼히 적어 내려간 작가의 모습에서 삶을 향한 구도자의 자세가 느껴진다. 런던 바로 우리 이웃에 이런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조금 허술하고 못난 부분이 있더라도 넉넉한 가슴으로 감쌀 일이다. 시기와 질투가 주특기인 한인사회에서 누군가 삶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두려운 것이다. 그만큼 삶의 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이번 책을 자비로 출판했다니 아이들에게 삶의 참고서인 셈 치고 한 권 선물 해봄직하다. 한인들이 모여 출판 기념회를 가져보는 것은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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