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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09.04.21 15:48
시와 그림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는 쾨펠연숙 작가
조회 수 3006 추천 수 0 댓글 0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165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베를린 미술가협회의 자문위원이면서 미협 회원으로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 쾨펠연숙 (작가명 Sooki). 그녀는 유럽의 구상 작가들로 구성된 회원 220명의 유럽구상협회 회장단 6명중 유일한 한국인 작가이다. 지난 해 국제문화예술협회 (총재 강영훈) 에서 수여하는 제 10회 국제문화예술협회 서양화부문 본상을 받았고, 동시에 월간 문학바탕과 한국신문예협회에서 수여하는 시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베를린에서 갤러리를 경영하며 작가로 활동을 하는 전업화가이며 또 시인으로서 예술가의 길을 걷고있는 쾨펠연숙 작가를 그의 화랑에서 만나보았다. 유로저널: 안녕하세요? 지난 해 국제문화예술협회 서양화부문에서 수상하셨는데 축하드립니다. 이 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까요? 쾨펠 연숙: 국제문화예술협회는 새롭게 시작되는 천년의 해를 기하여 2000년부터 국민정서 함양과 문화예술발전, 국제문화교류와 친선도모, 건전하고 진취적인 국가관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킨 예술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지난 해 제가 서양화 부문에서 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 그림들은 주로 통독 이후 변모하는 베를린모습, 또는 사라져가는 이곳의 역사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동독의 외무부성 건물이 철거되는 공사장의 모습을 한국적인 화법으로 표현했습니다. 심사위원 중의 한 교수님은 제 작품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구도는 물론, 특이한 화법으로 표현된 것으로서 작가의 작품세계가 독특하고 매우 한국적이라고 평을 하셨어요. 유로저널 :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셨는지요? 쾨펠 연숙 : 초등학교 4학년 때 사생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부터 저는 항상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훌륭한 화가가 되리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이후 학생 시절엔 미술부문에서 최우수상부터 특상까지 많은 상을 탔지요. 지금도 캔버스 앞에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몰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유로저널 : 독일에 언제 어떤 동기로 나오셨습니까? 쾨펠 연숙: 고등학교 동창이 미국으로 유학간다는 것을 굳이 독일로 가도록 설득시켰는데 이 친구가 등록해 놓은 독문화학원을 함께 다니면서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에 결국은 반하게 되었어요. 한국에서 개인화실을 운영하며 학생들도 지도했는데 1984년 독일의 미술세계와 예술의 경향을 알고 싶어서 독일로의 짧은 여행을 다니러 왔던 것이 그만 평생의 예술여행을 고향 아닌 타향에서 하게 됐어요. 이젠 이곳에서 문학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또 학생들도 가르치며 한국을 홍보하는 시민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독일로 오기로 결정한 것이 아주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 독일 어디에서 미술공부를 하셨는지요? 주로 어떤 그림을 그리십니까? 쾨펠 연숙: 제가 올 당시는 구상을 더 연구하고 싶어했는데 그 당시 독일에서는 50 년도 이후 구상보다는 비구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프랑스의 화풍이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잘 맞으니까 파리로 가서 공부하라고 권유하였지요. 이미 함부르크 입학허가서를 받고 독일에 나왔었기 때문에, 또 프랑스어보다 독일어에 매료된 저는 일단 베를린에서 다른 과목을 전공하면서 병용해서 베를린의 HdK (Hochschule der Kunst) 에서 Kuenstlerweiterbildung 을 다녔어요. 그러면서도 회화과 D. Lemcke 교수와 P. Mueller교수에게 사사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15년이 넘도록 구상 작업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유럽의 구상 속에서 한국의 얼이 담긴 회화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 지금은 어떤 그림을 작업하고 계십니까? 쾨펠 연숙: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작업 중의 하나는 „최후의 심판 “ 이라는 테마입니다. 2010년에 전시할 계획인데 워낙 진중한 작업이라서 시간을 갖고 제작할 계획입니다. 네 명의 독일 작가동료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데 주기적으로 모임도 갖고 개개인의 설계를 펼치는 진지한 대화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며, 작가마다 자기가 본 각도에서 최후의 심판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미켈란젤로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의 하나는 식스틴의 카펠레에 그려진 벽화 „최후의 심판“ 인데 이 그림을 모델로 제각기 자기가 본 현대식의 최후의 심판을 제작하는 작업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독일 여류작가 12명과 함께 2010년 10월에 Bonn 에 위치한 Frauenmuseum 에서 „Beruf Kuenstlerin“ 이란 테마로 전시가 있는데 이것 역시 여류작가로서 유명했던 타마라 렘피츠카, 한나 훼히, 앙겔리카 카우프만, 잔 맘멘 등의 작업을 인용해서 그림을 제작하는데 결국 이런 작업도 최후의 만찬과 연관될 수 있게 생각의 설계를 해서 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림세계를 펼치는 것 입니다. 세 번째의 작업은 올해 아시아 태평양 주간에 베를린에서 여류작가들의 전시가 „ Im Kleinen das Große“ ( 작은 것 안의 거대함) 이란 테마로 10월 1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립니다. 