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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한국의 여름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녀

-KCPA 장정은 대표와 차 한잔-




오는 6월 17일 영국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한국의 단오 페스티발이 펼쳐진다.
트라팔가 광장은 영국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문화의 중계탑이라 할 만하다.
한국의 문화가 바야흐로 전세계의 이목을 받게될 찰라, 이 단오 행사를 기획한 KCPA의 장정은 대표를 만나 한국 문화사에 한 획을 긋게 된 이번 행사와 관련한 얘기를 들어본다. -장정은 대표와의 인터뷰는 [한인신문] 편집장실에서 진행되었다.


박운택: 런던 트라팔가에서 한국 페스티발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만큼 트라팔가에서의 공연은 돈이나 어떤 외부 요인에 의해 기획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이번 행사를 기획한 장대표에게 직접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이렇게 신문사로 초청해습니다.


장정은 : 트라팔가의 행사는 런던시가 주관하는 것으로 전세계 문화 축제의 꽃이라 할만 합니다. 영화에 깐느가 있다면 문화에 트라팔가가 있다고나 할까요?
런던시청은 ‘다민족 문화의 국제적 도시 런던’을 홍보하기 위해 문화의 다양성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1월에는 겨울축제를 상징하는 러시아 페스티발이 이 곳 트라팔가에서 개최되고 2월에는 중국의 설날/춘절 페스티발이 열립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템즈 페스티발이 열리는데 여름행사가 아직 런던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단오’를 포장하여 트라팔가에서 개최되는 여름 축제로 만들었으면 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세계의 여름축제는 한국의 ‘단오’가 선점하게 되는 것이었어요. 무엇보다 이 행사는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단오’라는 이름이 여름축제를 상징하는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게 될 것 입니다.


박운택: 트라팔가 광장에서의 축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의미가 있을 것 입니다만 그만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인데…

장정은: 공연장이나 갤러리라는 특정 공간과는 달리 야외 행사는 개방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트라팔가 광장은 전세계의 관광객들로 항상 넘처나는 곳으로 이번 행사가 런던에서 개최되지만 전세계의 이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런던에서 상품으로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그만큼 한국의 문화 위상을 높아질 것 입니다.

제가 처음 이 기획안을 내놓았을 때 많은 분들이 고개를 저었어요. 생각은 좋으나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저는 부딪혀 보지 않고 지레 짐작으로 불가능하다고 포기하기 보다는 우선 부딪혀보기로 했죠. 트라팔가 광장은 유로로 임대되는 것이 아닌, 런던시 컨셉에 맞는 기획안을 제출해서 통과되면 무료로 사용하게 되는 것 입니다. 단순히 돈으로 영국을 상징하는 광장을 쓸수는 없지요. 서울 시청 광장이 미국이나 영국의 문화행사로 빌려준 적이 없잖아요?

트라팔가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발을 지켜보며, 이곳에서 한국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작년 7월부터 추진해 왔습니다.
올 1월에 런던시에 기획안을 올렸고 3월 7일날 리빙스턴 시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단오'라는 명칭을 선택한 이유는 트라팔가 광장에서 개최되는 러시아의 겨울 축제와 중국의 봄 페스티발과 같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로 만들기  위하여 여름을 택했습니다. 특히 우리에겐 '단오'란 여름맞이 명절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했어요.

런던시에서도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 행사를 런던의 여름축제로 정기화 했으면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중국이나 일본에 가려 있던 한국의 문화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 입니다.
런던시청이 주최하는 행사로 한국의 문화관광부와 주영한국 대사관, 한국 관광공사등이 공동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가 있기까지 강력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최규학 주영 한국 문화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운택: ‘강릉 단오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중국과 ‘단오’ 명칭 사용에 대한 시비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장정은: 유네스코에서 '강릉 단오제'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후 중국 정부에서 많은 항의를 하고 있는 이 때에, 런던에서 한국인이 주관하는 ‘단오’행사를 하게 된다면 이는 전세계에  ‘단오’의 선점을 알리는 것이 될 것 입니다. 말 그대로 문화 상품이 우리 것으로 확보되게 되는 것이지요.

박운택: 이번 첫 회 행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장정은 : 현재 매년 개최되고 있는 중국의 춘절의 경우 약 20만명의 관객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페스티발의 경우 저는 약 5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례화되고 다양한 볼거리가 부각된다면 관중수는 해가 지날 수록 늘어나게되겠지요.
이번 공간 및 프로그램 구성은 런던 시청의 문화 정책을 고려하여 준비하였습니다.

