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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4.11.04 03:10
이호철 소설가 ‘탈향’ 낭독회-60년의 시간과 독일과 한국의 공간개념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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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소설가 ‘탈향’ 낭독회-60년의 시간과 독일과 한국의 공간개념 공유 이호철 작가가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10월12일부터 29일까지 베를린, 함부르크, 보훔, 본, 프랑크푸르트, 튀빙엔 등 독일대학 중 한국어가 있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 젊은이들과 현지인들을 초청하여 낭독회를 열었다. (주최: 한국문학번역원, 각 대학 한국어과)
지난 10월21일 보훔에서는 18:30부터 갤러리 Rottstr. 5 에서 낭독회가 진행되었는데 여러 교민들 중에서도 특히 중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변소영 작가와 전(前)한글학교 교장들이 참석하여 행사를 빛냈으며, 보훔 동아시아대학 한국어과 학생과 강사 등이 함께 하여 낭독회 후 작가와 열띤 토론을 통해 책에 쓰인 그 시대를 함께 공유하는 귀한 자리가 되었다는 평이다.
6시30분 갤러리의 크리스티아네(갤러리 로트슈트라세퓐프) 담당자의 환영인사말을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 건물위로 간간이 기차가 지나갈 텐데 놀래지 마라며 이런 비좁은 자리지만 성황을 이루어주어 고맙고, 이 갤러리는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오늘 이호철 작가의 소설이 이곳에서 낭독되어 기쁘다’는 인사를 마치면서 보훔대학 한국학과 에거어트 교수를 소개했다. 에거어트 교수는 ‘이호철 작가는 한국에서 유명한 작가인데 그의 작품들은 대개 소시민들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오늘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며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한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하고 특히 행사준비부터 통.번역에 수고하고 있는 Frau Yang(양한주)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제1부 순서는 트라울젠 한국학 교수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사회자는 낭독회 순서에 대해 안내하고 이호철 작가와 책이 쓰여진 시대배경에 대해 길게 설명하면서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한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호철 작가는 인사말에서 “제가 오늘 여러분 앞에 앉아 있는 게 감개무량하다. 오늘 읽혀질 소설 중 ‘오돌할멈’과 ‘나상’을 조용히 다시 읽어 보았는데 오돌할멈과 나상은 60여년 전 제가 20대 초반에 쓰여졌으며 ‘닳아지는 살들’은 30대 초반에 쓰여졌다. 며칠 전 11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서 독일의 여러 도시를 돌며 이 작품들을 낭독하게 되는데 생각해 보면 20대때 썼던 글을 이 머나먼 독일에 와서 이 나이(83세)에 이것을 읽고 여러분들에게 발언하는 건 아주 엄청난 충격으로 느껴진다.”면서 60년이라는 시간개념과 공간개념, 10시간 이상을 비행기를 타고 온 지구촌의 공간개념을 아울러 생각할 때 새삼스럽게 독일 통일과정과 우리나라의 분단상황을 다시 한번 곰곰이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오늘 함께 한 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단순한 소설로만 끝나지 말고 통일을 이룬 독일과 통일을 향한 한국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질의와 분위기가 고양되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서 가야금(김남숙)과 첼로(크리스티아네)의 연주가 있었다. 고향의 달(황병기 작)이 은은하게 연주된 후 이호철 작가는 순서에 없는 음악평에서 ‘원초정서하고 딱 맞는 음악이 연주되어 전율을 느꼈다. 저승에서 어머니가 도와주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어떻게 낭독될 내용과 맞는 음악을 선정하였는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서 ‘오돌할멈’, ‘나상’, ‘닳아진 살들’ 을 차례대로 한국어는 이 작가가 직접 낭독하고 독일어 번역본은 가브리엘레 씨와 마르틴 씨가 번갈아 가며 낭독하였다. 낭독회가 끝나고 가진 질의 응답에는 많은 이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였다. 머리에 수건을 쓴 터키출신의 여학생은 자기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가하였었는데 군대생활할 때 혹시 외국인들을 보았는지?
한 한국학생은 제목이 ‘실향민’이 아니고 왜 ‘탈향’인지 궁금해 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다 온 독일인은 한국 젊은이들과 한국통일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들은 통일에 대한 의견이 별로 없었다는 경험, 작가가 쓴 내용들은 다 본인의 경험인가?, 동독에서 살다가 통일이 되어 서독으로 온 한 독일인은 한국통일로 가는 길에 대한 의견들을 논했다.
이호철 작가는 금방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이곳에 있다며 언젠가는 통일이 될 거라 낙관적으로 보지만 급하게 통일이 오리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꼭 실현되리라고 믿는다 고 하였다. ‘엄마야 누나야’ 의 연주를 들으며 음료를 마시며 못다한 얘기를 나누는가 하면, 책을 사서 이호철 작가의 서명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이날의 낭독회는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시대의 공간개념을 함께 했으며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이 작가의 낭독에서는 19세에 이남으로 온 그가 남북관계를 빼고서는 자기 소설이 있을 수 없다는 그의 표현과 그의 통일을 갈망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분단의 아픔과 남북문제를 직접 다룬 대표적 분단작가이자 탈북작가인 이호철 소설가는 함경남도 원산 출생으로
6. 25 한국전쟁 때 단신으로 월남했고,
1955년 단편 ‘탈향’이 <문학예술>에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주요 저서로는 ‘나상’, ‘이단자’, 장편소설 ‘소시민’ ‘서울은 만원(滿員)이다’ 등 여러 권이 있다. 1962년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오늘 낭독된
‘탈향’은 2013년 9월 독일어로 번역되었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mt.199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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