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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한 달전인 지난 9월 3일 내정자 신분에서 “세종시는 경제학자인 내 눈으로 볼 때 효율적인 모습은 아니다. 원안대로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정론을 제기한 후 야권과 충청권의 반발로 극심한 혼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 총리는 지난달 29일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세종시와 관련해 “과천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 송도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에 대해 세심하고 넓은 고려를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정 모델까지 제시해 세종시 수정론을 굽히지 않고 밀어붙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대해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7일“국가 백년대계 정책에 적당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청와대 안에 전면 수정론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정치권은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이와같은 정치권의 혼란 속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가 정부와 여당의 세종시 건설 변경이나 백지화 계획에 반대하고 나서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세종시 건설이 비효율적이거나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등의 여론을 조성하면서 행복도시 건설 자체를 백지화하려는 계획에 충청도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박근 전대표마저 원안대를 주장해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있다.

박 전대표는 “5년 전에 여야 합의하에 국회에서 특별법으로 제정해 추진 중인 국책사업을 이제 와서 변질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없다." 원안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정치권에서는 박 전대표의 ‘한마디’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청와대는 박 전대표의 발언이 이명박 대통령의‘세종시 전면 수정’소신에 변화를 주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세종시 문제는 결국은 강제로 할 수는 없고, 합의가 이뤄져야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청와대의 이와같은 분위기는 박 전 대표의 협조 없이는 법 개정을 통한 세종시 전면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 반대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생각보다 시기도 빨랐고, 강도도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가 주도할 세종시 여론수렴 과정이 시작도 안 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당의 존립’까지 거론하며 세종시 수정 반대 뜻을 밝힌 게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에다 박 전 대표 쪽 의원 20~30명만 가세해도 법 통과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거쳐 80년대 들어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70~80년대 한국 경제 정책을 이끈 ‘한국 경제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세종시가 균형발전, 서울의 인구 소산, 서울의 도시생산성 향상 등의 관점에서 행정도시보다는 국내와 해외의 경제 네트워크에 연결돼 생산, 소득, 고용을 창출하고 유발하는 효과가 크고 타 지방으로부터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산업도시로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같이 세종시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 세종시 원안보다는 수정해 추진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0.5%가 '세종시 건설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원안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36.3%, '모름 · 무응답'은 23.2%였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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