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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전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이다. 해마다 영국을 찾는 관광객들은 웨스트엔드의 저 유명한 영국의 뮤지컬 작품들을 한두 편쯤은 꼭 감상하며, 거리에서 연주나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를 주름잡고, 미국 음악계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국인들은 그 모든 것들이 영국에서 탄생해 미국으로 전파된 만큼, 자신들이 문화예술, 특히 대중 문화예술의 종주국이라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한 문화 강대국인 영국의 최대 한인 거주지역인 뉴몰든에서 지난 해 제 1회 New Malden Arts Festival이라는 문화예술 행사가 개최되었다. 문화예술을 접하기 위해서는 런던 센트럴이나 특정 공연장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우리들에게 바로 우리들이 거주하고 있는 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펼쳐진 문화예술 행사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그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Theatre 4 All이라는 공연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가 다름아닌 젊은(?) 한국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한인들만을 위한, 한인들만에 의한 문화예술의 차원을 넘어서, 누구나를 위한, 누구나에 의한 문화예술, 바로 모든 이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로서의 문화예술을 꿈꾸는 Theatre 4 All의 신보나 대표를 만나보았다.

한인신문: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신보나 씨의 프로필을 부탁 드려도 될까요?

신보나: 네, 저는 원래 한국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연극 무대에서 배우로 활동하다가 영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영국에 와서도 연극을 공부하다가 예술경영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뉴몰든에 위치한 Green Theatre Company of Barton Green Theatre에 소속된 Theatre 4 All이라는 공연단체에서 현재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인신문: 현재 Theatre 4 All의 활동을 보면 단순 주거지역인 뉴몰든을 그 거점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신보나: 일단 Theatre 4 All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저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 단체가 아닙니다. 따라서, 저희가 가령 웨스트엔드의 대형 공연과 같은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의 전형적인 상업예술을 추구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문화예술, 무언가 특별한 장소와 특별한 대가가 필요한 그런 좁은 의미에서의 문화예술이 아니라,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가깝고도 편하게,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을 추구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희 단체가 위치하고 있는 뉴몰든은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저희들의 무한한 공연장이 되는 것이지요.

한인신문: 우리가 보통 문화예술을 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문 공연장을 찾거나, 특별히 마음을 먹고 특정 행위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문화예술 전문 지역이 아닌 뉴몰든에서 그러한 시도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신보나: 저희가 추구하는 문화예술은 멀리 있는, 어려운 그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우리들의 지역사회에서,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편안하고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쉽고 즐겁게 공유할 수 있는 그것입니다. 가령, 뉴몰든 하이스트릿에 있는 한 한인업체의 공간을 활용하여 미술 작품들을 전시한다던가, 지난 번 요양원에서 개최된 작은 음악회 같은 경우가 그 예가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이러한 자리를 통해 자신의 문화예술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예술가, 공연가들에게도 더 없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한인신문: 아무래도 뉴몰든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내 최대 한인 거주지역인데, 그 사실이 Theatre 4 All의 활동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끼요?

신보나: 사실, 그 동안 뉴몰든 지역이 한인들의 거주지역으로 지역 현지인들에게도 충분히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특히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하여 한인들의 참여나 활약이 거의 전무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와 같은 한인들이 영국의 공공기관과 다름없는 공연단체를, 또 마침 뉴몰든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한인들만 향유할 수 있는, 혹은 한인들에 의해서만 제공되는 우리들만의 잔치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사회의 모든 일원들이 함께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성과 화합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추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곳 현지인들을 비롯, 다양한 인종, 국가,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지요.

한인신문: 사실 이제껏 재영한인들에 의해 개최된 행사들이 대부분 현지인들의 참여보다는 한인들만을 위한 자리였는데, 그러한 방향을 지양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신보나: 물론 저희가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향으로만 치우쳐질 경우, 결국 우리가 함께 지내고 있는 이곳 현지인들과, 다양한 다른 문화권의 지역사회 일원들과 함께 공유하지 못하고, 그래서 한인들만 남고 다른 이들이 배제되어 간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우리의 것을 소개함과 동시에 그들의 것들에도 마음을 열고,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것들을 존중하고, 함께 참여하며, 공감하고,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문화예술의 참 의미가 살아나는 것이지요.

한인신문: 그렇다면 신보나씨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연은 어떤 것인가요?

신보나: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연은 바로 ‘행복한’ 공연 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한 공연은 단지 웃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내용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편의 공연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래서 그 감동과 여운이 남아 한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지침에도 반영될 수 있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꾼 한 권의 책과 같은, 그런 공연이 좋은 공연이라 생각합니다.

한인신문: Theatre 4 All의 활동과 관련해서 재영한인들에게 부탁 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신보나: 일단 가깝게는 오는 6월에 개최될 예정인 제 2회 New Malden Arts Festival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Our beautiful tow’이라는 주제로 사진 전시회도 개최되는데, 뉴몰든 하이스트릿에 위치한 한인 업체들이 전시 공간 협조를 비롯한 도움을 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 다양한 공연이나 프로그램에도 자녀분들과 함께 참여하시고, 관람하시면서 자녀분들과 쉽고, 편안한 문화예술 체험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인신문: 그런 문화예술 행사에 협조하고, 참여하는 것은 결국 업체 입장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 한인신문도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보나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신보나: 지금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 미약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에딘버러 페스티발과 같은 국제적인 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해보고 싶습니다. 저희 Barton Green Theatre를 기점으로 뉴몰든을 문화예술 지역으로 가꾸어 나간다면, 그것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물심양면 응원과 관심이, 참여와 호응이 필요합니다.

한인신문: 오늘 너무나 좋은 얘기 나누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Theatre 4 All 에서 마련하는 좋은 공연이나 행사 소식이 있을 때마다 저희들에게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보나: 감사합니다. 저희 Theatre 4 All을 통해 재영한인들과 또 뉴몰든 지역에서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보다 행복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Theatre 4 All 웹사이트: www.theatre4all.com

한인신문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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