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충청 민심은 '원안과 수정안 모두 달라’
잇따라 쏟아져 나오는 ‘세종시 여론조사’가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현 정국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도 박 전 대표의 ‘원안’과 이 대통령의 ‘수정안’ 사이에서 여론의 방향에 따라 두 사람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일요신문이 분석해 보도했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중후반으로 세종시 정국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높고, 박근혜 전 대표 역시 높게는 40%대 초반 수치까지 기록했지만 25~30% 사이에서 큰 변화 없이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 전대표의 지지율이 세종시 정국에서 더 변동폭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팀장은 “세종시 이슈가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강도가 약한 이들을 와해시킬지 결집시킬지 아직 결론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박 전대표의 지지율이 20% 후반대에서 40% 초반대를 오락가락하는 것은 박 전 대표 측이 이 대통령에게 대응하는 방식이나 세종시 원안만을 고수하며 타협과 절충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는 것이 박 전 대표 지지층 중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이탈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배 팀장은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정국에서 지금 후퇴한다면 20%대의 둑마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 강경하게 나갈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꿋꿋한 한나라당 지지율
한나라당이 세종시 정국으로 혼란한 가운데서도 정작 당 지지율조사에서 세종시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한 고공행진을 했다. 다소 오락가락한 시점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잃지 않았고 최근 들어 40% 전후의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지만 이는 국민들이 세종시 이슈와 정당 선호도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 지지도와 한나라당 지지도가 간혹 다른 곡선을 그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
여기에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도 무응답층을 늘리고 한나라당 지지율을 끌어내리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오락가락하는 충청민심이 더 문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충청지역 여론은 ‘원안 고수’에 압도적으로 기울어 있어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충청민심’의 속내에는 ‘원안+수정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배 팀장은 “충청도민의 속내에 정부부처 이전 외에도 교육기관과 기타 시설 등 자족도시 기능을 모두 원하는 마음이 녹아 있다고 본다. 즉 원안과 수정안을 모두 합한 것이 충청여론에 담긴 마음이다. 이러한 두 가지 욕구가 다 있다는 것이 딜레마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수정안에는 정부부처 이전이 제외되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 수정안에 찬성하는 충청도민의 마음을 잡아끄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원안 추진 약속을 뒤집은 것에 대한 배신감, 이를 고수하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신뢰감이 ‘원안 찬성’을 하게 만드는 또 다른 대다수 충청여론인 셈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주장한 것 역시 원안이 아닌 ‘원안+α’였다. 그러나 결국 수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정부의 수정안에 담겨 있던 내용 중 상당수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원안만이 ‘누더기처럼’ 남을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주장한 ‘α’가 친이계의 협조 없이 논의되기도 어렵기 때문.
이렇게 될 경우 세종시 이슈의 장기화로 지칠 대로 지친 충청도민의 더 큰 반발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팀장은 “이 경우 친이계는 박 전 대표에게 결국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책임지고 나서서 수습하라는 압박을 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의 총체적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세종시 정국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박 전 대표로서는 가만히 있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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