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상 복지정책으로 총선과 대선에 승부걸어

민주당이 당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무상 복지정책 드라이브를 밀어붙이고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1년 넘게 남겨두고 대표 공약을 매우 이례적으로 공개하는 등 공식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연말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에 반발해 장외투쟁,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를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정책이 부재하다는 국민들의 질타에 최근 위기의식 속에 제시된 비젼이 이 무상 복지정책이다.
민주당이 이미 당론으로 채택한 복지정책은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다. 여기에 지난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무상보육과 대학생 반값등록금 정책을 제시했다. 이른바 ‘3(무상급식·의료·보육)+1(반값등록금)’의 무상복지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차기 선거에서 여야 간 대결 구도가 ‘복지 대 반(反) 복지’로 짜이는 것을 전제로, 미리 이슈를 선점해 선거판을 주도하겠다는 치밀한 프레임 전략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형성된 안보정국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안보강화를 주문하면서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자 민주당은 ‘전쟁이냐, 평화냐’는 문구를 선거 구호로 내세  톡톡히 재미를 봤다. 결국 한반도 긴장이 지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은 민심의 호응을 얻어 민주당은 지방정부의 정권교체를 이뤘다.

민주당은 지난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는 ‘농가부채 탕감’을 공약으로 내걸어 결국 농민들의 표가 상당히 많이 움직였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당선되는 데 무상급식 공약이 만만치 않은 위력을 발휘한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적 복지, 복지문제가 정치권에서 화두로 이슈화된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에서 안상수 대표는 ‘70% 복지’, 박근혜 의원은 ‘한국형 복지’를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무상복지로 이슈 대결의 판을 형성한 만큼 한나라당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프레임 전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2012년 대선 때까지는 1년 반, 2년의 기간이 있기 때문에 무상복지 ‘3+1’을 계속 수정, 보완, 업그레이드를 시켜갈 것”이라며 “이것은 2012년에 우리가 집권했을 때 5년간 순차적으로 집행할 정책이기 때문에 일종의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전현희 대변인도 “민주당이 제안한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정책은 현재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인 보편적 복지 이념의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아직은 초기단계라 구체적인 방법이 정교하게 다 정리되지는 않았으나, 이 내용은 민주당이 집권시 추구해 나아갈 보편적 복지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무상복지 드라이브는 차기 총선과 대선의 판세를 가를 중산층과 서민의 표를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당 지도부 내에선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복지 이슈의 경우, ‘아무리 비판을 받아도 결국은 표가 된다’는 경험을 믿는 것이다.그러나 당내에서도 강봉균, 이용섭, 조영택, 장병완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정책통들을 비롯해 손 대표와 가까운 중도성향의 의원들로부터 ‘복지 포퓰리즘'이 아닌 모두 무상복지 정책에 대해 확실한 재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서고 있어 그 효용성에도 불구, 당내 노선갈등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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