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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독일 동포사회의 대표적인 신년맞이 행사로 자리잡아

지난 13일(토요일) 마인츠와 인근지역의 교포들이 마인츠 에버스하임에 모여 성대한 잔치를 벌였다. 전통의 신년맞이 축하잔치다.
새해를 맞아 처음 대하는 얼굴들, 마음이 새로워 그런지 오늘은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기만 하다.
분주하던 연말연시를 지낸 후 한숨을 돌린 시간, 바쁜 일정을 피해 다소 한가한 시간에 준비한 행사가 오히려 인기가 있었는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행사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주최측의 축적된 경험과 지혜가 돋보였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마인츠와 인근에 거주하는 교포 외에도 동서남북으로 수백 킬로미터씩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와 지인들 그리고 한인동포 못지않게 해마다 열심히 참석하여 이 행사를 빛내주는 한독가정 동포들이었다.
400석 장내가 빈자리 없이 들어찬 가운데 홀 전면 무대 앞에는 추첨을 기다리는 경품들로 가득했다.
“일찍 행사장을 떠난 사람들까지 계산한다면 아마 500여명은 족히 이곳을 다녀갔을 것”이라고 조창희 마인츠 한인회장은 말한다.
지난 수 년간 정기적으로 치러온 마인츠 한인회 신년잔치는 그 규모나 연속성을 고려할 때 이제 남부독일 동포사회의 대표적인 신년맞이 행사로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이처럼 교민사회의 정서를 하나로 묶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현 한인회장 조창희씨와 마인츠 한인회의 공로라고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자체는 특별하거나 이색적인 순서는 없었고 대체로 한인행사가 그렇듯이  I 부 기념식, II부 문화행사 그리고  III부 여흥시간으로 이루어졌다.
김효성부회장이 사회를 맡은 기념식에서 조창희회장은 정해년인 금년이 특별히 황금돼지띠라고 하는 만큼 참석한 모든 이들이 쓰고 남을 만큼 넉넉한 부자들이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각 가정에 희망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말로 개회사에 갈음했다.
또한 조회장은 한인회 임원 및 회원을 비롯하여 마인츠 무궁화한글학교와 이금희교장, 한국전통문화 지도자 이은경씨, 한독친목회 타슬러회장 그리고 마인츠 여성합창단, 유학생회, 청소년단체 교네트, 원로회 김종호감사, 음식을 준비한 부녀회, 기타 물심양면으로 협조한 기관이나 개인 등, 이번 행사를 위해서 수고한 여러 단체와 단체장, 임원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했다.
이어서 안영국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총연합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문영희 부회장이 대독한 신년사에서 안회장은 마인츠 한인회의 활동을 치하하는 한편 재독한인 2세들의 활발한 동포사회 참여를 호소했다.
또한 현재의 마인츠 신년잔치가 앞으로는 비스바덴과 프랑크푸르트도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주독대사관 본 분관에 최근 몇 달전 박승규영사의 후임으로 부임한 신임 이재용영사의 부임인사를 겸한 격려사가 있은 후, 재독한인총연합회의 표창장과 마인츠한인회의 감사장을 수여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총연합회장 표창장은 전동락씨와 박계순씨가 수여했다. 전동락씨는 서예지도를 한 공로로, 박계순씨는 고전무용 및 풍물놀이 지도를 한 공로로 각각 표창을 받았다. 마인츠한인회에서 준비한 감사장은 독일인 미하엘 타슬러 한독친목회장과 최숙녀, 최영복, 이은경씨 등이다.
타슬러씨는 한인행사 때마다 행사장 섭외를 맡아주어 그 동안 큰 도움을 받았으며 최숙녀와 최영복씨는 한인회 일이 있을 때마다 솔선수범 헌신적으로 봉사했고, 이은경씨는 무궁화한글학교 교감으로 학생들에게 무용을 지도해 왔다.
식사후 속개된 II부 문화행사 시간은 이영남 사회자의 진행으로 다양한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무궁화한글학교(지도 이은경) 초등부학생들의 “꼭두각시춤”과 고등부학생들의 “검무”, 마인츠 여성합창단(단장 이영화, 지휘 문승택)의 “청산에 살리라”, “태평가 공연”, 특별출연한 소프라노 이정순의 “고향의 노래”와 “그리운 금강산” (반주 차승조), 천인영의 비올라연주와 전현경의 피아노반주로 밀리안 밀로비치의 “보리수”와 “사랑의 인사”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III부 여흥시간(사회: 황정우 이준아)에는 어린이들의 “북가락”, 마인츠 어머니들의 “흥춤” 등 예정된 공연과 어린이들이 어른들께 세배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노래솜씨와 춤파티를 곁들인 행운의 복권추첨 시간으로 이어졌다.
경품의 종류도 가지각색, 경품제공자들도 다양하다. 복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사회자가 추첨번호를 부를 때마다 혹시 내 번호를 부르지 않을까 웃음 속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복권행사는 교민행사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시행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복권에 당첨되어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포장지를 뜯고 상자를 열어 본 순간 실망을 금치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값나갈 물건이라도 들어있을 것 같이 포장지는 예쁘기만 한데 기대 속에 열어본 상품이 너무도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면 우롱을 당한 것만 같다고 이날 한 당첨자는 말했다.
많은 사람과 단체들이 참여하고 많은 경품이 출연되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행운을 나누어 갖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품으로 출연하는 물건들을 포장만 번지르하게 하고 그 내용물은 허접한 물건을 넣어두어서야 어디 새해 인사가 되겠는가. 적어도 복권 한 장 값 보다는 경품 값이 커야하지 않겠는가. 경품으로 내놓는 물건도 제공자의 정성과 봉사정신이 들어있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신년잔치가 이같은 경품 하나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상하게 된다면 본래의 행사취지를 상실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물품 출연자들은 무분별한 경품제공을 삼가야 한다.
동시에 주최측에서도 행여라도 당첨자들을 불쾌하게 할 물품은 아닌지 사전에 엄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정말로 주어서 기쁘고 받아서 기분좋은 복권행사가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독일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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