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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통해 민생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세종시 수정’ 사과 표명
MB, 사심이나 정치적 저의 없어…자족도시 정부안 연내 확정


이 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야권이 크게 반발하는 등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1월 27일 밤 10시부터 MBC TV를 통해 방송된 ‘특별 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세종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약속했던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원안으로 자족도시 안돼, '교육·과학 중심도시로'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 대통령은 일부 행정부처(9부 2처 2청) 이전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시작돼 예정 시간(1백 분)을 훨씬 넘겨 진행된 생방송에서 세종시 문제에만 40분 가까이 할애해 세종시 사업의 수정이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행정 비효율이 발생할 뿐 아니라 충청도민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 9개 부처를 세종시로 옮기고 대통령 혼자 있으면 서울에 장관들이 1년에 6개월은 와 있어야 하고 공직자들이 대통령 만나러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고 수도 분할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이어 “과거 정부에서도 (세종시로 내려가는) 1만여 공무원의 (서울에서의) 출퇴근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후보 당시 충청표를 의식해 대선 당시 세종시 원안 추진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고 후회스럽다”면서 “안(案)을 바꿈으로써 혼란이 오고 사회갈등이 빚어지게 된 데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저 자신을 포함해 우리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 수정 방침에 사심이나 정치적 저의가 없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 먹고 정치적으로 손해 보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이것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야당 및 여당 일각의 수정 반대 목소리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약속했으니 원안대로 하자는 주장도 이해하지만 역사에 서로 부끄럽지 않게 떳떳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존 원안으로는 세종시가 자족도시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 뽑을 때 중앙에서 전국에 걸쳐 뽑아 배치하니까 고용이 안 생긴다”며 “어떤 형태로 (수정안이) 나올지 모르지만 교육과 과학이 중심이 될 수 있다. 올해 안에 정부안을 확정해 자족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에 과학비즈 벨트 유치 사실상 확정

정부는 이 대통령의 발표가 있는 지 불과 3 일만인 30일 세종시 성격을 원안에 따른 9부2처2청의 정부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거나 부처 이전 규모를 최소화하고 과학비즈니스 벨트 설치를 통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사실상 확정했다.

민관위는 독일의 드레스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 등 해외 과학혁신도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세종시가 대규모 부지 ,우수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배후도시 ,충분한 우수 인력 확보,교통인프라 등 접근성 등 과학혁신도시 성공 요인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민관위는 과학비즈니스 벨트가 세종시를 경제도시로 발전시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세종시 인근에 위치한 대덕, 오송, 오창 등 주변 도시의 기초과학연구, 생명과학, 과학산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상호 연계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의 투자 규모는 3조5,487억원에 달한다. 또 200만㎡ 사업부지에는 50개 연구단, 3,000명 규모의 세계 최고 수준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위한 대형 연구 분석 장치인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다.


한나라당, 친박과 친이 '세종시로 분열'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후 세종시를 둘러싼 한나라당 친이·친박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양쪽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친이 측은 타협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회유·압박을 병행하고 있지만, 친박 측은 ‘세종시는 흥정대상이 아니다’라며 수정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친박계인 서병수·유승민·이계진 의원 등이 세종시 특혜에 반대하고 혁신도시의 차질없는 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민주당 최인기·최규성·정범구 의원 등 ‘야당’과 손을 잡고,세종시 특혜 반대를 2 일 발표함으로써‘공식화’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한 라디오에서 “안이 확정되기 전이기 때문에 ‘수정안에 찬성한다. 아니다’라는 말씀을 박 전 대표로서도 지금 하시기가 좀 난처한 시점일 것”이라면서 박 대표의 입장변화에 대한 기대를 두었다. 이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애국심을 갖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충분히 합의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것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 입장에 대한) 보도는 보셨겠죠”라고 말해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세종시 문제가 흥정하고 거래하고 타협할 대상이냐. 어떤 물밑 접촉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성진 최고위원은 1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정부안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당에서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의 대안이 국민과 충청도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하면 우리로서는 보완 아니면 폐기 건의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용할 수 없는 안이 나오면 그것은 정부의 잘못"이라며 "수용이라는 것은 친박계의 수용이 일차적인 것이 아니고 국민적 수용, 그 다음에 충청도민의 적극적 수용이 전제돼야 된다"고 말했다.


사퇴서 제출 충남도지사, 한나라당에서 설전

정부가 세종시 수정론을 강행하면서 여권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한나라당 소속 이원구 충남지사가 1일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며 '지사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당내 수정 반대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종시 수정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이완구 충남지사와 당 세종시 특위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거침없는 설전을 벌였다.

백성운 의원 등이 "행정부처가 와야 한다는 원안만 주장하기보다는 도지사로서 중앙정부의 시각에서 균형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이 지사를 힐난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정부가 충청도민을 위한다고 하고, 충청사람에게 섭섭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충청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를 해달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충청도민의 이기심으로 (세종시가) 가는 것처럼 말하는데 곤혹스럽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수도분할이라는 말은 청와대나 대법원, 국회가 이전될 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행정부처가 가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며 "장관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경제관료들이 근무하는 데는 어디가 됐든 문제가 안된다"고 정면 대응했다.


민주, 세종시 수정안 ‘4대 불가론’ 제시

민주당이 세종시 원안 사수 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국회 밖에서,국회 안에서는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해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또한 미디어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민주당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은 1일 국회의장실을 점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1일 충북 청주 성안길 입구에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박병석·원혜영·이시종·양승조·홍재형·정범구 의원 등 소속 의원, 당원 등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사수 국민대회’를 열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세종시의 성격을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전환하고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데 대해 초법적 행태, 과학계의 반발, 불분명한 논거와 반복되는 거짓말, 다른 혁신·기업 도시의 피해 등을 근거로 ‘4대 불가론’을 내세웠다.


이회창 "세종시 수정추진, 불복종으로 항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29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방침에 대해 “수정을 위한 어떤 조치에도 저항할 것”이라며 “입법음모나 시도에 대해 원안 관철을 위한 불복종으로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대통령과의 대화’가 남긴 것은 커다란 불신으로, 이익추구만을 최고 가치로 하는 천박한 상업주의가 판을 친다면 나라가 제대로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때로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더라도 국민 신뢰를 잃지 않는 게 진정한 국가백년대계”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이 되기 전에 올바른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국민과의 대화’ 직후 소속 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의한데 대해 “우리의 뜻이 관철되지 못하고 불행히도 원안 수정이 되는 결과가 생기면 스스로국회의원 자리를 떠나 국민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원안추진 36.7% vs 수정 추진 40.9%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에 대한 사과와 입장을 밝힌 이후, 세종시 수정추진 의견이 원안추진 의견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세종시 추진 방향에 관한 국민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수정 추진의견은 40.9%로 국민과의 대화 이틀전인 25일(40%)과 비교해 0.9%p 증가한 반면, 원안추진 의견은 41.3%에서 4.6%p 줄어든 36.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 전북, 대전/충청에서는 여전히 원안 추진 의견이 우세하고, 대구/경북,서울을 비롯한 그 외 지역에서는 수정 추진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만 원안추진 의견이 47.4%로 수정추진(34.6%)보다 우세했고, 그 외 연령층은 수정 추진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층의 54.7%가 수정 추진 의견을 밝힌데 반해, 민주당(50.9%)과 자유선진당(67.1%) 지지층은 여전히 원안 추진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에서도 지난 25일(37.9%)에 비해 원안 추진 의견이 32.2%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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