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 평균수명 12.3년 ‘5년새 2.7년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평균수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최대 기업정보포털인 대한상의 코참비즈를 분석해 발표한 ‘한국 중소기업의 진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의 평균수명이 지난 2004년 9.6년에서 2009년 12.3년으로 5년 새 2.7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기업은 27.5년에서 29.1년으로 1.6년 증가했다.
대한상의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2009년 사이 중소제조업의 평균수명이 11.6년에서 12.3년으로 늘어난 것이 주목된다”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생존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 보고서는 중기청 통계를 인용해 ‘진입기 → 성장기 → 성숙기 → 쇠퇴기’로 이어지는 기업 성장단계별 특징에서도 ‘성장기’에 있는 중소제조업 비중이 2006년 46.8%에서 2009년 48.4%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반대로 ‘쇠퇴기’에 접어든 기업 비중은 2006년 11.7%에서 2009년 5.9%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같은 국내 중소기업의 생존역량 강화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생산성, 기술수준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은 결국 시장개방에 따른 무한경쟁 속에서 국내시장이 해외제품들에 의해 잠식되거나 해외시장 진출이 위축되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내 공공조달시장에서 저가의 중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0.06%, 2009년 0.6%, 2010년 4.2%로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소기업 수출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42.9%에서 2009년 32.2%로 10년 새 10%포인트 가량 줄었다.
상의는 “중소기업이 생산, 고용, 수출 등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경제가 잘되려면 중소기업이 우선 잘돼야 한다”면서 “이제는 단순히 기업활동 영위를 위한 경영에서 벗어나 장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장수기업 모델’을 내놓으면서 기본역량으로 품질제고와 원가절감, 납기준수, 시장대응, 기술개발을 제시했다.
개별기업 경쟁에서 시스템 경쟁으로 변화되는 상황에서 품질경쟁력 제고는 필수적이며, 공정개선이나 생산성향상을 통해 경쟁업체보다 제품원가를 낮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고객 신뢰확보를 위한 납기준수와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하는 태도, 핵심기술 개발 노력이 장수기업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이라고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소기업이 장수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이른바 ‘글로벌화 추진’과 미래의 먹거리인 ‘신성장사업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치밀한 기업승계계획 수립과 경영후계자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기업도 생명체와 같아서 기초체력 단련 위에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계발을 통해서만 수명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특히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기술개발, 경영구도 구상 등의 부단한 노력을 거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장수 중소기업들은 품질경쟁력 제고,원가절감 노력,납기준수,
독보적인 기술력 보유 등 시장대응,기술개발,글로벌화,신성장동력 확보,경영후계자 양성 등을 통해 끊임없는 노력이 그 원동력이 되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수 중소기업 모델 관련 사례>
① 품질경쟁력 제고 : 미국 GM사의 글로벌 협력업체 4,000여개 업체 중 2009년에 최우수 공급업체로 우리나라 업체가 17개 회사가 선정돼 전체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4개인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결과다.
② 원가절감 노력 : 절삭공구업체인 Y사는 국제적인 분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초기 공정제품을 만들고 이를 미국 등 선진국에 반제품 형태로 수출해 완제품을 만들어 생산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③ 납기준수 : 중장비 부품제조업체인 J사는 주문을 받으면 설계에서 납품까지 경쟁업체는 90일 이상이 걸리는 데 반해 40일 이내에 납품한다. 가격도 경쟁업체에 비해 60%에 불과하고 품질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평소 고객의 주문을 예상하고 매년 100여종의 제품을 개발하는 등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④ 시장대응 : 핀란드의 기상관측기 업체인 B사는 자사에 없는 기술을 갖고 있거나 기술이 우위라고 판단되는 업체들과 11번의 M&A를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기상관측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⑤ 기술개발 : 우유, 곡물, 와인 등의 성분을 분석하는 기계를 만드는 덴마크의 F사는 50년 동안 100여 종의 성분분석기를 개발했다. F사가 만든 제품은 대부분 세계최초이며 세계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⑥ 글로벌화 : 물리치료기 제조업체인 D사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벗어나 세계 최대의 B2B 웹사이트인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거래를 시작한 후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⑦ 신성장동력 확보 : 세계적인 필름 전문회사 코닥은 디지털카메라에 대해 충분히 대처하지 못해 몰락했다. 반면 캐논은 디지털카메라의 성공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1900년 대 이전 13,000여개의 미국 마차회사들은 1908년 포드의 T형 자동차의 출시로 사라지고 말았다.
⑧ 경영후계자 양성 : 플라스틱 금형제품을 만드는 J사 대표이사는 가업승계에 성공한 2세 경영인이다. 1979년에 J사에 입사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서 공장에서부터 경영후계자 수업을 받던 중 97년 가업을 승계하여 현재 매출 300억원이 넘는 회사로 키웠다.
<표:통계로 말하는 Datanews.co.kr전재>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urojournal1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