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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0.11.22 01:31
한지작가 이종국 이야기
조회 수 5433 추천 수 0 댓글 0
*할아버지를 따라서* 김은숙 나에게는 멋쟁이 할아버지가 있다. 우주로 여행하는 시대에, 무명옷을 펄럭이며 커다란 요술 방망이를 여러개 들고 세계의 여러 나라를 다니셔서 비서가 여럿 필요하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베이징에 초대되어 중국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이번달에는 함부르크로 "마실가자!" 해서 얼른 따라 나섰다. 그리고 10일간의 함부르크 체류기간에 대한 나의 계획은 무계획이 계획이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요술 방망이가 여러개라 출발때부터 나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했다. 어찌어찌 해서 민박집까지 왔는데 주인님은 또 포루투갈로 마실가셨다나? 나는 할아버지 아침상부터 차려야했다 . 쌀밥에 북어국, 김,생채, 마른 멸치를 고추장 찍어먹고, 점심은 주먹밥과 과일을 준비하여 할아버지의 놀이터에 따라나섰다. "요번에는 요술방망이에서 무엇이 나올까?" "내마음은 무지개를 보면 뛰노라" 라는 시가 있는데 나는 할아버지의 손과 가방만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그런데 뜡~~ 뮤지엄에서 최고 좋은 한가운데 위치한 대형 유리상자의 공간 안에 쏟아놓은 첫 선물은 막사발 형태의 종이로 만든 빈 그릇 이었다. 무엇이나 담을수 있는 텅빈 그릇.... 그리고 사이좋은 종이 새와 물고기 가족들이 튀어나와 날아다니며 춤추고~~달님도 별님도 우수수... 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나비는 살랑살랑, 호랑이는 어흥~우와~ 동양 한국의 정신문화가 할아버지의 요술 방망이에서 또박또박 걸어나와 지구촌의 축제가 된다. 어른, 아이, 남녀 노소 모두 우리는 할아버지의 마술에 취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한 말씀 하신다. 물고기는 크리스쳔에게는 기독교의 상징이지만 우리 동양의 불교문화에서는 ‚물고기가 눈을 뜨고 잠을 자듯이 우리의 의식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는 의미라고... 그런데 나는 눈을 뜨고 있는 순간에도 의식은 잠자는 순간이 많았던것 같다. 진정한 깨어있음, 맑은 의식, 열린 사고...나는 누구인가?... 할아버지의 손에서 나온 하나하나의 요술은 구경 나온 독일사람들의 손에 손을 잡는다. 그래서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이끌기도 하며, 예술가들에게는 창조적 영감을 주고, 사업가에게는 새로운 기운을 주기도 한다. 또 어떤 이에게는 비타민이 되기도 한다. 하늘하늘한 한지 조명등은 우리의 마음을 환하고 따스하게 비추어 주어 근심이 사라지고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한다. 할아버지는 신종 바이러스다. 행복 종이 바이러스...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면서 재미난 것 많이 만들어 주세요... p.s. 함부르크 독.한협회 추천으로 2010년 11월 10일 부터 14일 까지 함부르크 민족학 박물관 (Museum für Völkerkunde Hamburg)에서 개최 되었던 세계민족박람회에 초대된 한지작가 이종국에게 독일사람들이 경이로와 했다. 작가는 전통적 방식으로 직접 닥나무를 키워서 종이를 만들며, 현대적인 조형감각으로 회화나 공예품으로 승화시킨다. 함부르크독.한협회 회장 김옥화 재공 독일 김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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