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예술가, 우스 피셔(Urs Fischer)가 놀랄만한 양초 조각물들을 전시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작품들이었다. – 졍 막스 꼴라(Jean Max Colard)
아득한 중세로 돌아가서 보면 철학자 데카르트는 ‘형이상학적 명상’에서 단단하기도 하고 녹아버리기도 하는 밀랍 조각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 양초에 불이 붙으면 냄새가 사라지고 색깔이 변하며 형태를 잃어갑니다. 불꽃의 크기가 커지면서 양초는 액체가 됩니다. 그 액체는 너무 뜨거워서 손을 댈 수 조차 없습니다.’
비록 양초가 불에 접촉해서 변형된다 할지라도 우리의 의식은 계속 양초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원리로 데카르트는 우리의 감각에 의지하여 현실을 보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즉 밀랍은 개념이고 우리는 오로지 의식을 통해서만 그개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카르트에 있어서는 이렇게 무한하게 조형될 수 있는 밀랍이 바로 세계를 상징하는 이미지이다. 즉 현실은 움직이는 것이다. 현실은 우리의 눈앞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의 의식 속에는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세계만 존재한다.
조각가 우수 피셔(Urs Fische)r는 1973년 쥬리히에서 태어나 뉴욕에 살고 있다. 그가 데카르트를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예술시장에서 스타중의 하나가 되었고 몇몇 그의 작품들은 백만 달러에 팔리고 있다. 과대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조각가 우수 피셔(Urs Fischer)는 분명히 대단하고 예술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잘 꿰고 있는 조각가임에 틀림없으나 그의 작품의 개념, 형태를 계속적으로 변형시키는 취미는 솔직하게 말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의 일련의 강력한 파라핀 작품들, 즉 전시회기간 동안에 녹아버리는 밀랍 조각 작품들은 두가지 효과를 준다. 형태가 흐트러지고 있는 거대한 비젼을 제시함과 동시에 구경꾼들로 하여금 모든 것의 변함에 대하여 생각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과도한 스펙타클과 깊이 : 이러한 평형 놀이에서 美의 과도한 체재가 헛됨을 보여주게 될때 우수피셔(Urs Fischer)의 작품 형태는 최고의 것이 되는 것이다.
강렬한 느낌 :
2011년 6월, 베니스의 비엔날레 에서 우수피셔(Urs Fische)r는 일련의 새로운 파라핀 작품들을 예술계에 선보였다. 그곳엔 우선 이 기교 많은 조각품(l’Enlèvement des Sabines de Jean de bologne, 1583 = 1583년에 완성된 졍 블로뉴의 작품으로 ‘ 사비나 사람들 납치’ )의 거대한 복제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은 스스로의 위로 천천히 녹아내리므로써 20세기와 현대적인 것들로 인해 만들어진 퇴폐로 인해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을 표현한다. 그 작품 앞에 작가는 친구, 게오르고 해롤드( Georg Herold)( 게오르그 헤롤드는 또한 그의 선생이기도 한다)의 밀랍 복제품을 설치했다.
친구의 밀랍 복제품은 거기에서 우스피셔(Urs Fischer)의작품을 응시하면서 비엔날레를 방문한 사람들과 알아볼수 없을 만큼 섞여서 그 자신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타들어가 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초월한 예술 앞에서 인간은 그리고 과거의 위대함 앞에서 현대의 구경꾼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헛됨의 헛됨이고 모든 것은 헛된 것이다.
베니스의 빨라쬬 그라시 박물관(Palazzo Grassi, François Pinault가 설립자)에 지난 봄에 전시한 가장 최근의 파라핀 조각작품들에서는 일종의 멜랑꼴리가 나타난다. 특히 우스 피셔(Urs Fischer)의 밀랍 자화상에서 멜랑꼴리가 드러난다. 그의 자화상 작품은 의자에 앉아서 자기 생각에 빠진듯 공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촛물로 변해버린다. 아무도 이러한 형태의 단절을 피해갈 수 없다. 책상도, 안락의자도… 세계는 냉혹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변형하고 있는 유연한 조각작품이 되어버린다.
우스 피셔(Urs Fischer)전시회
전시기간 : 2012년 11월 3일까지
장소 : 빠리 6구에 위치한 L’E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
시간 : 매일 13시 – 19시 입장료 무료
전화 문의 : 01 53 45 17 1
프랑스 유로저널 이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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