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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5만달러를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전혀 다른 진술을 하고있어 검찰이 당혹해 하고 있다.

여성부 장관을 역임했고 전직 총리였던 한명숙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장례위원장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곽영욱의 진술이 검찰 조사 당시 달리 재판과정마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어 국민들의 호기심 발동은 물론 야권의 반발 등 파문이 예상된다.

지금대로 재판이 진행돼 한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현 정권이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의 결과는 정치검사들의 정치적 살인행위냐 아니면 한명숙 전총리의 정치적인 파멸이냐로 판명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노 전대통령의 추모 1 주년 위원장인 한 전총리에게 타격을 주어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공을 세우고자하는 검찰이 악수를 두고 있다는 그럴싸한 추측마저 나돌고 있다.

곽 영욱전 사장은 대한통운 사장 재직 시절 회삿돈을 빼돌려 유용한 혐의(횡령)로 지난 해 11월 구속됐고, 이어진 조사 때 돈의 용처를 밝히면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주무 부처장인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지난 해 12월 곽영욱에 대한 검찰 발표

지난해 12월 10일 검찰이 곽 전 사장을 상대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총리 공관 오찬장 출입문에 서 있을 때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을 준 것 같다고 나와 있다.

또 돈을 올려놓을 만한 곳이 없어 한 전 총리에게 바로 전달했다고 돼 있다.

'한 전 총리가 봉투를 핸드백 같은 것에 집어넣은 것 같다'는 진술도 조서에 적혀 있었다. 검찰은 이 진술을 근거로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가 당시 동석했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한 뒤 돈을 건넸다고 명시돼 있다.


2 차, 3 차 공판에서 진술 번복

곽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3월 12일 3 차공판에서 증인으로 다시 출석해 하루 전날인 2 차 공판때와 같이 "오찬을 마치고 나가면서 (내가 앉아있던)자리에 (5만 달러를)놨다"고 말했다.

이어 곽 전 사장은 "총리 공관 오찬 때 봉투를 내 식탁 의자에 두고 나왔다. 놓기 전에 한 전 총리에게 따로 보여주진 않았다"면서 "한 전 총리가 현관까지 따라나왔고, 누군가가 돈을 가져갔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서의 진술과 전혀 다르다.

한 전 총리가 동석자들에게 인사한 정황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 때)왜 그렇게 진술했는지 모르겠는데 조서가 잘못된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은 조서를 대형 스크린에 띄워 곽 전 사장에게 보여주면서 "검찰 조서 내용과 재판 증언 내용 중 어느 쪽이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곽 전 사장은 "재판에서 한 말이 맞다"고 거듭 진술했다. 재판장의 물음에도 마찬가지로 진술했다. 검찰에서는 왜 다른 말을 했냐는 질문엔 "조사를 받을 때 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4 차 공판, 돈은 건넸지만 청탁은 하지 않았다

15일 4 차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은 "(돈을 건네기 전)한 전 총리와 통화를 할 때 안부인사를 했다"면서 "인사청탁을 할 이유는 없었다"고 진술함으로써 뇌물죄 성립의 주요 조건인 '대가성'을 부인했다.

또 “총리에게 도움을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곽 전 사장은 “총리한테 그런 말을 할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한 전 총리가 스스로 공기업 사장 자리를 알아봐 줄 것이란 느낌을 받아 돈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선 곽 전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수 차례 진술을 번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곽 전 사장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3만 달러를 줬다'에서 '돈을 주지 않았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고, 다시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돈이 오갔다는 총리 공관 오찬에 동석한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오찬 때 한 전 총리가 청탁 취지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직접 보지 못 했다"면서 "청탁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둘만 있기를 청하는 걸 본 일이 없다"며 "누군가가 (식사 끝나고 현관으로 나갈 때)쳐진 기억은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5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불법부당한 선거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곽영욱씨가 오락가락, 갈팡질팡 진술로 떡검을 망신주자 이명박 청와대가 다급한 모양"이라면서 이 같이 밝힌 뒤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죽이려고 검찰을 앞세우더니 미덥지 않은지 이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려는 모양"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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