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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8.08.27 02:01
소리를 만지는 사람들 - 음향 엔지니어 심미윤 님과 함께
조회 수 3271 추천 수 0 댓글 0
Profile: 동아 방송 대학 음향 제작과 졸업 톤 엔터테인먼트 POPES 레코딩 스튜디오 WAVE Entertainment SAE Institute London: Audio Engineering SAE Institute London, Middlesex University: BA(Hons) Recording Atrs Degree Bonafide Recording Studio 참여 작품: 드라마, 필름, CF 음악 & 사운드 윤도현, 박효신, 제이, Ann 연극 ‘19 그리고 80’ (박정자, 이종혁 출연) ‘Hold Me’ directed by Rodney William (2008 London film festival) Live recording- band ‘Lucifer’ (Purple Turtle, London) Recording: Swefty, Mirage Vibe, KC, The Frake, The Marvis 외 다수 유로저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향 엔지니어(Sound Engineer)의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 부탁드립니다. 먼저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 볼까요? 심미윤: 저는 한국에서 동아 방송 대학 음향 제작과를 전공했고 톤 엔터테인먼트, 파피스 레코딩 스튜디오, 웨이브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런던의 SAE 에서 Recording Arts (BA Hons- Middlesex University) degree 를 수료 했고, 현재는 BonaFide Recording Studio 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부터 대학에서 음향을 공부했는데, 어떤 계기로 음향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요? 심미윤: 어려서 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특히 고등학생 때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그때 음향 엔지니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데스크 (Mixing Console: 음향 엔지니어들이 쓰는 음향 장치)를 본 후로 음향에 본격적으로 매료되었습니다. 그 때는 그 데스크에 있는 페이더 (Fader) 한번 올려 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유로저널: 다소 평범하지 않은 전공이라 혹시 부모님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심미윤: 전공보다도 대학에 대한 반대가 있었습니다. 동아방송대학이 전문대학이다 보니 당시 College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한국에서 4년제 대학을 포기하고 지원한다는 자체가 용납이 안됬셨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담임선생님 몰래 비밀리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등록금 마감 시간이 임박해도 연락이 없어서 걱정하던 음향제작과 조교님께서 급기야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고 그제서야 저는 그 사실을 실토 했습니다. Yes/No를 대답할 시간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부모님은 저를 믿고 허락해주셨습니다. 아직도 담임 선생님 몰래 혼자 학교 서무실에서 도장 받아오던 날이 생각 납니다. 유로저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텐데, 간단히 음향 공부를 하게 되면 어떤 것들을 배우는지, 또 졸업 후에는 어떤 진로로 연결 되는지요? 심미윤: 보통 전반적인 음향 시스템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현제 표준적으로 개설된 과정들은 음악 레코딩 스튜디오에 치중된 면이 있기 때문에 녹음실 음향 기사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졸업 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 직종들은 Record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Sound Editor, Sound Designer, Live Engineer, DJ, Promoter, Band Manager, Musician, Music Publisher, Music Composers 등으로, Recording Studios, Audio Post Productions, Broadcasts, Live Concerts, SR teams (PA), Recording Companies, Promotion Agencies와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유로저널: 보통 음향을 하시는 분들은 음악에도 상당한 실력을 갖고 계시거나 적어도 음악을 매우 사랑하시는데, 본인은 어떠신지? 심미윤: 대부분의 음향 엔지니어들이 음악을 사랑해서 시작하기 때문에 음악을 매우 사랑하고 뮤지션이라고 불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음악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향 엔지니어 코스에 청음, 작곡, 편곡 등등의 과목이 있을 정도로 음악과 음향은 떨어질수 없는 관계이고 보통 엔지니어들은 적어도 한 두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룹니다.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부르느냐 뮤지션으로 부르느냐는 결국 어떤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하느냐인데, 그렇게 본다면 저는 제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봅니다. 작업한 곡이 몇 곡 있고 기회가 닿으면 뮤지션 친구들과 연주를 즐기기도 하지만, 저에게 그건 어디까지나 프리랜서 일이나 취미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엔지니어, 물론 ‘음향’ 엔지니어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엔지니어라 하면 보통 남성들의 직업처럼 여겨지는데, 여성들도 많이 종사하는 직업인지, 또 공부하면서나 실제로 일을 하면서 여성이기에 어려웠던 점을 없었는지요? 심미윤: 이 질문은 예전의 한국의 한 여성 잡지 인터뷰에서도 받았던 질문인데, 예, 보통 남성들의 직업이고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분야입니다. 여성의 경우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는다는 자체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성 엔지니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뭅니다. 공부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고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한국에서는 성차별 때문에 힘이 들었고 그 외 밤샘이 잦은 일이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어려웠습니다. 중요한 점은 사운드 엔지니어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힘든 직업이라는 사실 입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힘든 점 보다는 사운드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으셨음에도 다시 영국으로 음향 공부를 하기 위해 오신 까닭은? 심미윤: 가장 큰 이유는 더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의 음악 시장은 너무 열악했고 댄스 음악에 치중에 있던 한국의 대중 음악에 대한 반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본고장에 가서 음향을 다시 배우고 싶었고, 이미 미국 음향 카피에만 연연해 있던 한국의 음향과는 다른 유럽에서 음향을 접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국에서는 여성으로서 전문 엔지니어로 일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다른 점은 이곳에서는 물론 여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남에도 기용되지 않거나, 반대로 여성이기 때문에 실력이 없어도 기용되는 경우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Professional인데, 실력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죠. 유로저널: 음향 전공으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영국 SAE 에서 학업을 마쳤는데, 학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개인적으로 SAE에서의 경험에 대한 평가는? 