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13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영국에 온지 채 한 달도 안되었을 때다. 아직은 영국의 2층 버스가 너무 새롭고 길을 가다 만나는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도 마냥 신기하며, 영화에서만 본듯한 유럽풍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때였던 것 같다.

학교에서 처음으로 사귄 외국인 친구가 일본에서 온 나오미였다. 물론 나도 영어실력이 신통치 않았지만 그 애 또한 말보다 눈웃음과 제스처를 통해 나에게 의사전달을 하곤 했었다.
주말에 런던을 갈 거라는 내 말에 - 난 Colchester에서 공부 중이었다 - 나오미도 선뜻 같이 가자고 제의했다. 이렇게 해서 둘만의 짧은 런던여행을 시작했다.

복잡하게 엮어진 버스 노선들과 갈아타는 것 또한 표지판을 찾아 다른 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날 정신 없게 했지만 영국생활을 나보다 먼저 한 나오미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난 그냥 그녀의 뒷모습만 보면서 따라가면 됐었다. 노팅힐에 들러 길가에 벌여진 온갖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한 후 테이트모던을 가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탔다.
이날 하루 종일 수십 번이 넘게 버스를 탔지만 나에겐 모두런던 곳곳의 숨겨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sightseeing이라고 쓰여진 런던관광버스 같았다. -사실 같은 노선을 가는 버스를 여러 번 탔겠지만 그때 당시 내 눈엔 모든 것이 새로웠다-

테이트모던은 미국의 MOMA처럼 현대미술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거대한 전시공간이며 미술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 또한 내셔널갤러리처럼 으레 한번쯤 들렸다 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는 나에겐 뭐랄까. 거대한 성과 같다. 그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뛰게 만드는 것 말이다. 성을 들어갈 수 없는 가난한 어린 소녀가 까치발을 하고 담 넘어 화려한 파티를 보면서 마치 어여쁜 공주님이 된 양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처럼, 나 또한 내 작품들이 그 거대한 전시공간에 놓여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드높힐 수 있는 날을 상상하게 만든다. 다행히 그 소녀에게는 성을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었겠지만 난 당당히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도 없다.

저 멀리 밀레니엄 다리 넘어 테이트모던의 모습이 보인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어서인지 뾰족하게 솟아 오른 굴뚝 같은 건물의 기둥에서 당장이라도 연기가 뿜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
거기에선 Racheal Whiteread 와 그 외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나에겐 경쟁자이기도 하며 같은 시대 예술을 하는 동지지만 그 작가들은 나를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미 멋지게 성공한 작가로서의 그들을 인정할 수 밖에. 그리고 그들을 넘어서는 수밖에.

저 다리만 넘으면 되는 것을, 나를 멈추게 하는 한 사람이 밀레니엄 다리 바로 앞, 한 모퉁이에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로 뭔가를 열심히 바닥에 붙어 하고 있었으며 소수의 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열심히 거리 사진을 찍고 있는 나오미를 불러 그 곳으로 가보았다. 그림이었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 방을 가득 채울만한 크기의 캔버스 천을 바닥에 펼쳐놓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었다.
작은 돈 통을 옆에 놓고 말이다. 고전주의 시대의 작품인 듯한 그림을 옆에 펴놓고 그것을 똑같이 그 큰 공간에 채워놓고 있었다. 보아하니 스케치는 다 되었고 채색도 어느 정도 된 것이 거기서 그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며칠은 되어 보였다.
그 날 기온은 영하 5도는 족히 되었을 정도로 매서운 추위였다.
사람들은 짧은 시간 그의 작품을 보고는 옷을 여미고 훌쩍 가버리기도 하고, 몇몇의 사람들은 동전을 던져 주기도 했다.
이런 그의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인지, 아님 저기 멀리 보이는 테이트모던이라는, 그를 불러주지 않는 대형 갤러리에 항의를 하고픈 것이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나는 그 모습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 재정적으로 큰 뒷받침이 없는 대부분의 젊은 예술가들은 돈을 버는 것과 작업을 하는 것 사이에 많은 갈등과 고민이 함께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 해야 하는데, 많은 시간이 또한 새로운 작업을 창조하는데 쓰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돈을 벌고 작업을 하니 말이다. - 그런데 과연 이렇게 거리에서 벌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될까 -
  
