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퐁데자르 갤러리
재불화가 정하민 전시회 개최
추억이 빚은 너 (73X60,2009)
파리 15구로 이전, 새롭게 단장한 퐁데자르 갤러리(관장 정락석)는 재불작가 정하민을 초청, 오는 5월9일부터 30일까지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30년 이상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프랑스 한국화단을 함께 한 정하민 작가가 오랜 정적을 깨고 여는 행사라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1년 서울 삼성동 조선화랑에서 열린 여섯 번째 개인전 이후, 12년여 만에 컴백으로 근작 2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정하민 작가는 45년 서울생으로, 30대 중반인 79년에 재불조각가 문신과 인연이 있는 파리 그랑빌러 갤러리의 초청을 받아 첫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다. 이 전시를 계기로, 예술의 도시 파리의 매력에 심취해 가족들과 프랑스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이듬해인 80년 도불, 당시 내로라 하는 재불 화가들과 함께 그룹전과 국제 살롱에 여러 차례 참가했으며, 특히 추상 화풍의 대가였던 남관 화백을 스승처럼 모시며, 각별한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지난 91년에는 파리한글학교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주불문화원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44인의 재불작가 전시가 열린 바 있는데, 뜻깊었던 전시로 기억하고 있다.
일흔을 앞두고 있는 정하민의 작품에는 따뜻하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한결같이 근간을 이뤄왔다. 하지만 그의 근작에는 그림에 대한 사그러지지 않는 열정이 과거보다 더 강렬해진 추상의 형태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 샤갈의 꿈 속을 보는 듯,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과 숙명적 만남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고, 앞으로 새로운 만남에 대한 어린아이 같은 설레임도 전해진다.
기다림 (65X50, 2005)
그는 여전히 붓을 사용하지 않고, 페인팅 나이프만을 사용해 절제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길고 짧고, 좁고 넓은 나이프만을 가지고 선을 긋고, 색을 칠하고, 수많은점을 찍는 정교한 테크닉을 통해 동양적인 서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하민 작가는 이번 퐁데자르 갤러리 전시를 발판 삼아 화가로서 제 2의 전환기를 준비하고 있다. 2014년 가을 이후에 파리에서 또 다른 개인전을 열 계획이고, 앞으로 최소 10년은 작가로서 매진할 생각이다. 손주들이 학교에 가있는 환한 낮 시간이 가장 작업하기 좋다는 노화가의 흐뭇한 자랑을 듣고 있으니,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컴백 전시가 무척 기다려진다.
한편,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는 지난 2008년 12월에 개관, 그동안 '그림이 있어 행복한 파리생활전' 등 다양하고 참신한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동포신문 '파리 지성' 지면을 통해 '예술가와의 만남'이라는 특집기사를 게재하는 등 한국 아티스트들이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프랑스와 한국 문화예술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퐁데자르 갤러리의 정락석 관장은 " 재불한인회 인근의 파리 15구 코메스 일대 번화가이자 채플린 영화관, 15구 구청이 근접한 곳으로 최근 이전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 프랑스가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하민 개인전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 Galerie Pont des Arts 2013년 5월9일(목)-5월30일(목)
4 rue Peclet 75015 Paris
M. Commerce
개방시간 월-토 14시-19시
개막행사 : 5월9일(목) 18시
프랑스 유로저널 권윤 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