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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3.07.22 08:22
국립현대무용단 독일공연 ‘호시탐탐’ 무용수 인터뷰
조회 수 7767 추천 수 0 댓글 0
<국립현대무용단 독일공연 ‘호시탐탐’ 무용수 인터뷰>
독일은 현대무용의 강국 중에 하나인데요. 이곳에서 한국의 현대무용으로 공연을 하게 되는 소감이 어떠신지요? 혹은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해외 투어를 갈 때는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인’이라는 자아 정체성을 생각하는 계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외국 무대에서 특별히 한국인 무용수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성창용 : 이런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국위선양을 한다는 마음도 있고 많이 설레인다. 저는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여 유럽은 사실 많이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 최고의 현대무용수들과 함께하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수진 : 저 역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흔치않은 기회인데 무용단을 통해, 국립이라는 이름으로 독일을 갈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저는 독일에서 오래 공부를 했는데, 한국에서 활동을 하면서 다시 한 번 가고 싶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갈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옛날 추억도 떠오르고, 베를린공연에는 학창시절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소진 : 독일은 두 번째 방문하는 도시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현대무용을 시작하면서, 꿈을 가지고 찾아가, 많은 무용단과 센터들을 방문하며 설레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독일을 국립현대무용단의 일원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우리만의 정서와 몸짓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매우 기대된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이번 베를린과 바트홈부르크 공연 이전에 7월 8일 뷔츠부르크에서 ‘유로파 탄츠’라는 갈라에 참여했었는데요. 현지에서 매우 좋은 평을 들으셨어요. 느낌이 어떠셨나요?
이윤희 : 무척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 시차 때문에 몸도 붓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좋은 무대에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 저 또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성창용 : 유럽의 내로라하는 컴퍼니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한국의 현대무용 작품을 좋은 컴퍼니들과 공연하게 되어, 한국 현대무용도 세계 최고가 되었구나 같은 생각을 했다. 매우 뿌듯했다. 더불어 이제 독일 사람들이 한국에서 갈라공연을 하게 되는 그런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이수진 : 공연 당시, 관객들이 집중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굉장히 조용한 가운데 우리에게 집중하는 관객이 있다는 것이 많이 설레였다. 독일은 관객들이 본인이 좋은 만큼 박수를 쳐주는데 저희가 3번이나 박수를 받았다. 관객들이 보내준 박수 때문에 더 무대에 설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시차적응이 덜 된 상태였던 것이 아쉬웠다. 이소진 : 다른 무용수들은 참여 무용수들을 보며 많이 긴장했던 것 같았는데, 나는 외국 무용수들의 기량을 보며 그들의 고생과 고생의 과정을 보았다. 저렇게 몸을 키우고, 저렇게 춤을 추기까지의 그 과정과 노력을 보았다. 그리고 다른 참여무용단과 달리, 우리만이 동양인이었는데,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만의 것을 보여준 것 같았다. 그리고 참석자 중에는 발레 전공자가 많아, 정해진 테크닉을 보여주는 분위기였는데, 우리 국립현대무용단은 이와는 다른 표현과 몸짓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호시탐탐의 한국초연(2012)당시와 독일공연에서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본인의 개인적 느낌도 좋고, 작품적인 내용도 좋습니다.)
이수진 : 아무래도 초연 때는 작품 속 동작에 적응을 많이 했어야 했다. 이번에는 더 작품에 집중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순서뿐만 아니라, 이제는 작품 안에 들어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성창용 : 초연 때는 연습을 6개월 가량했었고 공연을 3회 올렸다. 당시에는 그래서 아쉬웠다. 작품에 빠져들 때 쯤 공연이 끝난 것 같았고 이 느낌을 다시 찾기 위해서라도 이 작품을 꼭 다시 하고 싶었다. 역시나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다. 당시에는 제 것 하기에 바빴다. 지금은 옆에 있는 무용수들도 그렇고 더 여유롭게 보게 되었다. 춤, 동작뿐만 아니라 무용수들과 호흡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독일 호시탐탐 공연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는지?