4년 전 홍대 앞 낡은 벽에 누군가가 이런 글귀를 새겨놓았다. '예술이 돈이 되는 것을 보여주마' 그리고는 환경정화원에 의해 지워졌는데 다시 거기 위해 이렇게 적어놓았다. '그래도 예술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마' 이 사건은 당시 우리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으며, 술 한잔하는 자리에서는 으레 그 글귀를 들먹이고는 우리끼리 술잔을 부딪치며 열심히 현실과 싸우고 있는 많은 예술가를 위해 건배를 하곤 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냥 누군가의 장난이구나 하고 여길 일이었으나, 우리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영 남의 말 같지가 않다. 얼마나 저 사람도 그림과 돈이라는 두 가지 길에서 고민하고 힘들어 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차가운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 젊은 예술가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동전을 다 내주고는 테이트모던으로 다시 향했다. 적어도 나나 저 거리의 작가보다는 먼저 여유로움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곳 말이다. 밀레니엄 다리를 걷고 있는 내게로 조금씩 다가오는 그 모습이 너무나 얄밉다. 하지만 미워할 수 있겠는가? 미워하기엔 너무 사랑하는 것을. 그냥 꾸준히 오늘도 현실과 부딪히며 작업을 해야겠다.

다시 가볍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오미와 함께 그 성에 당당히 들어갔다.


* 이 글의 작가 김현화는 영국에서 작업활동을 하는 화가이다. 영국에서 일어나는 문화적인 사건이나 전시, 혹은 시각적인 예술성이 보이는 영상 등을 주된 소재로 다루며 그에 관한 작가의 생각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에세이를 쓴다.

