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이정재 파리 관객과 만나다!
완연한 가을 바람이 불고 있는 파리, 소르본 대학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파리 대학 가에 있는
셍 앙드레 자르 극장, 제 7 회 파리한국영화제(FFCP) 폐막작으로 <도둑들>이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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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식 당일, 영화제 상영관 매표소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막바지 영화를 보기 위해 현장
티켓을 차지하려는 한국 영화 팬들로 북적였다. <도둑들>은 영화제 상영 전회 매진을
기록하였고 폐막식에 참석한 <도둑들>의 배우 이정재와, 최동훈 감독은 프랑스 관객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도둑들> 관객과의 만남---------------------------------------------------------------------------
Q : 파리는 행복하세요?
최동훈 : 팔 년 만에 방문입니다. 즐겁습니다.
이정재 : 아시는 분이 날씨가 많이 추울 거라고 하셔서 잔뜩 껴입고 왔는데 바람이 춥지 않아
좋아요.
Q : 영화 안에서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나오고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었다. 작업 할 때
불편함은 없었는가?
최동훈 : 실제 작업 전 고민이 많았다. 놀라운 점은 언어가 중요치 않았다.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말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이정재 : 저는 홍콩배우와 처음 연기를 같이 해 보는 것이었다. 감독님 말씀처럼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제가 무슨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소통이 잘되었다.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던 이유는 영화인들이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똑같은 인간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Q : 영화 박스오피스 천만이 넘은 영화라 들었다 소감이 어떠한가?
최동훈 : 물론 너무 좋다. 하지만 흥행이 잘 된 영화가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남과
북을 소재로 한 영화나 사극, 심파가 흥행이 잘 된다. <도둑들>같은 경우는 순수한 영화적
즐거움만을 가진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많은 관객이 좋아해 주셔서 놀라웠다. 아마 두 번 다시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 재빨리 잊으려 하고 있다.(웃음)
이정재 : 한국에서는 특별한 게 있다. 흥행을 하는 영화는 눈물, 코믹적 요소, 액션 이런 것들이
다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도둑들>은 눈물이나 감성적 느낌이 다른 영화보단 덜 할 수 있다.
재미 위주로 이루어진 영화가 흥행을 했다는 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기록이다.
최동훈 : 그리고 영화감독에겐 극심한 성공과 극심한 실패는 같다. 어차피 모든 것은 다 나로
귀결된다. 때문에 나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다.
Q : 영화를 보면 위험한 장면이 많습니다. 직접 하셨나요?
이정재 : 직접 안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질문 받았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최동훈 : 다음에 또 찍으면 직접 하는 걸로 (웃음)
Q : 도둑역할을 하면서 실제 악한 감정이 많이 생기지 않았는지?
이정재 :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기자님들께 이정재가 실제 도둑이라면 가장 훔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그 생각을 많이 안 했어요. 내 역할이 도둑인데
욕심이 잘 들지 않아서 왠지 그럴싸하게 만들어 내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보면 내가 연기 안에서 생활하는 것과 연기 밖에서 생활하는 것은 분리되는 것 같다.
이정재가 훔치고 싶은 것은 없다.
최동훈 : 열심히 안 했다는 뜻입니다. (웃음)
Q : 제가 평소에 생각했던 이정재의 모습과 뽀빠이는 많이 다르다. 바로 전작 또한 하녀인 것
으로 알고 있다. 갑자기 어리석고 코믹한 이 전과 다른 연기였는데 몰입할 때 힘들진 않았는지
뽀빠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정재 : (뽀빠이 포즈) <하녀>에서와 <도둑들>에서 캐릭터가 많이 다르죠. 배우 일을 하면서
재미있고 설레는 것은 전작과 다르면 다를 수록 더해진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고 연기하는
일이 재미있고 흥분된다. 다른 만큼 재미있었다.
Q : 다음에는 어떤 역할?
이정재 : <도둑들> 끝나고 찍은 갱스터무비에서 형사 역할 맡았다. 내년에 개봉 예정이고
<올드보이>의 최민식, 황정민이 나온다. 촬영은 이미 끝났다. 지금은 송강호, 펩시 역할을 한
김혜수와 <관상>이라는 사극영화를 찍고 있다.
Q : 도둑들 2 를 볼 수 있나?
최동훈 : (웃음) 다음엔 어딜 털지 고민해 보겠다. 아주 아주 비싼 걸 털어야겠다. 영화의 첫
장면은 폐인이 된 뽀빠이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
Q : <오션스 11>에서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았는가?
최동훈 : 그 것을 잃어버리려고 노력했다. <오션스 11>은 어떻게 결혼 할까? 식의 영화라면
<도둑들>은 어떻게 이혼할까? 의 영화이다.
Q : 홍콩 영화의 오마쥬인가?
최동훈 : 제가 고등학생 때 온통 홍콩영화만 봤다. 오우삼감독의 <영웅본색>을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했다. 영화 속에는 극심한 우정이 나온다. 저는 그때 저런 극심한 우정 말고 극심한 배신에
대해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영화를
기획하는 시작이 되었던 것 같다.
Q : 영화 속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면?
최동훈 : 음… 앤드류!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정재 : 음… 그래도 뽀빠이!
최동훈 : 얘니콜 아니고? (웃음)
Q : 왜 영화에 러브스토리를 넣었는가?
최동훈 : 영화에 사랑을 넣은 이유는 처음 시나리오 작업 시 각자의 사랑을 가지고 잇는 네명의
영자 캐릭터를 쓰고 싶었다. 그 네가지 사랑 이야기가 이 영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마지막 인사>
최동훈 :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기쁘다. 한국에서 큰 성공을 하게 되었지만 더 행복했던 것은
현장에서 배우간에 존경과 사랑을 배우게 되어서 더욱 행복했다. 인생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파리에서 영화 찍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안수현 : 한국영화를 사랑하시고 한국영화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프랑스 분들께 <도둑들>을
상영하게 되어 기쁩니다.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는데. 한국적 느낌이 더 있지만 영화
자체를 재미있어 해 주셔서 기쁩니다. 재미있는 한국영화 보실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
이정재 : 파리한국영화제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프랑스인들이 이렇게 많이 참석하는지 몰랐다.
이번 영화제가 일곱 번째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파리한국영화제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재미있는
영화제로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한국영화가 국내에서 최고의 전성기에 있고 그 정점에
<도둑들>이 있다. 한국영화는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 지고 있다. 널리 알려지길 소망합니다.
장르영화에서, 작가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 영화까지 한국 영화의 다채로움과
생동력을 프랑스인들에게 소개하며, 갈수록 높아 지는 프랑스인들의 한국문화의 관심을
충족시킨 제 7 회 파리한국영화제는 팔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다음 해를 기약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파리 한국영화제 주최측>
프랑스 유로저널 오세견 기자
Eurojournal08@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