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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대표 암초 못넘는 한나라당, 내부는 이미 두 나라당
이 대통령과 친이계, 주요현안과 정책 등에서 친박계 지지 목받아 정국 구도에 어려움 직면

한나라당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놓고 당내 계파간의 대결구도가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박근혜의 거부권’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모든 정책의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갖고 있음에도 현실 정치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에 부닥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 자주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 170명 중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친박’계는 60명이 채 안 되지만,주요 현안 처리마다 박 전 대표의 간명한 반대 메시지로 제동이 걸리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친이’계의 정국 구상에 힘이 빠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와같은 현상에 대해 ‘한나라당이 아니라 두 나라 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화된 양측의 불협화음으로 친이와 친박 진영은 물과 기름처럼 겉돌며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해 보도했다.
지난해 쇠고기 파동과 입법 전쟁 등 고비마다 친박계는 야당에 필적하는 반대 세력이었다는 것이다. 촛불집회로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던 작년 5월,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이것이 이념 문제는 아니다”라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올 1월 입법 전쟁 당시에는 “한나라당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해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작년 9월 정부로선 한시가 시급했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친박계의 상당수가 반대하면서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었다.
이번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정국 수습책으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이 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정국 수습책으로 내놓았던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의 박 대표의 말 한마디로 물거품이 된 것도 또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는 이런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여권이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립 성향의 의원들은 최근 계파갈등이 눈 감고 넘길 수 없는 상황에 왔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사태가 친이-친박 진영 갈등 문제를 풀 마지막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3선의 이주영 의원은 ‘박근혜 총리 카드’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외교·대북관계·산업구조 재편과 같은 국정의 큰 그림만 그리고 나머지는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을 맡겨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 관계를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친이·친박을 넘어선 새로운 지도세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계파색이 약한 지도부가 친박계를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 이끌어 내 주류와 비주류가 서로 견제하는 구도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12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주장하면서  "그림자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실제 계파 수장들인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이재오 전 의원도 실세라고 판단되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또 박희태 대표나 친박계의 '조기 전대 반대론'에 대해 "당권 투쟁으로 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재보선 결과는 당 면모를 바꾸라는 메시지이며, 이에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를 향해 “대선 경선의 후유증을 끝내고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의원은 “대통령은 통치 기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박 전 대표는 차기 지도자의 입장에서 손을 잡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민본 21'에 이어 당내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는 조기 전당 대회론을 당 쇄신의 주요 방법으로 꼽고 나섰다. 조기 전당 대회론의 주요 골자는 박 전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직접 당대표직에 도전, 현재와 같은 대리 정치를 불식시키고 당위기를 정면해결하라는 것.
이에 대해 친박 진영은 전반적으로 보면 이번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속에 일단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11일 귀국길에 조기 전당 대회론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자 박 전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청와대와 주류를 공세는 물론,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일부 소장파들에 대한 불편함도 감지된다.
이성헌 의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쇄신이니 소장파니 하는데 비오는 날 개구리 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의 소장파가 정작 당이 어려울 때에는 숨어 있다가 친이나 친박에 대한 비판만 한다는 비판을 담고 있는 발언이다.
한편,11일 내일신문이 요청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재보선 패배의 후폭풍으로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지지도는 ‘잘하고 있다(32.8%)'가 지난 4월 조사보다 4.7%포인트 하락한 반면 ‘잘못하고 있다’(51.8%)는 답변은 5.9%포인트 늘어난  57.7%에 달했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25.5%로 전달(28.8%)에 비해 3.3%포인트 떨어졌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전 영국 한인대표신문 한인신문,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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