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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4 04:34
김인수의 영국 사는 이야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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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의 영국 사는 이야기(5) 과장하지 맙시다 지인이 식당을 열었다. 영국 이민 생활이라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다. 오랜 세월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생활을 하다보니 거덜이 날 처지에 있었다. 다행히 이리 저리 돈을 끌어모아 식당을 인수하기로 했다. 그 인수 할 식당에 같이 가서 한번 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가 식당 전문가도 아니고, 봐서 무슨 도움이 될까 두 세 번 거절했다. 그래도 막무가내여서 마지못해 인수 하려는 식당을 함께 가서 보았다. 처음 영국에 온 한국인들의 눈에는 70, 80년대쯤 만났음직한 식당이지만 이곳 영국에서는 그런 식당이 보통 10만파운드(약 2억원정도)에서 30만 파운드(약 6억원 정도) 정도의 권리금이 붙어있다. 지인은 다행히 7만 파운드 정도의 권리금을 주고서 식당을 인수하기로 하였다. 전 식당 주인은 월 4만 파운드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한달에 약 5천 파운드 조금 넘는 이익이 있었다고 했다. 가게의 위치는 나름 괜찮았다. 금요일 그 식당에 그 지인과 저녁을 먹으러 갔다. 우선 홀에서 3명의 직원이 일을 했다. 부엌에도 3명이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여섯명의 직원이 일을 했다. 건물세와 세금과 보험료, 전기와 가스 및 수도세를 합치면 월 3천 파운드가 든다. 바쁜 금요일이라 6명의 직원이 일을 하지만 평소에는 부엌에 2명 홀에 2명, 모두 4명의 직원이 일을 한다고 했다. 대충 계산해보자. 한달에 25일 가게 문을 연다고 했을 때 건물세와 세금 등 월 3천 파운드의 비용을 한달 25일로 나누면 하루 125파운드가 든다. 하루 8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시간당 15파운드의 비용이 든다. 직원 한 사람당 최소시급을 지불한다고 했을 때 세금 등 직 간접 비용을 포함해서 시간 당 10파운드의 인건비가 든다. 4명의 직원 인건비로 시간당 40파운드가 든다. 이 가게는 매 시간당 55파운드가 드는 가게다. 마진율을 30%정도로 볼 때 시간당 매출액이 180파운드가 되야한다. 식당의 마진율은 30%를 넘는다는 의견이 있지만 많은 음식 재료들이 냉동고 냉장고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손실이 생긴다. 한국식 식당의 마진율 30%는 쉬운 마진율이 아니다. 이 가게는 한국식 식당이다. 평균 한사람의 고객이 10파운드에서 20파운드의 매출을 올린다. 한 사람의 고객이 시간당 평균 15파운드의 매출을 올려주는 경우라 하면 시간당 12명의 고객이 8시간동안 쉬지않고 매출을 올려주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하루 96명의 고객이 한 사람당 15파운드의 매출을 올려주어야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매시간 180파운드의 매출액을 하루 8시간동안 올려야 유지가 되는 가게다. 하루 1,440파운드의 매출이 필요한 가게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그러한 매출이 가능하겠다. 그러나 주중에는 1,440파운드의 매출이 어려운 가게다. 이러한 간단한 계산을 해서 내 의견을 그 지인에게 알려주었다. 그 가게를 하고 싶었던 지인은 이런 나의 의견을 귓등으로 흘려 들었다. 부부가 한 사람은 홀에서 그리고 한 사람은 부엌에서 일하면 인건비로 나갈 돈이 수입이 되므로 먹고 사는 것은 충분 할 거라고 하면서 그 식당을 인수했다. 나에게 의견을 듣고 싶었다기 보다는 이런 식당을 인수한다는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도 지인 인지라 인수 인계는 변호사를 통하여 제대로 하고, 변호사를 통해 그 가게의 모든 매출액과 세금신고 자료들을 잘 확인해 보라는 말을 해주었다. 몇달 후 그 지인이 다시 찾아왔다. 아무리 해도 하루평균 1,440파운드의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재료값을 줄이려고 부부가 새벽시장을 다녔지만 매출액의 30% 마진은 쉽지 않다고 했다. 게다가 이런 저런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여 감당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부부가 새벽부터 밤까지 고생을 했지만 은행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 가게를 인수할 때 직원 4명의 인건비와 각종비용을 제외하고 월 5천파운드의 이익이 있다던 말과 월 4만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다는 전 주인의 말은 모두 거짓말인 것 같다는 것이다. 우선 컴퍼니하우스(Company House)에서 전 가게주인의 자료를 확인해 보았다. 월 평균 매출액이 2만 파운드도 되지 않았다. 매년 적자로 보고 되었다. 서류상 가게 주인은 매달 가게에서 생기는 손해를 매꾸어 넣고 있었으므로 어떠한 수입도 없었다. 전 가게 주인에게 사실확인을 했다. 전 가게주인은 “대부분의 거래가 현금으로 일어났으며, 현금 거래는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컴퍼니하우스 보고서에서는 빠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새 가게 주인이 “운영을 잘못해서, 음식 맛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손님이 떨어진 것” 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 가게 주인은 많은 현금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또한 월 4만파운드의 매출이 있었다는 것과 매달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도 5천 파운드의 이익이 있었다는 말은 여러 자료로 보아 사실이 아님이 분명하였다. 