이수진 : 저희가 프로젝트 단체이다 보니, 작년에 함께 했던 무용수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서 좋다. 이 공연 자체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성창용 : 현재 독일에 있는 무용수 중에 ‘호시탐탐’ 초연에 참여했던 신왕호 라는 무용수가 있다. 뷔츠부르크 공연에서 만났었는데 자신이 출연했던 공연을 객석에서 보니 뭉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를린 공연 역시 보러 올 것 같은데 이번에는 맥주를 사줘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있어 ‘호시탐탐’이란?
이윤희 :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감정의 표현이 가장 극대화되어 나타났던 작품이어서 무용수로써 공연을 하면서 인생에서 꼽을 수 있는 공연이다. 성창용 :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나와서의 단체에 속한 첫 작품이다. 일종의 한국에서의 데뷔작이다. 좋은 무용수들과 교류하게 된 것도 좋았던 점이다. 이수진 : 단장님 작품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색채와 정서가 있는 작품이다. 호시탐탐이란, 한국인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인 것 같다. 임진호 : 많이들 모르지만 포스터에 내가 들어가 있어서, ‘이 포스터는 나야!’라고 알리고 싶다(웃음) 솔직히 작품보다는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독일에 계신 관객 분들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이윤희 : 한 마리의 새처럼, 보이는 그대로 즐기고 감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호시탐탐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표현하잖아요.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인간의 사악함과 고결함이 대조적으로 드러나는 작품 같은데, 작품을 하면서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수진 : 라쇼몽에서의 캐릭터와 호랑이 콧등에서의 캐릭터가 다르다. 몸 쓰는 것부터가 다른 것 같다. 훔치고 까마귀 등 몸도 움츠러들고, (라쇼몽에서는) 이런 부분에 집중을 하는 반면, 호랑이 콧등은 더 라인을 뽑아낸다는 생각으로 단장님 말씀처럼 볼륨감 있게 표현하려고 한다. 성창용 : 라쇼몽에서는 음흉하게, 제 자신을 어둡게 만들려고 한다. 호랑이 콧등은 ‘지리산’을 생각하게 한다. 지리산에 폭포가 내리고 바위 틈사이로 연꽃이 피어있고 선녀가 내려와 춤추는데 남자 3명이 그 사이로 등장한다. 정말 동양화와 같은 느낌을 가지려고 한다. 한국적인 움직임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윤희 : 라쇼몽에서는 도둑질하고, 움츠러들고, 소심한 표현이지만 좀 더 응큼하고 비밀스럽게 표현하려 노력하였고, 호랑이콧등에서는 연꽃처럼 아름답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피날레 장면에서는 꽃이 개화하는 것처럼 손으로 꽃 몽우리가 탁 터치는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공연 동안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이 그때 확 피어나는 그런 느낌이다.
이번 독일 투어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국립현대무용단 단원으로써의 포부, 무용인으로써의 꿈, 아니면 독일에서 해보고 싶은 것, 가장 먹고 싶은 독일 음식, 모두 좋아요^^)
이윤희 : 국립현대무용단을 통해 독일이라는 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맥주도 기대가 되고, 무엇보다 유럽 쪽으로 국립현대무용단을 널리 알리고 좋은 평과 기대감을 주고 싶다. 성창용 : 베를린공연이 기대된다. 처음 가보는 도시이기도 하고 영화 ‘베를린’을 보고 가보고 싶었다. 이수진 : 한국에서 연습 한 만큼 잘 하고 왔으면 좋겠다. 너무 떨지도 않고 실수하지 않고.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공연하고 싶다. 더불어서 오랜만에 만나는 학창시절 친구들을 무대에서 만나게 되어서 어떤 감상평을 들려줄지 기대된다.
유로저널 베를린 안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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