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권구도 ,박근혜-정몽준 '양자대결'로 판세 굳힌다
내년 차기대선을 16개월여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제기되는 등 한나라당의 1강(박근혜) 3중(정몽준,김문수,이재오)체제의 잠룡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박근혜 전 대표에대한 친이계가 박 전 대표 대항마 모색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가 사재 2000억원을 포함해 범현대일가가 총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면서 친이계에 존재감을 인식시키는 한편,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차기 대선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 이런 ‘통 큰 기부’는 ‘대선출마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은 당연하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사재출연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했다고 보고 있으며 청와대 한 관계자도 기존의 ‘MB노믹스’에서 탈피한 공생발전 전략에 대해 제한적으로나마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당 지도부와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정 전 대표는 그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주요 현안마다 빠짐없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지만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 크나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정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잊혀져 가는 미약한 존재감을 일으켜 세워 주요 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사재출연이라는 통 큰 기부을 한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 전 대표가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 청년실업 등은 전 세계적 문제로 모두 참여하고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밝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여권의 대선레이스 조기점화는 친이계 주자들의 결속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 그 동안 다소 느슨했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박 전 대표와의 차별화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항마 모색에 절치부심하던 친이계로서는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이후 뜻밖의 수확으로 이번 정 전 대표의 기부로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까지 “고맙고 훌륭한 일”이라 밝히며 ‘정몽준 띄우기’에 가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박근혜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여권 핵심부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문수-오세훈-정몽준’ 3각 연대로 박근혜 대항마로 나설 예정이었던 친이계는 최근 오 시장의 대권 불출마로 연대가 파기되자 이 특임장관이 당으로 복귀후‘정몽준-김문수-이재오’로의 3각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 전 대표와 이 장관은 독도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 현안을 적극 거론하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 장관이 당에 복귀해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경우 대선 판세에서 중요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이계의 연대설 속에 박 전 대표는 최근 대중행보보다는 복지와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야권에서 ‘문재인 대망론’이 부상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한나라당 경선 흥행을 위해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압도적인 1위 후보 박 전 대표를 다수의 군소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던 한나라당 대선구도가 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3자연대
형성 변수가 등장하면서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선 잠룡들의 치열한 레이스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