유로저널 : 시인으로도 등단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쾨펠 연숙: 지난 해 연말에 한국의 월간 문학잡지인 <문학바탕> 에 여섯 편의 시작품을 보냈는데 신인상을 받게 되어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문학의 길을 가는데 큰 용기를 얻게 된 해이기도 하지요. 또 월간 신문예지에 시부문에서 신인상을 받게 된 몇 편의 시들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 10월에 첫 번째 시집 „Heimat in der Ferne“ (타향 속의 고향) 이 출판되고 따라서 11월에는 아시아 태평양주간부터 전시중인 갤러리 Futura 에서 시 낭송의 밤을 계획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로저널 : 언제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셨습니까? 쾨펠 연숙: 한국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꾸준히 시를 써왔어요. 늘 일기장 속에 꼭꼭 숨겨 놓았기 때문에 발표의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2000년 덴마크의 섬인 본 홀름에 갔을 때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01 년에 여류화가들의 그림전시가 있었을 때 제가 한글로 쓴 시 20편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갤러리에서 낭송한 적이 있었지요. 유로저널 : 어떻게 독일인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는지요? 쾨펠 연숙: 몇 년 전까지만도 해마다 베를린에서는 작가로서 활동하는 화가들이 작품을 선보일수 있었던 아주 규모가 큰 „ 베를린 미술 대전“ (Freie Berliner Kunstausstellung) 이 있었습니다. 그 전시 준비의 운영위원이었던 남편이 우연히 제 그림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해줄 때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제 그림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구도 설정 등의 보충설명을 하게 됐지요. 이런 기회로 우리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당시 남편은 베를린 공과대학 (TU Berlin) 건축학과의 회화과 교수였어요. 그는 이해심도 많고 유머감각이 많아 예술인으로서 서로의 대화도 잘 통하지만 서로 작업을 하면서 직면하는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상의할 수가 있어서 더욱 위로가 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료로서 우리는 항상 작품에 대한 토론 속에서 삽니다. 한국을 잘 이해하고 아주 좋아하지요. 한국음식도 건강식품이라고 하며 김밥, 김치, 청국장까지 잘 먹습니다. 유로저널 : 유럽구상협회 회장단 멤버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쾨펠 연숙: 2008년부터 유럽 구상협회의 회장단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체 회원들이 약 220 명 되는데 현재 회장단의 멤버는 6명입니다. 유일하게 한국인으로 제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 외에 베를린 미술가 협회가 있는데 이 협회는 베를린에서 살며 작업하는 작가들만 회원이 될 수 있는 협회입니다. 제가 베를린 미술가 협회의 회장단 임기를 마친 후 현재는 자문 및 고문위원이기도 합니다. 베를린 미술가 협회는 165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리버만, 아돌프 멘잴 등의 유명한 화백들이 회원이기도 했지요. 유로저널 : 주중에는 어떠한 일을 하고 계십니까? 쾨펠 연숙: 매일 하루에 적어도 4- 5 시간은 이젤 앞에서 캔버스와 씨름을 합니다. 물론 모든 작업들이 베를린의 변모하는 장면에서부터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로 작품 주제나 소재를 항상 현장에서 스케치한 것을 토대로 화실에서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또 직업이 화가이니만큼 어디를 가나 항상 제 시선은 그림의 소재를 찾고 있지요. 그러면서 시와 상관된 소재로서 시상이 떠오르면 바로 메모를 하는 습관 속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또 매주 수, 목요일 이틀간은 독일 성인들을 대상으로 묵화와 수채화를 지도하고 있어요. 한 그룹당 6명으로 모두 의사들인데 그림을 취미로 배우는 분들이지요. 그리고 현재는 수채화 기초법을 발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2007년에 베를린에서 5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설립된 북해의 섬 „예술인의 전당“ 에서 교수진의 한 사람으로서 매년 여름에 6주 동안 수채화와 묵화를 가르치고 있어요. 매년 약 7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이 예술의 전당을 찾아와 서양화, 수채화, 묵화 등을 배우고 있어서 이 학생들을 위한 교재를 독일어와 한국어 공용으로 발간하려고 합니다. 유로저널 : 앞으로 어떤 꿈과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쾨펠 연숙: 내년 2010년 7월부터 9월까지 „예술인의 전당“ 에서 가질 대규모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묵화를 대작으로 그려보려고 합니다. 제 꿈이라고 한다면 베를린에 케테 콜비츠 박물관같은 3층으로 된 박물관 형태의 미술박물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1 층에는 우리 두 사람의 작업들을 전시하고 2 층에는 순회전 내지는 계획전, 또는 국제적인 교류전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3 층에는 문화인들의 만남의 장소로서 시 낭송을 위주로 문학의 밤, 미술 강연, 워크샵 등의 국제적인 행사의 중심지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굵직굵직한 전시회와 아.태주간의 시낭독회를 앞두고 예술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정열로 화폭에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쾨펠연숙 작가. 남편인 Prof. Matthias Koeppel 작가와 함께 그린 세로 2m x 가로 3m 크기의 „브란덴부르크의 산상수훈“ 그림은 브란덴부르크 성당의 미술관에 걸릴 예정으로 현재 공사중인 건물이 완성될 때까지 임시적으로 베를린 쉬판다우의 치타델라 고딕건물에 전시중에 있다. 오늘도 독일인들에게 수채화와 묵화를 가르치고 또 시를 쓰는 그녀의 붓끝으로부터 독일과 유럽의 화단과 문단에 한국의 얼이 스며들어가 한국예술의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유로저널 독일 지사) 유한나 기자 hanna2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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