한국 문화가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 주려면, 결국 전통적인 면을 부각시키지 않을 수 없어요.
공간 구성은 트라팔가 광장 주변에 청사초롱, 십이지신상, 솟대 등을 설치하여 한국적 분위기가 묻어나도록 했으며 공연은 무대와 광장에서 나뉘어져 진행될 예정입니다.
길놀이를 시작으로 공식 행사가 시작되고 초대 인사들의 인사말과 더불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한국관광의 새로운 얼굴인 한국 관광브랜드 'Korea, Sparkling' 선포식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Sparkling은 찬란한, 반짝반짝하는 뜻 외에도 '에너지를 재생시켜주는', 신선한' '상큼한'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즉 'Korea, Sparkling'은 한국인과 한국 문화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한국 관광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표현한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오직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여행 경험을표현한 것 입니다.

본격적인 공연 프로그램은 2007년 세계 비보이즈 경연대회 한국 대표 Rivers와 2006 영국 비보이즈 경연대회 우승팀 The Bad Taste Cru의 댄스 배틀, 태권도단의 시범 그리고 영산예술단의 한국 전통 무용과 음악 공연이 약 5시간 가량 이어집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전통 공예 체험관이 운영되어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단오선 만들기와 장승 만들기 시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박운택: 그 동안 KCPA에서 뜻 깊은  행사를 기회해 온 것으로 아는데요.

장정은 : KCPA(Korean Cultural Promotion Agency)는 2003년 부터 런던에서 한국관련 문화행사를 기획해 왔습니다. 2005년 9월에는 강태환 선생을 초청해서 런던에서 공연했습니다. 강 선생님은 영국의 에반 파커, 미국의 네드 로던버그 와 더불어 세계 3대 섹스폰 주자로 한국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신 분 입니다.
2006년 런던 제즈 페스티발에 강 선생님이 초청되어 네드 로던버그와 협연을 가졌습니다.
작년에는 세계 타악기 전문 페스티발에 김덕수 사물놀이가 초청되어 로얄 페스티발 홀에서 리듬스틱스 공연을 한 바 있습니다.

박운택: 재영 한인들과 한국에 계신 동포들에게 인사말씀드리지요.

장정은: 가장 먼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외국의 유수한 페스티발의 경우도 수 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런던 시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화 행사로 한국의 날 행사가 성장하려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시기 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런던 시청과 런던 시민들에게 “한국 문화 행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구나! 매년 한국의 날 행사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첫 발걸음은 KCPA가 내디뎠지만, 만리를 가려면 재영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단오 Korea Sparkling Summer Festival은 한국과 재영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우리 모두가 참여하여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공동 프로젝트로 인식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또한 이번 행사가 한국에서는 방영되지 못할 듯 합니다. 방송국들을 부를 만한 자금이 넉넉치 못한 상황이라 변방의 북소리 쯤으로 치부하지 마시고 전세계로 뻣어나갈 한국의 문화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커나가는지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박운택:  한국의 방송사에서 중계하지 않는다는 점이 유감스럽군요. 첫 행사라 그럴 것 입니다.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문화상품으로 정례화 된다면 많은 방송국들이 중계권을 갖기 위해 달려들 것 입니다. 행사 준비 잘하시고  멋진 행사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장정은: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기

한국에서 문화상품이라는 말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일반인들도 익숙해진 언어가 우물안 개구리식의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민간차원에서 위와 같은 엄청난 행사가 기획되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어떤 대기업도 협찬하지 않았다는 것에 장정은 대표는 섭섭함을 보이진 않았으나 인터뷰 내내 떱떨음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물론 잘 나가는 한국 기업들이 한국이라는 이름이 거치장스러울 수도 있다. 세계적 회사들이 한국기업이라는 이름이 어쩌면 내세울 것 없는 가난한 부모를 둔 심정이랄까.
그러나 내가 내 부모를 아끼지 않으면 누가 아끼리오.
단순히 기업 문제만이 아니다. 정부 방송조차 이런 행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이는 존재 본분을 망각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장대표가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런던 시청 관계자들이 한 말
“어어 단오(장대표가 워낙 단오를 팔고 다닌 탓에 단오라 불린단다.) ##,$$ 한국 기업아냐? “
러사아나 중국 행사시 협찬사 이름들이 무대를 매웠으나 이번 행사에는 관광공사와 아시아나만이 협찬했다는 것에 씁쓸한 뒷맛을 어쩔수 없다.

<한인신문 편집장 :박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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