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당정청 관계와 친서민정당 이미지 호평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과의 갈등은 향후 당의 진로까지 흔들수 있어
출범 한 달을 맞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잦은 돌출사건을 일으키면서도 당이 선도하는 당,정,청 관계 추진과 친서민정당 이미지 강화면에서는 좋은 평가을 받고 있다.
홍 대표의 한 달간 행보 중 우선 '한나라당은 청와대 호루라기 부대'라는 당의 자조적인 분위기를 바꿨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수시로 협의하고 법무장관 인사 등에서 청와대 사전 상의를 받는 등 “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공감대가 커졌다.
‘민생예산 당정협의회’면에서는 아예 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당이 친서민 예산용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우리금융지주, 대우조선해양,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공모를 제안해 일단 정책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홍 대표는 ‘대기업’ 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착취’라고 답하는 등 반시장주의적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으며 취재기자 폭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와 충돌하는 그의 독주와 돌출성 발언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계파 활동하면 공천을 안 주겠다”는 취임초 ‘일갈’은 친박(친박근혜)계의 경계심을 자극했고 곧 당으로 컴백할 'MB의 황태자'이재오 장관에게도 불편한 심기를 제공했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과 사사건건 대립
특히,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 후 사사건건 충돌했던 홍 대표와 유 최고위원은 인사문제와 복지, 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고 일요시사 등 국내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다.
홍 대표와 유 최고위원은 지난 7월 5일 새 지도부 출범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홍 대표는 현충원 참배 전 최고위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계파 해체를 결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길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유 최고위원은 “동의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또한, 홍 대표는 사무총장 인선 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고집해 유 최고위원의 강한 반발이 있자, “당 대표가 사무총장도 마음대로 임명하지 못하면 그건 대표가 아니라 허수아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유 최고위원도 격양된 목소리로 “다른 자리도 아니고 공천을 다루는 자리를 어떻게 대표 혼자서 결정하겠다는 거냐”고 받아치는 등 당직 인선을 둘러싼 불협화음도 치열했다.
우리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문제를 두고도 홍 대표는 국민공모주 형식의 매각을 주장했으나, 유 최고위원은 정치권이 매각방식을 권고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반대했다.
또한,전월세 상한제, 대부업체 최고이자율 30% 상한 등 이른바 홍준표식 친서민 정책 방향 제시에 대해서도 유 최고위원은 “전·월세 상한제는 공급 축소를 야기하므로 단기 폭등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30%까지 낮출 경우 대부업체에서 대출받는 서민층의 경우에 뒷골목에서 불법사채업자에게서 자금을 조달하게 돼 더 큰 어려움에 몰리게 된다”며 “이자율 강제 인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복지 정책 확대 정책에서도 홍 대표가 “일본 민주당이 복지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사과했다”며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퍼주기식 공약은 국가재정의 파탄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자마자, 유 최고위원은 “재정을 개혁하고 감세를 중단해 마련된 재원으로 복지 민생에 투입하자는 것과 일본 민주당의 사례를 놓고 비교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홍 대표가 지난달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을 제외하고 충청 인사 두 명만을 천거한 데 대해 당내 친박계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며 유 최고위원과 갈등도 최고조에 달했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 2004년 박근혜 대표 당시부터 당이 호남을 위해 애정과 관심을 얼마나 보여 왔느냐. 그런데 그걸 한 방에 날려버리면 어떡하느냐”며 “인선을 철회하고 합리적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구성된 지 이제 갓 한 달이 지났지만, 두 사람이 사사건건 충돌하며 파열음을 빚고 있어 향후 당의 진로가 어떻게 형성될 지 정치권은 재미와 함께 관심을 쏟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