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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한인 2세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1998년부터 정기연주회를 열어온 겨자씨 음악회. 이제 내년이면 열살이 된다. 처음에는 한인 2세들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한독가정 2세들과 유럽 2세들, 독일인 친구들까지 함께 '만인의 언어' 인 '음악' 안에서 한 친구들이 되어 이웃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지난 12월 25일 (화), 겨자씨 음악동우회 (ISMF: International Senfkorn Music Friends)가 주최한 성탄음악회가 열린 Rehe 기독교 휴양관의 홀은 이곳에서 성탄절과 새해를 보내는 독일인들과 인근 주변에 살고 있는 독일 주민들이 참석하여 200석의 홀이 거의 빈 자리가 없이 가득 찼고, 서있는 청중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저녁 7시 반, 홀의 전등이 꺼지고  어두움이 내려앉은 가운데 청중석이 조용해지자 천상에서 내려온 듯한 6명의 천사들 (박은지, 문윤영, 유페터, 이마리아, 주은혜,안야 슈바이처)이 은종을 울리며 "Stille Nacht, heilige Nacht"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를 은방울 구르는 듯한 차임벨 연주로 성탄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세상만민의 구주요 사랑과 평화의 왕으로 말구유에 겸손히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묵상하게 만든 차임벨 음악 후, 30여 명의 겨자씨 청소년들이 글로리아 크루스토프스키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를 애절하면서도 물흐르듯이 연주하였다. 그리고 두번째 곡으로 '호두까기 인형' 중 'Trepak' 을 템포를 잘 맞추어 즐겁게 연주히였다. 세번째 순서로 유페터 군과 사무엘 쾨스터스 군은 경쾌한 트럼펫과 호른 듀엣연주 (헝가리 무곡, Gruess Gott, Du schoener Maien)로 청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이번 성탄음악회에 처음으로 선보인 뒤셀도르프 음대 재학중인 이자벨라 양의 하프 독주 (Etuede de concert Op. 193 von Felix Godefioid)에 청중들은 숨죽이며 천사의 손이 연주하는 듯한 선율에 취하였다.

쾰른 음대 재학중인 박마리아 양의 브람스곡 'Unbewegte laue Luft' 솔로에 이어 프랑크푸르트 Oper의 권영호 테너가 마침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눈에 맞게 우리 가곡인 '눈' 을 불렀고, 박마리아 양과 함께 부른 'O heilige Nacht' (오 거룩한 밤)는 스승과 제자의 듀엣이 되어 더욱 많은 박수를 받았다. 비엔나에서 바이올린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박경하 양과 함께 주사무엘 (바이올린), 박은지(바이올린), 장요한네스(첼로) 군이 모짜르트의 'Eine kleine Nachtmusik' 을 정겹게 연주할 때에는 잘 알려진 명곡이라 청중들에게 더욱 친밀감을 안겨주었다.

핸드벨과 차임벨 연주팀이 우리 나라 가곡인 '고향의 봄' 을 연주할 때에는 마음의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듯한 잔잔한 연주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교민들도 있었다. 이어서 연주된 '도레미 송' 에 청중들도 박자를 따라 몸을 흔들며 흥겹게 따라 부르기도 하였다. 오케스트라 마지막 곡인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곡은 왈츠곡다운 즐거움을 선사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20여 명의 겨자씨 청소년들의 즐거운 성탄 캐럴과 춤은 청중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순서로 14명의 어린이 합창단들이 앞에 나와 청중들과 함께 'Kling Gloeckchen', 'Suesser die Glocken nie klingen', 'O du Froehliche' 등 성탄 노래를 부르며 어린이, 청소년, 어른들이 함께 하나가 되는 음악회의 막을 내렸다.

Rehe에서 성탄절을 보내며 올해 두번째로 겨자씨 성탄음악회에 참석하였다는 Ostberger 여사는 겨자씨 청소년들의 성탄음악회가 "grossartig" (매우 훌륭하였다) 고 하며 만면에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말하였다. 은발의 한 독일 부인도 "마치 천상의 음악을 듣는 둣하였다" 고 하며 즐거워 하였다. Rehe 휴양관의 Gregor Schnupp 관장은 음악회가 끝난 후, 각종 음료수와 함께 브레첼과 쵸코렛 등을 가득 담은 바구니들을 준비하여 매년 Rehe에 와서 성탄음악회를 개최하는 겨자씨 청소년들의 수고에 감사하고 이들을 격려하였다. 우리의 희망이며 미래인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즐거운 대화가 익어가는 동안 Rehe 휴양관을 둘러싼 숲속에는 그들의 이야기만큼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독일 마인츠=유로저널)
유한나 기자 hanna2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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