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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해운대>는 기존의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탈피한 최초의 한국형 휴먼 재난 영화로 평가된다.

영화 <해운대>는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100만 인파가 모여드는 국내 최고의 휴양지 해운대를 배경으로 예상치 못한 쓰나미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초 전쟁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최초 괴수 영화 <괴물>, 최초 웨스턴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 이어 2009년, 한국 영화 사상 또 한 번의 도전이 될 최초 재난 영화 <해운대>. 그 동안 할리우드에서는 재난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제작비,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재난 영화 제작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때 한국 최초의 재난 영화 <해운대>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탄생한 한국 영화 역사상 아주 큰 의미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해운대>가 주목 받고 있는 점은 기존의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탈피한 ‘한국형 휴먼 재난 영화’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 재난 영화들이 대부분 재난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그 상황을 극복하려 하는 히어로의 드라마를 그려낸 것과 달리, <해운대>는 재난에 맞닥뜨린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이에 <해운대> 속 쓰나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 후, 후반부에 등장해 인물간의 관계와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로써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이 영화는‘쓰나미’가 아닌‘쓰나미에 맞닥뜨린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또한 초대형 쓰나미가 해운대를 뒤덮은 후, 서로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까지 선사한다.

이렇듯 <해운대>는 재난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가 아닌 우리 주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한국 특유의 정서인 정(情)에서 느낄 수 있는 묵직한 가슴 울림을 전달한다.

영화 <해운대>에서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한 동네에 살며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만식(설경구)과 연희(하지원), 이혼 후 7년 만에 우연히 해운대에서 만난 김휘(박중훈)와 유진(엄정화),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하는 형식(이민기)과 희미(강예원), 늘 사고만 치는 해운대 날건달 동춘(김인권)까지, 이들의 스토리는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치기 전까지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며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 웃음을 유도한다.

그 중 형식과 희미는 해운대에서 처음 만나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로 영화에서 가장 알콩달콩한 연애담을 선보인다.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형식과 해운대에 휴가 온 삼수생 희미의 첫 만남은 실수로 바다에 빠진 희미를 순찰 중이던 형식이 구해주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계기로 희미는 자신을 구해준 형식에게 첫 눈에 반해 형식이 있는 곳에 불쑥 찾아가는 등 저돌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고, 사랑에 서툰 형식은 그녀의 행동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나 해운대에 시속 800Km의 초대형 쓰나미가 몰아 닥치면서 행복했던 형식과 희미에게 위기가 찾아오고, 쓰나미의 위기로부터 희미를 구하려는 형식의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져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해운대>에서 가장 재기 발랄한 커플인 형식과 희미의 러브 스토리 가운데 첫 만남에 얽힌 독특한 에피소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해양구조대원 형식이 바다에 빠진 희미를 구하는 과정에서 둘의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 희미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바다 속으로 뛰어든 형식에게 매달려 거센 몸부림을 치자 당황한 형식은 팔꿈치로 희미의 얼굴을 가격해 그녀를 기절 시킨다. 그리고 기절한 희미를 보트 위로 끌어올려 인공호흡을 시도하던 형식의 입술을 희미가 물고 늘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안정을 찾은 형식과 희미는 각각 입술이 터지고 눈에 피멍이 든 상태. 결국 이들의 연애담은 ‘피를 부르는’ 첫 만남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해운대에서 시작된 형식과 희미의 특별한 러브 스토리는 휴양지에서의 사랑을 꿈꾸는 젊은 관객들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첫 만남의 에피소드로 큰 웃음까지 선사한다.


한국 최고의 주연 배우들이 열연하는 영화

이 영화는 쓰나미라는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영화가 공개된 이후 이들의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2009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영화 <해운대>에서 열연을 선보인 여러 배우들 가운데 송재호, 김지영 등 중견 배우들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들은 오랜 연륜으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영화 <해운대>의 가장 큰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진정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열연은 바로 송재호와 김지영 등은 각각 ‘억조’,‘금련’ 역을 맡아 주연 배우들의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줌과 동시에 <해운대>만의 사람냄새 가득한 드라마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 동안 자상한 아버지 역을 도맡아 연기해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송재호가 이번 <해운대>에서 맡은 ‘억조’ 캐릭터는 만식의 작은 아버지이자 해운대 골든 비치 사업을 진행 중인 사업가. 상가 주민이 던진 날계란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넘기는 그의 모습에서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모도 감수하려는 야심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계층의 인물상을 모두 소화해내는 배우 김지영은 <해운대>에서 ‘만식’의 어머니이자 해운대 선착장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금련’ 역을 맡았다. 금련은 술에 취해 철없는 행동을 일삼는 아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등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충무로 카리스마 설경구

