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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07.07.26 00:22
이 시대의 우화 ‘만덜레이’의 친절한 그레이스
조회 수 3187 추천 수 0 댓글 0
2003년 <도그빌>이 세상에 던져준 충격은 가히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악랄한 인간성이 고발되는 결말은 소름 끼칠 정도로 극악했다. 연극적인 촬영장 세트와 분필로 그어 놓은 공간표현은 실험극에 가까웠다. 빠른 장면전환과 화려한 색감으로 시선을 끌어야만 관객의 주목을 받는 것이 당연시 되어왔지만 <도그빌>의 단순화된 세트와 충격적 결말에 관객과 평단은 열광했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최고로 단순화된 영화배경은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고 수입배급사인 스폰지가 밝혔다. 서서히 한 단계씩 초대하는 라스 폰 트리에의 치밀한 이야기 전개방식은 친절하게도 관객을 몰입의 경지로 유도한다. 2003년 <도그빌>로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 후보로 오르며 더욱 확고해진 라스 폰 트리에의 명성은 <만덜레이>로 이어진다. 좀더 구체적이고 파격적인 소재 “노예제도”를 들고 온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땅 미국을 그레이스를 통해 조명한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도그빌 주민들을 통해 악랄한 인간성의 진실을 고발한 라스 폰 트리에는 이번 작품 <만덜레이>를 통해 자유를 거부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파헤친다. 노예제도가 유지되었던 만덜레이 이면의 비밀과 시계의 시각을 다수의 찬성을 통해 정한 그레이스의 비극. 풍자와 유머를 담아낸 이야기로 허점을 찌르는 그의 영화는 움직이는 영상을 갖춘 이 시대의 우화가 아닐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을 바라보게 만드는 논쟁의 중심을 직접 목격하기 바란다. 친절한 금자씨 & 친절한 그레이스 강하고 순수한 그녀들의 이유 있는 친절 충격적 영상 담화 <만덜레이>의 여주인공 그레이스와 닮은 또 하나의 여성 캐릭터가 있어 눈길을 끈다. 끔찍한 복수전을 펼친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가 바로 그녀이다. 치가 떨리는 죄의식으로 영혼과 몸이 똘똘 뭉쳐진 금자는 모두를 위한 선의의 결말을 위해 직접 가해자를 처단하고자 한다. 딸을 빌미로 잡혀 강제로 유괴범죄에 가담해야 했던 그녀는 자신을 포함한 피해자 부모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가해자 백선생(최민식 분)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하는 논쟁의 공간으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직접 죽일 것인가, 법의 처단에 넘길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서 직접적 복수를 선택하는 금자씨처럼 그레이스 또한 아이를 죽게 내버려둔 윌마에게 마을을 대신해 총을 겨누는 일을 친히 행한다. 극단적 처분의 상황이 아니라도 그녀들에게는 닮은 점이 많다. 바로 지나친 죄의식과 정의에 대한 열정이다. 범죄를 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영혼에 금이 간 금자와 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노예제도가 아직도 존재하는 땅 만덜레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레이스, 그녀들의 친절은 각각 악의 근절과 민주주의 자유의 설파라는 것으로 실행된다. 홀홀단신이지만 도움의 손길을 주변에 많이 거느리고 있는 미모의 여성이라는 것도 공통점. 2005년 같은 해 한국과 미국에서는 이렇게 가녀리고도 강한 여성 캐릭터가 <친절한 금자씨>와 <만덜레이>를 통해 선보여진 셈이다. 그러나 <도그빌>을 떠나 오면서 아버지에게 받은 권력을 가지고 노예들에게 자유를 일깨워주려 했던 그레이스에게 되돌아오는 충격적 진실과 결말에 선보이는 그녀의 선택은 <친절한 금자씨>의 그것과 서로 다르다. < 유로저널 연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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