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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황손 이석씨 사회로 프랑크푸르트 중심가에서 진행

지난 토요일(8일) 독일 월드컵 폐막 하루를 남겨놓고 프랑크푸르트시에서는 “시티 아레나”라는 행사명으로 월드컵 참가국 문화행사를 벌여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한국관광공사(프랑크푸르트지사장 신평섭)가 괴테거리에서 관광홍보와 한국문화 알리기에 앞장 섰으며 동시에 중심가인 짜일거리에서는 재독한인총연합회(회장 안영국) 주최로 조선왕조 궁중복식을 소개하는 모드 쇼가 열려 독일인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일찍부터 왕정체계를 수립한 우리나라는 왕족과 귀족들의 중심적 활동 공간인 궁중에서 다양한 궁중 문화 예술이 발달했으며, 이 가운데 궁중의례는 단연  전통궁중문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궁중의례 가운데 하나인 조선왕조의 친잠례가 1999년 의궤를 바탕으로 한 고증을 거쳐 재현된 이래 여러 차례  국민에게 소개되었으나 독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월드컵 폐막을 앞두고 프랑크푸르트시에서 주관한 참가국 문화행사에 참여한 한국의생활문화원의 친잠례보전회 오이순원장은 “한국 궁중의상의 아름다움과 숭고할 만큼의 높은 품격은 오래 전부터 세계인의 찬탄을 받아 왔다”며, “왕비를 중심으로 한 여성들의 의상은 그 시대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구현한 만큼 이번 프랑크푸르트 행사에서 재독동포와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궁중복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친잠례>란 왕후가 친히 내외명부를 거느리고 양잠의 본을 보여, 비단 생산을 장려해 온 조선왕조 오례의에 속한 왕비주도의 궁중의례이다.
  누에를 쳐 비단을 짜는 양잠은 단군시대부터 권장되어 온 것으로 기자시대의 기록에 나타나며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왕조 태종에 이르러서는 왕후가 직접 친잠례를 거행함으로써 이후 우리 궁중의 큰 행사가 되었다.
백성의 경제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이를 권장하는 친잠례를 행함에 있어서도 선잠제를 비롯하여 친잠의식 및 누에고치를 받는 수견과 이를 조정대신과 팔도에 반사하는 반견 의식이 있는데 역대로 이런 의식을 다 갖추어 거행한 경우는 영조 43년(1767년)이 유일하다고 전한다.
친잠례는 1923년 순종 때 창덕궁 친잠실에서 수견의식을 거행한 것이 마지막 예식이었다. ‘궁중 의생활의 미’라는 주제로 1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하우프트바헤  모드쇼에서 구한말 대한제국의 고종황제 손자이자, 의친왕의 11번 째 아들인  이석(66세)씨를 비롯해 재독교포 등 모두 48명이 모델로 참가했다.
이날 궁중 봉향과 헌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의상을 선보인 궁중복식은 12장복(이석), 12등적의(황치석),  청국의(조남희), 황국의(황인영), 황원삼(김근희), 홍원삼(이미애), 홍룡포(유관열), 자적원삼(최정례), 노의(박은숙), 장삼(반미옥), 공주당의(유현서) 외에도 황제, 황후 등 다수의 화려한 의상이 소개되었다.
이날 사회를 본 황손 이석(본명 이해석)씨는 어려웠던 시절 미 8군의 연예단에서 가수 MC 등으로 활동하면서 생계를 꾸려왔으며 <비둘기 집>을 불러 일약 가수로 유명해졌다.
장희빈궁에서 살던 마지막 황손은 “전두환정권 때 궁을 빼앗기고 미국으로 쫏겨 나갔으며, 이방자 여사 장례식 때 다시 귀국, 16년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국내에 정착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현재 “전주에  거주하면서 전주대학에서 역사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황실복원을 위해 100만명 국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짜일거리에서 의상쇼를 마친 궁중의상팀은 구경꾼들의 박수갈채와 탄성을 받으며 괴테거리로 시가행진을 한 후, 대진대학교 무용예술학부(구성안무: 김근희교수) 학생들의 무용이 이어졌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명품가로 유명한 괴테거리는 지난 6월 초 월드컵 개막에 앞서 열린 시티 아레나 문화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국의 거리로 지정,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고 재독교민이 참여하여 한국의 음식과 관광상품 및 문화 알리기와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의 거리는 다른 어느 나라들의 거리보다도 활기차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적이고 고요한 품격을 유지하며 진행된 궁중의상쇼와 대조를 이루었다. 이러한 대조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미지와 월드컵 응원에서 나타나는 다이나믹 코리아의 양면을 통해서도 독일과 세계에 한국인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독일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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