자신이 맡는 캐릭터마다 강한 카리스마를 투영하며 강렬한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배우 설경구가 영화 <해운대>에서 좀 더 친숙하고, 조금은 풀어진 캐릭터 만식을 연기한다. 해운대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 토박이 만식은 다혈질에 무뚝뚝하지만 심성은 따뜻한 캐릭터로 해운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부산 사나이이다.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간 후에는 해운대라는 장소와 만식의 삶에 자연스레 녹아 들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편안한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영화의 주 배경인 미포 선착장을 거닐었다는 설경구는 “해운대 사람들과 섞여 있으면 스탭들도 가끔 나를 찾지 못했다”며 즐거운 듯 말했다.


충무로 팔색조 하지원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하는 배우 하지원이 영화 <해운대>에서 당찬 부산 아가씨연희를 연기한다. 만식처럼 해운대에서 자란 연희는 횟집이 줄지어 있는 미포에서 무허가로 장사를 하는 통에 종종 수모를 당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밝고 당당한 부산 아가씨이다.

부산에서 찍은 작품만 해도 이번이 3번째이고, 그만큼 부산과의 인연이 깊은 하지원이었지만 사투리 연기를 해본 적이 없던 그녀에게 부산 사투리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팔색조 김인권의 색다른 변신!

비열한 건달, 찌질한 고시생, 반항적인 고등학생, 인간미 넘치는 외과 의사 등 그 어떤 캐릭터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천의 얼굴 김인권이 이번 <해운대>에서는 해운대 최고의 날건달, ‘동춘’ 역을 맡아 또 한번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가 맡은 ‘동춘’은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며 이렇다 할 직업도 없이 매일 사고만 치고 다니는 인물로, 매일 술에 취해 동네를 누비며 크고 작은 사건을 유발한다.

심지어 만식(설경구 분)의 아들인 7살 승현에게 ‘무대뽀 정신’을 가르쳐 주겠다는 명목으로 앵벌이를 시키다가 만식에게 들키면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기도 하는 철없는 ‘동춘’. 동네마다 꼭 한 명쯤을 있을 법한 캐릭터인 ‘동춘’의 에피소드는 <해운대>만의 덕목인 ‘사람냄새’가 강하게 녹아 있는 부분이자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할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또한 해운대에 초대형 쓰나미가 몰아치던 날, 난생 처음 면접을 보게 된 자신에게 새 구두를 사주려던 어머니의 이야기와 그 마음을 뒤늦게 깨닫는 ‘동춘’의 드라마는 보는 이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박중훈&엄정화 환상의 연기 호흡 과시

이혼 후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김휘와 유진 역은 충무로의 대표 주자 박중훈과 엄정화가 맡아 호흡을 맞추었다.

그들이 이번 <해운대>에서는 각각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지질학자와 홀로 딸을 키우며 사회에서 인정받은 커리어우먼 캐릭터를 통해 잊혀진 가족의 사랑과 부정, 모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쓰나미가 닥친 후의 위기 장면을 위해 물에 빠지고 휩쓸리는 등 온몸을 아끼지 않는 명연기를 펼치며 자신만의 진가를 한껏 발휘했다.

특히 박중훈은 샌프란시스코 특수 촬영 장에서 엄청난 물살에 휩쓸려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촬영했고, 엄정화는 딸을 구출하기 위해 인파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가락 뼈가 골절되고 가슴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할 정도의 연기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질학자 김휘 & 커리어우먼 유진
7년만에 재회한 그 남자, 그 여자의 이야기

<해운대>가 그려내고 있는 다양한 인물 중 가족보다는 쓰나미 연구에 몰두하며 살아온 해양 연구소 소속 지질학자 김휘와 홀로 딸을 키우며 사는 광고 대행사 국제 이벤트 담당 이사 유진은 각자의 일에만 빠져 살다 이혼한 일명 ‘엑스 부부’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쓰나미 연구를 위해, 그리고 해운대에서 열리는 국제 문화 엑스포 진행을 위해 해운대를 찾아 7년 만에 재회하지만 아빠를 알지 못하는 딸 지민에게 김휘가 아빠라는 사실을 숨기면서 새로운 갈등의 드라마가 시작된다. 여기에 해운대에서 발생하는 초대형 쓰나미는 김휘와 유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동시에 그 동안의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유로저널 김 하늘 기자
eurojournal28@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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