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최초의 본격 청소년 한류잡지가 탄생했다. 런던이나 파리와 달리 지금까지 K-POP 공연이 유치된 적도 없고 베를린이나 뮌헨처럼 한류팬들의 플래쉬몹 깜짝행사도 없었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뜻밖에도 한류전문잡지가 발간돼 동포들은 물론이고 현지사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잡지 이름은" K-BANG", 10대-20대의 독일어권 청소년 층을 대상으로 제작됐다. 이 잡지는 10월 중순 전 독일의 주요 역 구내서점 과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룩셈부르크 등 독일어권 국가에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갔다. K-Bang 잡지 발행 소식을 들은 10대 K-POP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고, 한류팬들은 앞다퉈 잡지를 구입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잡지 발간 2주 정도가 지난 10월 말 현재 뮌스터 중앙역 구내서점의 경우 1차 주문한 30 여권이 모두 팔려 재 주문에 들어갔다.
특별호로 제작된 K-Bang은 약 100쪽의 분량에 한국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외에 청소년 라이프 스타일, 게임, 관광, 한식, 한복, 한글 등등 다방면에 걸쳐 화려한 화보와 함께 실려있다. 특히 K-POP 아이돌 그룹 관련 기사와 포스터, 인터뷰 등에 독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류잡지 K-Bang이 세상에 나오게 된 데에는 그 만한 배경이 있다. 주로 청소년과 젊은 세대의 문화트랜드를 반영하는 잡지들을 발행해온 독일 출판사 Raptor Publishing 사가 수년 전부터 독일에 불고 있는 한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올해 5월 K-POP을 다룬 K-Beat 라는 잡지를 일본의 J-Beat와 합본으로 발행했다.
시험대에 오른 K-Beat가 예상 밖으로 선전, 발행분 1 만 부가 모두 매진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잡지사측은 한류에 대해 확신을 갖고 본격 한류 잡지 발간을 기획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데다 집필진 조차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없어 난감해 하던 잡지사측은 한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 문의했고 이에 문화를 담당하는 신동민영사가 잡지발행에 관계하면서 K-Bang 발간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되었던 것.
공공외교라고 하는 새로운 외교정책에 발맞춰 다양한 문화사업을 기획 실행해 오고 있던 프랑크푸르트공관은 이같은 독일 잡지사의 한류에 대한 관심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 잡지를 위한 각종 한국관련 정보 및 사진 제공, 편집회의 참석, 잡지의 구성과 목차 결정, 더 나아 스폰서로 한국기업들을 소개하는 일까지 발벗고 나섰다. K-Bang 특별호 발간에는 신동민영사의 판단과 노고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 K-Bang 발간과 이에 앞서 치러진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 등을 통해 그 동안 특별한 계기가 없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한 라인마인 지역에 실제로 상당 수의 K-POP팬, 한류팬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한국영화제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K-POP 나이트에는 500 여명이 몰려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K-POP 카버댄스를 추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한류팬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다음은 이번 취재에서 만난 한류팬들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미셀레 도임러(프랑크푸르트 시민): "잡지를 보니까 한국과 문화, 한국 스타일 등 모든 것이 들어 있어서 너무 좋아요.
특히 K-POP 아이돌 그룹들과 음악이 소개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무엇보다 평소에 제가 한국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저에겐 아주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아냐 빅(프랑크푸르트 시민):"K-POP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한국음악을 즐겨 듣는데요, 인터뷰 기사들과 K-POP 포스터가 들어 있어서 좋아요. 지금까지 독일 잡지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예요. 이 잡지가 자주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잖아요."
사하르 샤피크(16세): "저는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관심있는 것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알아왔는데요, 이제는 이렇게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 잡지가 나오니까 너무 너무 좋아요. 페이지도 많고, 테마도 많고요. 한류 스타, 디자인, 화보, 한국정보 등등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바네싸 트란(16세): "한국영화제에 왔다가 한국잡지가 발행된 걸 처음으로 알게됐어요. K-POP 잡지가 지금까진 없었는데 너무 기뻐요. 특히 저는 한국의 일상생활, 예를들면 학교생활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인들과 독일인들 간의 펜팔에도 관심이 있구요."
K-Bang을 발행한 클라우데 엠 모이제 출판사 사장은 "한국의 팝뮤직에 대해 알고 있는 독일인들이 많지만 그들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은 알지 못한다"며, "이 잡지의 목적이 한국을 소개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번 잡지의 컨셉트는 "한국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한국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향우 한류잡지가 계속 발간될 것인지에 대해서 모이제 사장은 "K-Bang이 얼마나 팔리는지가 관건"이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고 했다."내년엔 적어도 2 회를 발간할 예정이며 독자 반응에 따라 횟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K-Bang 발간에 앞장서서 추진한 신동민영사는 "독일어권에서 한국 홍보사업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데 이번 잡지발간의 의미가 있고" 또 "청소년과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종합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잡지를 현지 출판사가 발행했다는 점 역시 의미있는 일로 생각한다"며 "현지에서 한국의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그는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은 이번 잡지 발간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독일어권 청소년을 독자층을 위한 한류 및 한국문화 전문 매거진의 창간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