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명절 설을 맞아 지난 10일 한국 유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솜씨를 자랑했다.
한인회와 더블린 음악동아리(KMSD)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중심가에 위치한 김치(HOP-House)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통로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유학생들의 열기는 대학 축제를 연상시켰다.
7시가 조금 넘어 시작 된 행사는 끼가 넘치는
청년들의 노래와 춤, 재치 넘치는 사회자의 진행으로 2시간 넘게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됐다. 한국의 민족대명절 설날을 함께 즐기고자 참가한 외국인들의 노래솜씨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어수룩한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와 함께 노래자랑의
스타트를 끈은 아이리쉬 청년 루크는 한국가요 우영(2PM)의 섹시레이디를
때로는 더듬거리며, 부족한 한국어는 현란한 춤으로 매워가며 끝까지
소화해냈다. 백발이 성성한 아이리쉬 로비는 한 남학생과 아일랜드의
양아버지를 자처하며 ‘Farmer & Sun’ 이라는 곡을
불러 관객들을 웃음짓게 하면서 국경을 넘는 부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1위는 이은미의 ‘헤어지는 중 입니다’ 를 부른 이지영 학생이 차지했다.
값비싼 탓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유학생들은 쉽게 마시기 어려운 소주를 상품으로 받은
이지영 학생은 다른 유학생들의 부러움을 사며 소주 박스를 끌어안은 채 “아일랜드 와서 7kg 쪘다. 소주 먹고 더 쪄야겠다” 고 수상소감을 밝혀 모두를 웃게 했다.
시상은 재아일랜드 한인회 회장 손학순이 맡았다. 학생들을 위해 손수 선물을 마련해 온 손학순 회장은 행사 내내 학생들의 퍼포먼스에
웃고, 함께 대화하며 다정한 어머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고향이 더욱 그리워지는 명절, 타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매년 장소를 내어주고 아낌없는 상품을 지원하는 김치(HOP-House)의 이경희 사장과 코리아나 마켓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음악가다운 포스를 풍기며 무대에 등장한 더블린 음악동아리(KMSD)가 장식했다. 기계음향 심사를 맡아 행사 내 바쁘게 움직였던 동아리 멤버들은 연주 순서가 되자 감수성을
자극하는 잔잔한 선율을 선보였다.
매년 설과 추석에 열리는 김치(HOP-House)에서 열리는 노래자랑은 올해로 7년을 이어가며 명실상부
아일랜드 대표 명절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일랜드 유로저널 김진희 기자
eurojournal13@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