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며느리', 빠른 전개.캐릭터 매력에 인기
일일극 드라마들이 시청률 부진으로 잇따라 조기종영되는 수모를 겪고 있는 가운데 MBC 저녁일일극 '불굴의 며느리'가 빠른 전개와 발랄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
300년 된 종가 만월당 며느리들의 이야기를 그린 '불굴의 며느리'는 초반부터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 영심(신애라)이 남편 홍구(윤다훈)의 불륜 사실을 알고 이혼을 결심한 직후 홍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기까지 이야기가 초반 10회 안에 이뤄졌다. 이후 재벌가 후계자 신우(박윤재)가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영심을 만나 사랑을 느끼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각자 기구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 만큼 이야기의 구성도 단조롭지 않다.
젊은 나이에 덜컥 임신을 하게 된 만월당 막내딸 순정부터 이혼의 위기에 처한 신우의 형 부부, 약혼자로부터 배신당한 만월당 첫째딸 연정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펼쳐진다.
불륜과 혼전 임신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도 발랄한 캐릭터와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잘 살리는 구성 덕에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애초 주말극으로 기획됐던 만큼 이야기가 촘촘하고 출연배우들도 탄탄한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또한, 순정파 재벌남과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가 강해 여성 시청자들이 매료되면서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다.
외모, 재력, 능력을 모두 갖춘 소위 '엄친아' 재벌남이 소탈하고 평범한 아줌마에게 사랑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은 일일극의 주시청층인 여성 중년층에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소탈하고 따뜻한 과부 아줌마 영심에게 마음을 뺏긴 재벌남 신우는 영심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펴고 신우에 대한 마음을 숨기던 영심도 점차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신우가 사은품으로 받았다고 뻔한 거짓말을 하며 영심에게 명품 백을 선물하거나 자신이 다른 여자와 있었다는 것을 안 영심이 뺨을 때리자 오히려 기뻐하는 모습은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법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 후계자가 순식간에 평범한 아줌마에게 빠져들고 영심으로부터 남편에 이어 신우까지 빼앗으려는 악역 쇼핑 호스트 지은의 캐릭터는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