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런던 협의체 및 세계 협의체 오현용 총회장과 함께
유로저널: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식 세계화 해외 협의체에 대한 간략한 소개부터 시작해 볼까요?
오현용: 한식 세계화 협의체는 지난 2008년 농수산식품부가 한식 세계화를 선포하면서 만들어진 단체로, 해외 협의체는 해외 한식당들을 주축으로 창립되었습니다. 한식 세계화 해외 협의체를 통해 전 세계 한식당들 간 네트워킹 및 정보교환을 하고, 특히 전략적으로 한식을 홍보하여 말 그대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지난 11월 한식 세계화 협의체 워크샵이 서울에서 열려서 다녀왔는데, 현재 한국의 식품산업은 자동차, IT 산업보다도 큰 성장산업으로,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산업으로 자리잡은 만큼, 한식의 세계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이번에 한식 세계화 해외 협의체 총회장으로 당선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오현용: 네, 지난 2년 동안 미국 뉴욕에서 한식당을 운영하시는 분께서 협의체 총회장으로 섬겨주셨고, 이번에 선거를 통해 제가 총회장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거주하는 한인의 수 및 한식당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한식 세계화 해외 협의체 총회장이 당선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큰 중책이라고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 해서 섬기려 합니다.
유로저널: 영국 최대 한인타운 뉴몰든(New Malden)의 대표적인 한식당인 국일관을 운영하셔서 영국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계신 분이시지만, 그래도 오현용 총회장님을 아직 잘 모르실 수 있는 독자분들을 위해서 간단한 개인 소개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영국에 오셨는지, 또 국일관은 언제 개업하셨는지요?
오현용: 저는 원래 한국에서 수산업계에 종사하다가 한식당 경영 및 자녀 교육 차원에서 2000년도부터 영국을 오고 가면서 준비를 했고, 2002년도에 뉴몰든역 바로 옆에 위치한 현 자리에 한식당인 국일관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 개업 초창기부터 다행히 외국 손님들의 호응이 좋아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고, 또 많은 한인들께서도 찾아주셔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식 세계화 해외 협의체 총회장이시면서 동시에 런던(영국) 협의체 회장이시기도 한데, 현재 영국 내에서는 몇 개 업체들이, 또 어떤 업체들이 본 협의체에 가입이 되어 있는지요?
오현용: 현재 영국 내 한식당들은 모두 가입이 되어 있는 상태로, 한식당들 외에도 한국 슈퍼마켓들도 함께 가입이 되어 있으며, 런던 시내 51개 업소, 뉴몰든 49개 업소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영국, 그리고 런던은 다양한 유럽국 출신 이민자들은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워낙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우리 한식을 제대로 홍보한다면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로저널: 그 동안 한식 세계화 런던 협의체를 통해 어떤 일들을 진행하셨는지요?
오현용: 우선적으로 런던 및 영국의 외국인들에게 한식과 한식당에 대해 알려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영국 내 한식당들의 위치와 주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맛지도’를 3만 부 제작하여 배포했으며, 영국 한식 홈페이지 www.hansikuk.com도 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지난 10월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에 걸쳐 한인회관에서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을 성황리에 개최했습니다. 약 백 여 명의 한식당 경영자, 조리사 및 홀서빙 담당자들이 교육생으로 참여했으며, 기본적인 한식 요리실습은 물론 한식 재료에 대한 이해와 관리, 해외 현지식 재료를 활용한 한식 만들기, 한식 응용, 한식 세계화를 위한 스타일링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유로저널: 특별히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된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이 상당한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현용: 이번 교육을 위해 한식 세계화 런던 협의체 임원들이 강사로 참여했고, 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윤숙자 교수님도 참여하여 강의를 해주셨는데, 교육생들은 물론 강사진들까지도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이구동성 좋은 평을 해주셨습니다. 한식에 대한 정말 많은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었으며, 특히 퓨젼 시대인 만큼 한식의 놀라운 업그레이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에 대한 평이 너무 좋아서 이를 지속적으로 개최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는 만큼, 한국 정부의 지원 여부와 상관 없이 런던 협의체에서 자체적으로라도 이를 연간 두 세 차례 가량 개최해볼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한식 교육 프로그램이 다른 국가들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로저널: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오현용: 요즘에는 어떤 음식을 알리려면 단순히 음식의 맛만 보여줄 게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스토리 텔링이 필요합니다. 이 음식이 어떤 음식인지, 또 건강 차원에서 어디에 좋은지 등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유로저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할 때 한식의 장단점을 들자면?
