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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8.11.06 01:12
재독한국여성모임 창립 40주년 기념연극– 에헤야 옹헤야 딸들아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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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한국여성모임 창립 40주년 기념연극– 에헤야 옹헤야 딸들아 일어나자!
40년간 자주적 활동을 해온 재독한국여성모임이 지난 10월 20일에 베를린에 위치란 ufa Fabrik에서 뮤지컬 연극을 선보였다. 74년 역사를 한 시간 반에 묶어서 만든 연극을 보며, 함께 한 관객들 모두가 함께 웃고 울었다. 왜 74년이냐면, 모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74세이기 때문이다.
3년전부터 40주년을 맞아서 무엇을 할까 회원들이 서로 의논하다가,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하자, 연극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그 동안 여성운동부터 시작해서 한국여성노동자들과의 연대와 민주화 운동과 문화운동을 몸으로 뛰었는데, 몸으로 뛴 우리들의 활동들과 삶을 연극으로 만들어서 회원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고 노래하며 관객에게 전달하는 뮤지컬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의견들이 모아져서 송금희 회원의 감독아래 삼 년 전에 40주년 기념연극 제작이 시작되었다. 재독한국여성모임회원들은 뮤지컬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지만, 용기를 내서 같이 대화하며 노래 가사도 만들고 안무도 만들며 모두 힘을 합쳤다고 한다.
파독 간호사들의 강제 추방에 맞서는 서명운동으로 첫 막을 시작하며 “서명운동 옹헤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함께 뭉쳐 싸워보자”는 노래로 연극이 시작한다. 1부는 여성모임을 조직한 내용으로 40주년이 되어서 40숫자를 쓰는 퍼포먼스와 돌아가신 회원 분들의 혼을 40주년 생일잔치에 부르는 것으로 끝났다. 돌아가신 11분을 한 분 한 분씩 불렀고, 무대에 함께 한 11분의 사진을 보며 회원들 모두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먼저 가신 분들의 가족들이 무대에 함께 올라와서 절을 올리는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그 절절한 마음을 함께 하였다.
본 연극은 회원 20명이 다 참가한 연극으로, 40년의 시간 중에 함께 해온 회원이 나가기도 하고 새 회원이 들어오기도 한 것을 나타낸 장면 등으로 모임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재독한국여성모임 회원들이 전부 각본을 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고, 분장과 소품 또한 모두 전부 개개인이 준비하였다. 연극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각자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들이고 연극에 쓰인 편지들 또한 그 당시 회원들이 직접 가족들에게 받은 것이다. 추방에 맞서는 서명운동에서 모임이 시작하여 많은 일을 해왔던 것처럼, 하나서부터 끝까지 우리 힘으로 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재정은 회원들만의 힘으로 되지 않았기에 신청을 하여 도움을 받았지만, 제작에 관련된 모든 일들을 회원들 스스로 하였다.
마지막 장에는 한일 여성의 화합장면이 나오는데, 재독여성모임이 오랜 기간 일본여성들과 같이 한 세미나경험이 가사에 담긴 노래를 합창한다. 80년대에 성행했던 한국의 기생관광산업에 대한 반대로 시작하여, 일본군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후쿠시마 사고에 같이 울분하며 여성에 대한 해방과 편견 없는 여성운동을 만들어 왔고, 역사적으로 쌓인 서로의 반감을 해소하고 있다고 한다.
안차조 재독한국여성모임회장은 연습 후에 다들 피곤하였고 공연 전에는 긴장을 해서 몸이 말을 잘 안 들었지만, 즐겁게 공연이 잘 끝난 후 감동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하였다. 특히 예전에 같이 연대하던 운동단체들의 분들과, 같이 일을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여성모임를 떠난 분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움의 눈물이 올라왔다고 하였다. 여성모임 회원들은 한 지역에 있는 게 아니고, 각 지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가 한 장소에 함께 모여서 장소를 빌려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독일 사회의 난민문제 등에 지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였다. 연극 25장에 나온 것처럼 재독한국여성모임은 2014년에 창립된 “ 독일이주민여성조직의 연합(Dachverband der Migrantinnenorganisation e.V.) “ 의 회장단에서 여성모임 회원이 참여하고 있듯이, 재독한국여성모임이 독일이주민여성조직의 연합에서 우리들의 경험을 조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또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찾고 있다고 하였다.
여성모임에서 문화부장을 자처해온 송금희님 또한 우리끼리 우리 힘만으로 만들려고 시작했던 공연이 이렇게 커져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고, 준비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공연 전날 마음이 바다처럼 고요해지며 평안해졌고, 덕분에 오늘 긴장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공연을 통해 재독한국여성모임이 정 많은 가족과 같은 모임이라는 것을 또 다시 느꼈고, 모임 회원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였다. 노래를 만든 과정과 가사에 담긴 이야기들을 설명하며, 머리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여서 관객과 소통이 잘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하였다.
카메라스텝으로 참가한 김새봄씨와 토비아스 안트씨는 배우 분들과 기술팀이 합을 맞추는 리허설에서 배우 분들이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들어하셔서, 본 공연에 어떠실지 혹시 기술 팀과 맞지 않는 상황이 오면 당황하시지 않을까 조금 걱정하였는데, 본 공연에서 너무 서로 호흡이 잘 맞고, 문제가 생겨도 즉흥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잘 해결하시는 모습에 놀랐다고 하였다. 공연을 촬영하면서 본 관객들의 반응에서 함께 웃고 울고 하는 것이 다 느껴져서, 배우들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마지막 합창에 “힘찬 여성모임, 정 많은 여성모임”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가족들이 그렇듯이 재독한국여성모임 회원들도 모임에서 가끔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늘 에너지가 넘치고 정이 있는 모임이었다고 한다. 연극을 마친 회원들은 40년 세월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고, 70년대부터 시작되는 연극의 막들을 보니 ‘아, 정말 우리가 열심히 살았구나”를 다시 느꼈다고 한다. 연극 막마다 이곳에서 함께 산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무슨 일이 있으면 함께 힘을 모은다는 것을 보여주어,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두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주었다.(사진제공: Tsukasa Yajima)
독일 유로저널 베를린 이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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