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컬 숙명 타고난 석유사업 글로벌로 키웠다
SK그룹은 석유화학 사업이 성장의 버팀목이 되면서 지난해 매출이 처음으로 100조원를 넘은 데 이어 올해는 그보다 많은 1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SK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이 이처럼 든든한 성장 버팀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원유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1991년 6월 완성한 경영전략인 수직계열화의 결과다.
SK그룹은 당시 SK울산컴플렉스에 제2에틸렌 생산시설 등 모두 9개 공장을 한꺼번에 준공하면서 정유, 석유화학, 필름, 원사, 섬유, 봉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뤄 로컬 석유시장에서의 발판을 굳건히 마련했다.
이어 글로벌 자원경영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2조원 규모의 울산 제2차 중질유 분해시설(RFCC) 투자, 1억 달러가 넘는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투자, 5천억원이 넘는 페루 LNG 공장 공장 투자 등 국내외 투자가 잇따라 단행되면서 해외 자원생산 및 마케팅 거점이 마련됐다.
특히 의욕적 자원개발 투자로 2005년 13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2007년 5천억원, 2009년 9천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1조3천억원을 투자했다. 자원개발 1조원 투자시대를 연 것이다.
지난해 6월 페루에 준공된 LNG 공장으로 SK그룹의 지분원유 생산량은 4만2000 배럴에서 5만9000배럴로 늘어났다. 2003년 지분원유 생산량인 1만 배럴에 비해 6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SK그룹은 현재 14개국 26개 광구에서 활발한 자원개발을 진행하며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8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5억3000만 배럴의 지분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수직계열화 원년인 1991년의 자원확보량인 5400만 배럴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자원확보를 통한 해외매출로 이어지고, 석유정제 시설에 대한 투자는 고효율 제품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여나간 것이다.
1991년 수직계열화가 완성됐을 당시의 SK 석유화학사업은 4조원대의 매출에 1조원대의 수출을 기록했다. 1990년대 후반 수년간 10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SK석유화학 사업은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2005년 처음으로 20조원대 매출인 21조9145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2005년도에 10조6888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2005년을 기점으로 수출비중이 50%에 달하는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지난해 SK 석유화학 사업은 45조8669억원 매출에 27조7208억원 수출을 기록, 수출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수직계열화 원년 대비 매출은 11배, 수출은 27배가 증가하면서 현재는 국내 2위에 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자원개발 매출은 지난 2007년 3232억원, 2008년 5253억원, 2009년 635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83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원개발에서만 277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말에는 모두 1조원의 자원개발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SK의 자원개발 영업이익률은 50%가 넘을 만큼 확실한 캐시카우로 역할하고 있다. 지난해 자원개발 매출 7830억원 가운데 영업이익이 4154억원에 달해 영업이익률이 53%에 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원개발 영업이익률도 58%(2778억원 매출에 1613억원 영업이익)에 달한다.
SK그룹은 올해도 콜롬비아 등 탐사광구에서 시추에 나서고, 생산광구 추가 매입 등에 나서는 등 자원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 외에 최근에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LNG 사업에서도 제2의 수직계열화에 나서고 있다.
LNG 가스전 탐사, 생산·액화, 트레이딩, 발전, 집단에너지 공급 등 밸류 체인(Value-Chain) 전 과정을 사업화하는 것이다.
SK그룹은 최근 충남 서산일반산업단지에 600M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갖고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동안 연구개발 단계에 있던 2차전지 사업이 이번 공장 착공으로 본격적인 양산단계로 돌입하게 된 것이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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