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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영국 아시아 음악 협회(Asian Music Circuit)에 대해 생소한 분들을 위해 아시아 음악 협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비람(Viram Jasani, 이하 비람): 아시아 음악 협회는 아시아의 전통 음악을 공연 및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1991년도에 설립되었습니다. 아시아 음악 협회는 영국 아트 카운슬(Arts Council of Great Britain)의 기금으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registered charity), 그 동안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 음악과 음악가들을 영국에 소개하고,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음악 교육을 제공해 왔습니다. 아시아 음악 협회의 설립 취지는 소멸 위기에 처한 아시아의 전통 음악을 보존하고, 이를 보다 널리 알리는 데 있습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의 주된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비람: 우선적으로 영국에서 아시아 음악을 주제로 다양한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음악인이 아시아계가 아닌, 아시아 각국의 전통 음악, 전통 악기를 주제로 열리는 콘서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시아 음악 콘서트를 보다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아시아 음악, 아시아 악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직접 이를 배우고 경럼할 수 있도록 하는 여름 학기 특강, 겨울 학기 특강 교육 프로그램이 매년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영국 내 다양한 학교 및 교육 관청들과 연계하여 어린이, 청소년들이 아시아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실로 아시아 음악 협회 멀티미디어 교육센터도 문을 열었으며, 지난 해 2008년 여름에는 찰스 왕세자가 직접 멀티미디어 교육센터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의 다양한 활동들을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아시아 음악가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비람: 아시아 전통 음악과 악기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준 높은 아시아 음악인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시아 음악 협회는 그 동안 영국에 체류 중인 아시아 음악가들은 물론 필요에 따라 해외에서 아시아 음악가들을 초청해 왔습니다. 아시아 음악가들은 아시아 음악 협회와 협력하여 다양한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음악과 악기를 소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아쉽게도 한국의 전통 음악가들과 함께 활동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씨가 저희와 함께 활동하게 되어 공연, 세미나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희는 보다 많은 한국의 전통 음악가들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유로저널: 이번에 특히 한국의 가야금이 소개되면서 이를 통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었는데요.

비람: 네, 사실 그 동안 인도, 중국, 일본의 전통음악과 악기들은 많이 소개가 되어왔으나 한국은 아쉽게도 거의 소개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한국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씨가 참여하면서 지난 7월 31일에 킹스톤에 위치한 킹스톤 대학(Kingston University)에서 개최된 2009년 '아시아 음악 세미나(Sounds of Asia Summer School)'에서 가야금이 선보였습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하는 '아시아 음악 세미나’는 특별히 올해 ‘동아시아 현악기의 발전과 상관관계(Open discussion on developments and links between plucked instruments in East Asia)’라는 주제로 중국 전통 현악기 고금(Guqin)과 쟁(Guzheng), 일본의 전통 현악기 고토(Koto), 그리고 한국 가야금이 함께 소개되어, 그 기원과 서로 간 상관 관계에 대한 세미나로 마련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10월 7일에는 런던 서쪽 Acton 지역에 위치한 Asian Music Centre에서 정지은 씨의 가야금 단독 리사이틀이 개최되며, 역시 이어서 10월 14일에는 일본 전통음악학 Ayako Hotta-Lister 박사가 일본의 전통 현악기 고토(Koto)를 소개하는 리사이틀, 10월 25일에는 Sun Zhuo가 중국의 전통 현악기 쟁(Guzhen)을 소개하는 리사이틀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개최됩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는 그 대상으로 영국 현지에서 성장하는 아시아계 어린이, 청소년들에 특별히 유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비람: 저희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아시아 전통 음악을 소중히 여기고 보존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 내 아시아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아시아 전통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뿌리와도 같은 아시아의 전통 음악을 경험하도록 하여 서구화, 글로벌화 되어가는 현 시대에서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잊지 않도록 할 것이며, 오히려 이를 통해 경쟁력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를 통해 이전에도 한국 음악가들이 참여한 행사가 있었는지요? 또, 이러한 행사들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하는지요?

