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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저녁, 런던의 중심부에 위치한 St. John's Smith Square에서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첫 영국 단독콘서트가 열렸다. 특별히, 이번 무대는 사라 브라이트만, 샬롯 처치와 같은 대표적인 팝페라 아티스트들을 배출한 팝페라의 본고장과 같은 영국 무대에 아시아 출신 팝페라 가수로서는 처음 단독공연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른 무대였다. 또한, 이번 공연이 열린 St. John's Smith Square는 런던의 중심부인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런던의 Royal Albert Hall, Wigmore Hall 등과 함께 영국의 5대 공연장으로 꼽히며, 런던 심포니, 로열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클래식 거장들이 다녀간 권위 있는 공연장으로 임형주의 단독 대뷔무대 자리로써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을 비롯 아시아권에서 공연 시, 특유의 무대 카리스마와 때로는 댄스까지 곁들여 형식을 파괴한, 말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무대로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던 임형주의 일반 공연과는 달리, 이번 공연은 정통 클래식 음악가로서의 임형주를 선보이는 1부 순서와, 대중적인 팝페라 스타로서의 임형주를 보여주는 2부 순서로 나뉘어 첫 영국무대에서 정통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선보이겠다는 그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을 초월하는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명성답게 공연 시간이 되자 중년 관객들부터 청소년 관객까지 많은 한인 관객들이 객석을 채운 가운데 아시아에서 온 팝페라 스타의 첫 영국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 관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드디어 공연 시간, 첫 영국무대에 대한 감회가 깊은 듯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등장한 임형주는 영화 ‘파리넬리’에 삽입되어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Lascia ch'io pianga' (울게 하소서)로 첫 곡을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모차르트의 ‘Alleluja’(알렐루야), 세자르 프랭크의 ‘Panis angelicus’(생명의 양식)과 같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클래식 넘버들을 선보였다. 팝페라라는 새로운 장르로 사랑 받고 있는 임형주이지만, 절제된 연출을 통해 정통 클래식을 전공한 성악가로서의 임형주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던 1부 순서를 마치고 드디어 2부 순서. 아일랜드의 민요이자 임형주의 1집 데뷔곡인 'The Salley Gardens', ‘Danny boy’와 같은 올드팝,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Once Upon A Dream', CF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등 팝페라 가수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주옥 같은 레퍼토리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공연 후반부에 선보인 '동심초', '그리운 금강산'과 같은 한국 가곡들은 특별히 공연장을 찾은 한인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지는 커튼콜과 앵콜무대,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밝히며 무반주로 선사한 ‘Amazing grace’, ‘The Lord’s prayer’(주기도송)과 같은 성가곡들과 함께, ‘애국가’를 요청하는 한인 관객들과 함께 기립해 다 함께 ‘애국가’를 합창함으로써 런던 데뷔공연을 마쳤다.

한국과 아시아권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임형주이지만, 팝페라의 본고장인 영국 무대에서는 신인과 다를 바 없어 아직은 영국 관객이나 해외 언론의 큰 주목을 이끌어 내진 못했지만, 실력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무엇보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젊은 음악가로서 앞으로 영국을 비롯 유럽무대 진출 가능성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또한, 최근 100만 달러라는 거액으로 영국의 EMI 레코드와 계약한 만큼 앞으로 영국무대에서 음반을 비롯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공연장을 찾은 영국인 관객의 소감을 물어 보았다.

유로저널: 이번 임형주 공연을 어떻게 감상하셨나요?

Philip Gowman: 네, 영국에서는 흔치 않은 아시아 음악인, 그것도 팝페라라는 서양 음악 장르의 가수 공연이라 많이 기대하고 왔는데,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말 그대로 ‘Fantastic’ 하더군요. 사실, 클래식 레퍼토리도 좋았지만, 2부 순서의 팝페라 노래들이 더 좋았답니다. 특히, ‘Danny boy’, 'Once Upon A Dream'과 같은 노래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의 한국 가곡들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다같이 기립해서 부른 노래는 무슨 노래였나요? (유로저널: 대한민국 애국가 입니다) 느낌이 그런 것 같았는데, 비록 가사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무언가 뭉클한 감정이 있더군요. 앞으로도 한국의 훌륭한 음악가들을 접해볼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공연 후 가졌던 팬사인회를 마치고, 유로저널이 임형주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유로저널: 오늘 너무나 멋진 공연 잘 봤습니다. 특별히, 세계무대에 선 한국 음악가의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임형주: 협연으로서가 아닌, 단독무대로서는 영국 무대에 처음 서는 자리고, 무엇보다 영국은 팝페라의 본고장인 만큼 신경도 많이 쓰였지만, 제게도 큰 의미가 있는 귀한 무대였습니다. 많은 교포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참 감사했고, 특히 앵콜로 애국가를 부른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나 인상 깊었습니다.

유로저널: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은 세계적인 팝페라 스타들을 배출한 팝페라의 본고장인데 영국 출신 팝페라 가수들 중 특별히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팝페라 가수는 누구인가요?

임형주: 아무래도 팝페라라는 장르를 거의 최초로 시도한 만큼, 연륜이나 실력이나 대중성 등 모든 면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라 브라이트만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로저널: 아직 영국에 정식으로 음반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가졌는데, 이후 영국 활동 계획은, 또 영국에서 음반이 출시된다면 가장 영국인들에게 어필할 것 같은 음반은?

임형주: 사실, 최근에 녹음한 캐롤 앨범인 ‘White dream’은 원래 영국의 런던교향악단과 녹음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중간에 일정이 바뀌어서 베를린교향악단과 녹음을 했답니다. 그래도, 최근 세계적인 영국 음반사인 EMI와 계약했으니, 영국과 어느 정도의 관계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정규 음반들 가운데서는 가장 최근작인 4집 ‘The Lotus’가 특별히 공을 많이 들여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작업한 만큼 영국인들에게도 가장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사실, 요즘 한국은 MP3와 불법 다운로드, 공연문화 침체 등으로 음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임형주씨는 공연은 물론 음반판매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최근의 이런 현상들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요?

임형주: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은 참 극과 극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참 행운아인 것 같고, 늘 감사 드린답니다. MP3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제 막을 수 없는 현상인 만큼, 오히려 합법적인 디지털 음원 문화가 바르게 정착된다면 위기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유로저널: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영국에서 음반을 통한, 또 다양한 무대를 통한 임형주씨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면서 저희 유로저널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시아권을 넘어서 이제는 유럽무대에서도 사랑 받는 한류스타로서의 임형주씨를 기대하겠습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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