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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동포 도예가 이영재 쾨니히슈타인 전시회
도자기에서 구현한 동서의 만남, 이영재의 예술세계 독일도 놀랐다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공기 좋은 산동네 쾨니히슈타인. 독일 최고의 부자들이 모여 사는 이 마을에 동포 서지민씨가 경영하는 아담한 갤러리 「운(芸)」이  있다.

이곳에서 지난 달 21일부터 재독동포 도예가 이영재(57)씨의 도자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생활 도자기들로 약 200 점에 이른다.  

도자기를 대하는 순간 한국의 정서가 물씬 풍겨 나오는 우리네 전통의 정감어린 색깔들이 먼저 눈길을 파고 든다. 고려청자 같은 은근한 옥색, 이조백자 같은 투박한 백색,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황토색 등,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웬지 모를 그리움이 묻어나온다.

한국보다도 독일에서 그 명성이 높은 이영재작가는 본래 생활미술을 전공했으나 뜻한 바 있어 1973년 독일 유학을 결심하고 비스바덴대학에서 도자기와 조각을 공부했다. 졸업후 하이델베르크에서 개인공방을 운영하며 카셀미술대학에 출강하는 등 창작활동과 후학지도에 열정을 바쳤다.

맨바닥에 그릇들을 전시하는 독특한 전시법으로 유명한 이작가가 독일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쾰른의 성 페터교회 전시회 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부터이다. 특히  2007년"1111 개의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뮌헨의 피니코텍 데어 모데르네 개인전은 그의 예술성에 극찬이 쏟아지며 전 독일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작가에 대한 소문은 곧 한국에도 전해져 현대화랑 초대전에 이어 KBS TV에서는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 등을 알리는 특집을 보도했다.  흔히 음악의 나라 독일이라해서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을 찾는 사람들은 수 없이 많지만, 미술 특히 도예분야에 도전해 세계적인 예술가로 명성을 떨치는 인물은 이작가가 처음인 것 같다.

이처럼 이영재가 독일을 비롯해 세계적인 도예가로 인정받고 그의 도자기가 각광을 받는 데에는 그러나 남모르는 피나는 연구와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20여년 전 독일인 동료와 함께 지금의 에쎈의 「마가레텐훼에」 공방을 인수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색채와 유약 실험이 그것이었다. 기이하게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 1000번의 유약실험 끝에 마침내  흰색, 녹색, 갈색 등 여섯가지 유약을 최종 선택하는데 성공했다.

「운(芸)」갤러리의 서대표는 이영재의 도자기에 대해 "그가 만든 그릇들의 색깔은 모두 깊이가 있는 데다가 어머니 토양과 흙의 질감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서, 예를 들어 찻잔을 두 손으로 가만히 감싸노라면 어머니 대지의 포근함과 따스함이 고스란히 손바닥에 전해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도자기 모양새가 우리의 전통 도자기와는 좀 다르다. 색은 분명 우리 색이나 모양은 변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에쎈의 「마가레테훼에」 공방이 독일이 자랑하는 100년 전통의 디자인학교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단순미를 이상으로 삼는 「바우하우스」의 전통이 한국의 색채와 만난 것이다.  한국의 전통과 독일의 전통이 서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양쪽 민족에게 모두 정감을 느끼게 하는 그릇들.  여기에 총각무를 담아도 좋고 소시지를 담아도 어울린다.  독일인들의 성격에 맞게 그릇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제작되었기 때문에 실용성이 뛰어나 독일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서대표가 귀띰을 한다.

이질적일 것만 같은 동서의 만남과 조화. 이영재와 그의 공방이 독일 도자기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나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낸 노하우는 바로 이것이었다.

이영재의 「마가레텐훼에」 공방 도자기 전시회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장 위치와 개장시간은 아래와 같다:

전시장: 갤러리「운(芸)」 (Tel: 06174-221750)
                 Seilerbahnweg 1, D-61462 Königstein
개장시간: 월+금 15:00 – 18:00, 화+수+목+토 10:00 – 13:00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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