비람: 삼성이 영국에 공장을 설립했던 1990년대 후반에 한국의 음악가들과 함께 두 번의 환상적인 행사를 함께 진행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뒤로도 한국의 전통 음악을 꾸준히 소개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한 동안 그렇게 못했습니다. 사실, 아시아 음악 협회는 비영리 단체이며 따라서 제한된 기금으로 운영됩니다. 더 솔직히 말슴드리면 어떤 아시아 국가의 전통음악을 소개하려 할 때, 여기에 참여하는 관객이나 참가자들의 규모는 적은데 그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에는 아쉽게도 재정 관계로 해당 국가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즉, 해당 아시아 국가의 커뮤니티 및 거기에 관심이 있는 관객, 참가자들이 많을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음악을 소개하는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지원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오늘 제 인터뷰를 읽으시는 한국인들에게 저희 아시아 음악 협회가 마련하는 한국 전통음악 프로그램에 더욱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아시아 음악 협회와 저희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되어서 저희가 한국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때 더욱 많은 관객들과 참가자들이 생겨나면 저희 역시 그로 인해 한국 전통음악을 보다 많이 소개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들에는 주로 누가 참석하는지요?

비람: 아시아 전통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이들이 저희가 주관하는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해당 아시아 국가 출신의 참가자들보다 오히려 영국인들이나 서양인들이 아시아의 전통음악과 전통음악가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작 그렇게 소중하고 우수한 전통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인들은 여기에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국 내 아시아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욱 절실합니다.
유로저널: 현대에 들어서는 사실 아시아의 전통음악이 점차 세계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비람: 안타깝게도 우리 아시아는 세계화의 물결에 합류하면서 서구세계와의 융합을 위해 아시아의 우수한 전통과 가치를 희석시켰습니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아시아의 전통음악을 파괴하는데 일조한 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아시아인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서양인들은 오히려 아시아의 전통음악, 전통문화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세계화에 합류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음악을 버림으로써가 아닌, 오히려 그것을 보존하고 알림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비람: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저희가 비영리 자선단체로 운영되다 보니 늘 재정적인 한계에 부딪히곤 합니다. 보다 풍성하고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은 한편 그에 소요되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때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어떻게 하면 다양한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저희 프로그램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서양인들이 아시아 전통음악에 관심을 보인다 해도, 결국 아시아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없이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들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저희들의 프로그램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저희들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다행히 오늘 인터뷰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는 좋은 홍보가 될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반면에 아시아 음악 협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비람: 당연히 저희가 마련한 아시아 음악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즐거워할 때, 그리고 아시아계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그들의 전통음악을 접하고 그것을 배워가는 것을 목격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결국 저희를 통해 사라져가고 위축되어 가는 아시아 전통음악이 생명력을 발휘하고, 보다 널리 퍼질 때가 저희들의 최고의 순간입니다.

유로저널: 아시아 음악 협회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이나 방향이 있다면?

비람: 지난 8월 저희 아시아 음악 협회가 영국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인 BBC PROMS FEST에 참여했습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주관하는 만큼 영국 전체적으로 인식되는 행사였습니다. 저희들은 이러한 행사에 더욱 활발하게 관여하여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 전통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류와 환경, 음악의 발전을 주제로 하는 활동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 시대 대중들에게 보다 폭넓은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멀티미디어, 디지털을 통한 활동을 보다 강화할 계획입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재유럽 한인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비람: 한국은 놀라운 문화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이 같은 우수한 문화 유산은 잊혀져서는 안됩니다. 그것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합니다. 저희 아시아 음악 협회도 이 일에 동참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희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해 주시고 저희 무료 메일링 리스트에도 가입해 주셔서 저희들이 마련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한국인 여러분들께 저희 아시아 음악 협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시아 음악 협회(Asian Music Circuit) 웹사이트: www.amc.org.uk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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