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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마당에 낯선 이국 땅에서 뿌리 내리고 정착하는데는 무엇보다 현지어의 습득이 우선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현지어의 습득 없이도 현지화에 성공하여 잘 살고 있다.
미국 2백10만의 교포사회에서는 한인촌이 형성되어 한국인들끼리 경제활동이 충분하기 때문에 영어를 쓰지 않고도 현지화가 가능하겠으나 영국은 다르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한인촌을 형성하고 있다고는 하나 미국에 비해 숫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한 3만 5천의 인원만으로는 한국인들만으로의 경제 활동은 미흡하기 그지 없다.
뉴몰든지역을 예로 들어보면 1만5천의 한인들을 상대로 한 한인 식당의 숫자가 27개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은 초과잉상태이다.
결국 이러한 현실은 한인업체의 영국현지민을 상대로 한 현지화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는 실제상황인 것이다.

무엇이 현지화 인가
영국이라는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운영주의 영어사용이 현지인들과 우정을 쌓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영어 사용에 자신이 없는 까닭에 매일 스치게 되는 이웃집 영국인에게 짧은 인삿말을 건네지 못해 교양없고 폐쇄적 한국인이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간단한 영어 한마디가 전혀 사귀고 싶지 않은 한국인에서 하루아침에 매력덩어리 한국인으로 변하게 하는 것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인의 영어 학습방법의 문제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해당 외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는 국민들의 중학교 2학년 수준의 구사력과 이해력, 곧 대중매스컴의 이해를 갗추기 위해서는 약 2,000시간의 학습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은 그 2천시간의 몇배에 해당하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기간동안 총 영어에 투자하는시간이 6천시간에 훨씬 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영어 이해력과 구사력은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들 수준이라는 것이 신종 세계의 불가사의 중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어교육 방법이나 학습방법에 문제가 있는것 아닌가?
육상선수도 종목에 따라 훈련방법이 다르듯이 지금까지 한국의 영어교육은 학자가 되는 학문으로서의 영어교육방식으로 획일화 되어왔다. 학자로서의 영어 공부와 비지니스 혹은 선교사로서의 영어트리이닝은 분명 방법이 달라야 했다.

‘기적의 영어 회화’참관기
지난 7월 초  터무니 없는 광고가 동포신문에 났었다. 5일 투자해서 5년 이상의 효과를 본다는 전형적인 과대광고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던 것이다.  
유학생 출신도 아닌 한국의 토종 강사가 ‘기적의 영어회화’라는 제목으로 영어의 본산지인 영국을 농락하려는 시도에 잠입취재를 갔었다. 한나절만 취재해도 사기꾼인가 아닌가가 판명될 것이기에 신문사 사무실에 연락도 없이 수업에 참가했다가 발목이 잡혀버린 것이다.  장장 4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강행군으로 진행된 이 특강은 특강 참석자 49명 전원이 한명도 빠짐없이 학습효과에 만족해 함을 보였다.
이번 특강을 진행한  하득희 목사는 이미 뉴욕과 워싱톤 등 미국에서조차 영어 특강으로 이름이 날려 있었다.
토종 한국인으로 영어의 본토를 공략한 하목사의 교습 방법은 특별한 기적적 방법이 아닌 너무나 단순하고 쉬운 방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쉽게 넘겨왔던 부분을 날카롭게 짚어낸 것이다.
하목사의 교습방법은 고려와 조선시대 때 짧은 교육기간을 통해 통역관을 배출해왔던 ‘사역원’에서 해왔던 방식으로 기본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었다. 4일만에 교재 한권이 각 문장을 수 십번씩 큰 소리로 반복하는 것은 분명 한국인들이 ‘문법’이라는 수학공식으로 영어를 정복하려 했던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몇 년전 필자를 찾아온 학생이 있었다. 영국에서 어학원을 2년 가까이 다니던 학생으로 도대체 영어가 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무실에서 10명이 넘는 영국 동료들과 점심도 같이 먹을 수 없었고 전화만 오면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 친구에게 한국에서 나온 영어교재를 한국어만 보고 영어가 나오도록 반복암기를  1주일에 4시간씩 3개월을 훈련시켰다. 3개월 후 이 학생은 혼자서 스코틀랜드 출장을 1주일씩 갈 정도로 업무에 자신감이 붙었다.
하득희 목사가 주장하는 ‘영어는 천자문 외우는 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필자가 일선에서 경험한 사례 등이 외국어 체득 방법의 가장 효과적 방법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한다.
지구촌 선교언어연구원을 설립하여 한국인들에게 맞는 영어 훈련을 진행해오고 있는 하득희 목사의 영어 교습 방법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크레이지 영어’와  영국의 ‘칼란’영어와 어느 정도 공통된 점이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은 위의 두 방법이 ‘개인암기 훈련’이라면 하목사의 방법은 ‘단체 암기훈련’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유태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종교단체에서 경전 암기용으로 음률 가락이 상호작용을 통해 암기에 가속도를 주는 방식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것이다.

어디에 쓸려고 하는고?
필자가 학생시절 일본에서 특강을 온 교수가 있었다. 우리과 교수와의 친분이 40년이 넘게 지속돼 온 70대 노인으로 40년 넘게 일본어로 편지를 보내준 자신의 한국 친구에 대한 예의로서 환갑을 기념하여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뒤 정확히 10년 후 한국에서 동양 3국(한국. 중국.일본)의 음식맛에 대한 특강을 한국어로 했다.
일본인 특유의 혀짧은 발음이 아니라 누구도 일본인이라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완벽한 발음과 문장 구사였다. 특강이 끝나고 사석에서 그 비결을 듣게 되었다. 다름아닌 한국의 고전 소설(홍길동전,춘향전 등) 두어 권을 통째로 외웠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향하는 목적에 따라 영어학습 방법이 전환되지 않고는 영어에 대한 시간과 돈의 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안되는 영어를 언제까지 감춰가며 영국생활을 해나간다는 것은 곤역도 산곤역이라. 굳이 영국에 유학와서까지 한국에서 공부하던 방식으로 도서관에서 비지니스나  선교사 영어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 있을 것 같아 한마디 끄적거린 것을 양해하시라.
‘영어란 무엇인가’가 아닌 ‘어디에 쓸려고 하는고?’ 라는  타켓으로 수정될  때  비로소 막혔던 귀와 입이 들썩거리게 되는  것이다.

유로저널 영국지사장
박운택
philip21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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