김현화  기자
처칠 컬리지 미술강사
hhpeanut@hotmail.com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영국 대다수 영국한인들, 재영한인회장 선거는 무효이고 재선거해야 file 편집부 2024.01.15 2159
공지 영국 재영한인총연합회, 감사 보고 바탕으로 회장 선거 무효 선언하고 재선거 발표 file 편집부 2024.01.02 1734
공지 유럽전체 유로저널 주최 2023 영국 K-POP 대회 대성황리에 개최되어 file 편집부 2023.12.05 2461
공지 유럽전체 제5회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국제 포럼, 세 주제로 열띤 토론으로 성황리에 개최되어 file 편집부 2023.10.30 2823
공지 유럽전체 2022년 재외동포처 설립과 재외우편투표 보장위한 국회내 토론회 개최 (유로저널 김훈 발행인 참여) file 편집부 2022.12.18 3460
공지 유럽전체 제 4회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포럼에서 재외동포기본법과 재외선거 관련 4시간동안 열띤 토론 진행 file 편집부 2022.11.14 4328
공지 유럽전체 유럽 영주권자 유권자 등록 불과 최대 855명에 불과해 편집부 2022.01.25 5343
공지 유럽전체 제 20대 대선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 '매우 저조해 유감' file 편집부 2022.01.22 5576
공지 유럽전체 유로저널 유럽 한인 취재 기사 무단 전재에 대한 경고 편집부 2021.06.12 12183
공지 유럽전체 제 3회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국제포럼 성황리에 개최해 file 편집부 2019.11.06 33922
공지 유럽전체 제2회 (사) 해외동포언론사협회 국제포럼 깊은 관심 속에 개최 편집부 2019.06.07 36548
공지 유럽전체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철원군 초청 팸투어 통해 홍보에 앞장 서 편집부 2019.06.07 37208
공지 유럽전체 제 1회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해외동포 언론 국제 포럼 성공리에 개최되어 file 편집부 2018.10.30 40941
공지 유럽전체 해외동포 언론사 발행인들,한국에 모여 첫 국제 포럼 개최해 file 편집부 2018.10.20 36760
공지 유럽전체 유총련은 유럽한인들의 대표 단체인가? 아니면 유총련 임원들만의 단체인가? 편집부 2018.03.21 42057
공지 영국 [유로저널 특별 기획 취재] 시대적,세태적 흐름 반영 못한 한인회, 한인들 참여 저조와 무관심 확대 file 편집부 2017.10.11 50658
공지 유럽전체 '해외동포언론사협회' 창립대회와 국제 포럼 개최로 동포언론사 재정립 기회 마련 file eknews 2017.05.11 64581
공지 유럽전체 유럽 한인 단체, 명칭들 한인사회에 맞게 정리되어야 eknews 2013.03.27 66843
공지 유럽전체 해외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수상에 즈음하여(발행인 칼럼) eknews 2012.06.27 73038
공지 유럽전체 재유럽 한인 대표 단체 통합을 마치면서(정통 유총련: 회장 김훈) file eknews 2012.02.22 65761
공지 유럽전체 존경하는 재 유럽 한인 여러분 ! (정통 유총련 김훈 회장 송년 인사) file eknews 2011.12.07 77274
공지 유럽전체 유럽 한인들을 위한 호소문 (정통 유총련 회장 김훈) file eknews 2011.11.23 89775
공지 유럽전체 유총연 대정부 건의문(정통 유총련: 회장 김훈) file eknews 2011.11.23 96254
공지 유럽전체 유총연 (회장 김훈) , 북한 억류 신숙자씨 모녀 구출 촉구 서명운동 eknews 2011.11.23 95000
공지 유럽전체 '유총련’임시총회(회장 김훈)와 한-벨 110주년 행사에 500여명 몰려 대성황이뤄 file eknews 2011.11.16 105973
공지 유럽전체 재유럽 한인 두 단체에 대한 유총련의 입장(통합 정관 부결 후 정통유총련 입장) file eknews05 2011.10.31 89108
공지 유럽전체 유총연 임시총회,통합 정관 부결로 '통합 제동 걸려' (제 9대 신임회장에 김훈 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출) file eknews 2011.09.20 98366
공지 유럽전체 재유럽한인 총연합회 전현직 임원,그리고 재유럽 한인 여러분 ! (통합관련 총회 소집 공고) eknews05 2011.09.05 93291
974 유럽전체 유럽한글학교 교사 세미나 파리에서 열려 유로저널 2007.04.12 4647
973 독일 세계직장선교독일연합회 창립예배 및 총회 유로저널 2007.04.11 1401
972 유럽전체 파리 아시안 챔버 오케스트라를 찾아서 유로저널 2007.04.11 5078
971 독일 함부르크 어르신 모시는 날 file 유로저널 2007.04.10 1528
970 독일 뮌헨글라드바흐 여성 합창단 제1회 정기 연주회 유로저널 2007.04.10 1454
969 영국 LG 비쥬얼 아트 시리즈 ‘ Kaleidoscope’ 유로저널 2007.04.10 1766
968 독일 재독, 이북출신 동포들 고국방문 초청된다. 유로저널 2007.04.10 1956
967 독일 재독동포 숙원사업 한글교재 마침내 발간 유로저널 2007.04.10 1297
966 영국 영국, 출입국 통제 및 비자 강화 유로저널 2007.04.10 1496
» 영국 테이트 모던으로 가는 길 (한 예술가의 영국그리기) 유로저널 2007.04.10 1305
964 독일 세계직장선교독일연합회 창립예배 및 총회 유로저널 2007.04.10 1412
963 독일 풍성, 넉넉, 훈훈했던 재독 충청회 대보름잔치! 유로저널 2007.04.10 1435
962 독일 재독 강원도민회 정기총회 유로저널 2007.04.10 1536
961 독일 교회탐방: 뒤셀도르프 은혜 한인 교회 유로저널 2007.04.10 1661
960 영국 런던대 장하석 교수 英 라카토시상 유로저널 2007.04.10 1626
959 독일 재독 간호협회 제3차 임원회의 유로저널 2007.04.10 1388
958 독일 독일인들에게 한국음식 만들기 코스 인기- Koreanischer Kochkurs 유로저널 2007.04.10 1732
957 독일 독일의 “미니 코리아타운” 슈발바흐시 한국주간 선포 유로저널 2007.04.10 1771
956 독일 안성맞춤의 도시 안성 , 독일 모국 귀향마을 설명회 유로저널 2007.04.10 1732
955 독일 베를린 ITB서 한국관광공사 2년 연속 우수전시관 수상 유로저널 2007.04.10 1332
Board Pagination ‹ Prev 1 ... 263 264 265 266 267 268 269 270 271 272 ... 316 Next ›
/ 3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