심미윤: SAE 는 오디오 엔지니어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표준으로 여겨지는 학교입니다. 개인적으로 학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만 빼고는 만족합니다. (웃음) 교육 과정이 약간 하드코어 식으로 힘들게 진행되지만, 그게 바로 졸업 후 실제 현장에서 직면할 상황에 대한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오디오에 대한 지식보다는 교수진이나 친구들에게서 배운 음악이나 음향에 대한 견해들이 더 의미가 큽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교육 과정이 그렇듯이 실제 음향 시장에서 필요한 인력보다 더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다는 겁니다. 그 만큼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지요. 유로저널: 보통 한국에서 음향 엔지니어가 되는 경로는? 또 급여수준이나 기타 환경은? 심미윤: 예전에는 음향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서 음향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도 녹음실 인턴부터 시작해서 엔지니어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많은 신설 음향학과들이 있어서 대부분 음향학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실용음악 전공자들이 고용되고 있습니다. 급여 수준은 몇몇의 유명한 엔지니어들은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당히 열악한 수준입니다. 음악 시장 자체가 어렵다보니 자연히 사운드 엔지니어들한테도 적절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턴이나 어시스던트 엔지니어의 경우에는 메인 엔지니어가 되기 전까지 아예 급여를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기술직이지만 아트 분야로 간주 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급여를 받기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미디어 매체의 수요 증가와 전문직에 대한 인식 변화를 통해 곧 개선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유로저널: 영국에서의 음향 엔지니어는 한국의 그것과 다른 점이 있나요? 심미윤: 별 다른 차이는 없지만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영국의 음향 엔지니어는 런던이라는 지역적인 특색과 문화적인 혜택이 많기 때문에, 음악과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예술적이 감각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한국에도 많은 실력있는 엔지니어들이 좋은 소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는 한국에 댄스, 발라드, 힙합등으로 한정된 음악이 아닌 다양한 음악 장르가 소개 되었으면 좋겠고, 동시에 한국의 전통 음악이 전세계에 많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서양에서 동양의 악기로 인도나 중국의 악기가 알려지고 연주되어지는 것에 비해 한국의 악기는 너무 홍보가 안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한국인 뮤지션의 노력과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유로저널: 다른 미디어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는 일자리를 얻기도 많이 어렵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인데 포기하고 싶으신 적도 있는지? 또, 그럼에도 이 일을 놓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심미윤: 사실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런던처럼 생활비가 비싼 나라에서는 더더욱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돈을 보고 시작한 직업이 아니였고, 주변의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들, 음악 감독분들 등 많은 분들이 포기하지 않지 않도록 용기를 주셨습니다. 처음부터 급여를 많이 받아가면서 할 수 있는 분야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감독들이나 뮤지션들도 다들 그렇게 시작합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직업을 택했겠죠. 경제적인 부분은 레슨, 음악 프로그래밍이나 라이브 레코딩을 하거나 다른 활동으로 충당하는 편입니다. 유로저널: 조금 가벼운 질문인데, 가끔 한국 예능 프로들을 보면 가수들이 음향 엔지니어로 부터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또 왜 발생하는지요? 심미윤: 그건 아마도 엔지니어로부터가 아니라, 녹음실에서 프로듀서들로부터일 것입니다. 녹음실은 시간당 어마어마한 페이를 해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돈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해진 시간안에 가수가 제대로 노래를 못하게 되면 돈만 나가게 됩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일부의 프로듀서들이 소속 가수들을 구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재능이 없는 사람을 가수로 고용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봅니다. 구타를 당해야만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가수라고 볼 수가 없죠. 거의 억지에 가까운 방편이고 한국 음악계의 병폐라고 봅니다. 유로저널: 이제껏 작업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가수/음악인이 있었다면? 또 앞으로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음악인이 있다면? 심미윤: 운이 좋겠도, 제가 작업했던 모든 분들이 음악적으로 노력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꼭 작업 해보고 싶고, 글로벌 시대에 맞춰 유럽 사운드를 소개 하고 싶습니다. 서로 구두로만 말이 오갔지만 조만간 영국의 젊은 뮤지션 Patrick Wolf와 꼭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서 Sonic Youth, Brian Eno, Radio Head 같은 수퍼 스타들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큰 영광이겠죠. 유로저널: 음향이나 음악 관련 가르치는 일도 하시는지요? 심미윤: 네, 런던 지역을 대상으로 Audio Engineering, MIDI , 키보드나 째즈 피아노 레슨등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음악으로 CD를 제작해 보고 싶은 분들이나, 아니면 음악과 음향을 병행하여 직접 자신의 음악을 취미로 제작해 보고 싶은 분들, 또 미디나 건반을 배우고 싶은 분들은 언제나 환여입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음향 분야 지망생들에게 선배로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심미윤: 아직 선배랄 것까지는 없고, 같이 음향을 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한다면, 사운드 엔지니어를 겉보기에 멋있어 보여서 시작한다거나 유명인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시작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많은 젊은 친구들이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본질보다는 다른 면을 보고 접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피하는게 좋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소리에 관심이 있고 얼마나 자신의 일생을 바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유로저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심미윤 님의 손길을 통해 빚어지는 멋진 소리에 전 세계가 감동하는 그 날이 곧 오기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음향, 미디&건반 레슨 문의: 07886 997 167, miyun_shim@yahoo.co.uk 심미윤 님 홈페이지: www.myspace.com/miyun_shim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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