오현용: 일단, 장점이라면 한식에 사용되는 전통 숙성 소스입니다, 가령 된장과 같은.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에는 한식이 그야말로 웰빙식품이라는 인정을 전 세계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이를 전면에 내세워서 홍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이라면 외국인들은 다소 밋밋한 맛을 좋아하는데 비해 한국인들은 자극적인 맛 좋아해서 한식이 외국인들의 입맛에는 맵고 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한식의 상차림, 식문화도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다양한 반찬 및 심지어 탕까지도 차려놓고 모두가 그것들을 공유하면서 먹는 우리 식문화에 비해, 외국인들은 먹을 분량만큼만 개인 접시에 담아서 먹는 식문화입니다. 한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기본 반찬이 무료로 풍성하게 제공되길 바랍니다만, 그렇게 반찬을 무료로 제공하려면 그 만큼의 가격 부담이 발생하니, 이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반면, 외국인 손님들은 그런 식의 기본 상차림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요즘 외국인들을 주고객으로 상대하는 퓨전식 업소들은 한국식의 기본 반찬을 내놓지 않고 있고요.
유로저널: 요즘 영국의 한식당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
오현용: 일단, 음식 가격이 너무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영국의 한식당들이 전 유럽의 다른 한식당들에 비해 가장 값이 저렴합니다. 그 이유는 결국 특정 지역에 한식당들이 몰려있다 보니, 경쟁 차원에서 그렇게 된 것인데, 내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이러한 가격대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대로 된 한식을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팔아야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라고 봅니다. 단지, 가격만 낮춰서 손님만 유치하는 것은 오히려 뒷걸음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최근 영국 이민규정에 따라 취업비자 요건이 강화되면서, 한국에서 한식 요리사를 조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영국 현지에서 한식 요리사를 배출해야 하는 만큼, 우리 협의체가 나서서 한식 요리학교를 개설하려 합니다.
유로저널: 앞으로 한식 세계화 런던 협의체가 계획하고 있는 것들은?
오현용: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한식 요리학교를 개설하고, 또 이번에 성공적으로 마친 ‘한식당 종사자 교육’도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각 한식당들마다 다르게 표기되고 있는 한식메뉴 영문표기를 통일하도록 할 계획이며,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템즈 페스티벌 역시 내년의 경우 런던 올림픽으로 인해 많은 세계인이 집중된 가운데 개최되는 만큼, 행사장에 한식 홍보관을 설치하여 한식 홍보에 전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유로저널: 앞으로 영국에서 한식당을 개업할 계획을 갖고 계실 분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오현용: 현재 영국 내 한식당들이 한인타운인 뉴몰든과 런던 시내에만 지나치게 밀집되어 있어서 서로 간 불필요한 가격 경쟁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처럼 서로 밀집해야 장사가 더 잘 되는 중식당들과는 반대로 한식당들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새로 개업하는 한식당은 뉴몰든과 런던 시내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분산되는 게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고 한식 세계화 차원에서도 더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 있는 신라 레스토랑은 한국인이 불모지인 곳에 오픈하여 중국인들과 현지인들의 호응으로 아주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식 세계화 런던 협의체에서는 한식당 개업을 원하시는 분들께 무료로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그러고 보니 인터뷰 내내 한식 세계화 협의체 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오현용 총회장님께서 경영하시는 국일관에 대한 얘기도 나누면 좋겠는데, 특별히 다른 한식당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국일관만의 메뉴 소개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최근에 국일관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은 홍어 삼합도 포함해서요. (웃음)
오현용: 일단, 말씀하신 것처럼 홍어삼합은 제가 수산시장에서 가져온 홍어를 직접 삭혀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곱창구이, 곱창전골도 저희 손님들이 자주 찾으시는 메뉴고요. 그리고, 기름기는 다 빼주면서, 연기와 냄새는 나지 않는 원적외선구이를 사용하는 무한리필 고기부페 역시 저희만의 메뉴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양질의 고기를 원없이 드실 수 있어서 인기가 좋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오현용: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저희 한식당들은 물론 한인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응원이 필요합니다. 주위의 외국인 지인들과 함께 한식당을 찾아주셔서 한식을 체험하도록 해주시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한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오늘 귀한 시간 내주시고 너무나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한식 세계회 협의체 및 국일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한식 세계화 런던(영국) 협의체 웹사이트: www.hansikuk.com
관련 문의: +44 (0)20 8949 2710(국일관), ohohohyoung@hanmail.net(오현용 총회장)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