이 경우 새 가게의 주인은 전 가게의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다. 새 가게 주인이 계약을 하게 된 주된 이유가 전 주인이 말한 매달 4만 파운드가 넘는 매출액과 월 5천 파운드가 넘는 이익이었다면 새 가게 주인은 계약을 해지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수로 인한, 그리고 인수 이후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는 전 가게주인이 가게를 팔 목적으로 사실이 아닌 거짓을 전달 한 것 즉, 와전(Misrepresentation)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계약에 있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하여 상대로 하여금 그 내용에 혹하게 해서 계약이 성사 된 경우, 와전 되었다는 사실이 확인 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또한 그 계약으로 말미암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와전한 내용이 계약에 이르게 한 중요한 이유가 아닐 경우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전 가게 주인이 “우리가게가 이 동네에서 제일 인기있는 가게 중 하나” 또는 “손님들이 우리 가게를 너무 좋아해요”라는 말들을 했을 경우 보통 사람들은 그 말들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뿐 더러, 그러한 말에 의존하여 가게를 인수하지 않는다. 이러한 말들은 계약에 이르게 하는 사실왜곡 또는 와전이 아니며, 계약해지 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 간혹 이베이(E-Bay) 등에 자동차를 팔면서 과장 된 광고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낙찰을 받은 사람이 돈을 지불하고 차를 가져갔는데 광고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 오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를 사 간 사람이 입은 손해 즉, 차를 운반해 간 비용과 되돌려주는데 사용 된 비용을 과장 광고한 사람이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이베이의 자동차 광고를 보면 불리한 사실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불리한 사실을 알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구매를 한 경우는 사실왜곡 또는 와전을 근거로 계약해지 할 수 없다. 전 주인이 “우린 매출액이 별로 였어요. 아마 우리 음식 메뉴가 고객들에게 맞지 않았나 봅니다. 새 주인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질 높은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면 잘 될 겁니다. 우린 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우리 부부의 인건비 정도의 수입이 있었답니다. 권리금은 우리가 이 가게의 시설비와 각종 비품을 구입한 비용의 일부와 가게의 이름을 알리는데 들어간 광고비의 일부랍니다.”라고 말을 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까? 새 주인은 식당의 매출액에 의존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그리고 매달 기대되는 이익에 의존하여 계약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새 주인은 질 높은 서비스와 새로운 메뉴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인수하였을 것이며, 인수시 지불한 권리금은 시설비와 비품비, 그리고 가게의 이름을 알리는데 쓴 비용의 일부로 이해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되었다면 비록 가게가 잘 운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새 식당 주인은 계약을 해지 할 수 없으며 또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새 가게 주인이 변호사를 통하여 제대로 된 계약서를 쓰지않고 같은 한국인이라 서로 계약서를 주고 받으며 서명을 했다. 이런경우 계약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당사자간의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만일 변호사를 통하여 가게를 사고 팔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월 매출 4만파운드와 매달 5천파운드의 이익이 계약의 주된 이유였다면 변호사는 그 증거자료를 전 가게주인에게 요구하였을 것이며, 거짓이 발견되었을 경우 새 가게 주인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알렸을 것이다. 만일 변호사가 이러한 과정을 실수로 넘어갔다면 변호사의 책임보험을 통하여 새 가게 주인이 입게된 손해를 보상해 주게된다. 가게를 사고 팔거나 자동차 등을 사고 팔 경우 있는 사실만 이야기하자. 계약을 유리하게 하거나 쉽게 할 목적으로 과장하거나 거짓을 말하지 말자. 오직 사실만을 말하자. 계약이 해지되고 손해배상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변호사를 통하여 제대로 된 사실 확인과 법률이 정한 과정을 거치자. 그렇게 하여 법이 정한 당신의 권리를 보호받자. 김인수 (영국이름 Andrew King) Andrew Law Consultancy Ltd. law999uk@gmail.com 07915-8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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