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기업의 글로벌화와 잠재력 아직 낮은 수준
최근 중국 건설기업, 인도 제약기업, 브라질 식품기업 등 신흥국 기업의 해외진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매출 5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모든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0대 신흥국 글로벌 기업(EMGC 200)을 선정해 비교분석해 26일 발표한 보고서 ‘신흥국 기업의 글로벌화 연구’에 의하면 27개 대상 산업 중 13개 산업의 신흥국 대표기업은 아직 선진기업이나 동아시아공업국 기업에 비해 잠재력과 글로벌화 수준이 모두 낮은 低잠재력-低글로벌화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高잠재력-高글로벌화에 속한 기업은 1개에 불과했고, 低잠재력-高글로벌화 6개, 高잠재력-低글로벌화 기업이 7개로 나타났다. 이는 신흥국 기업의 글로벌화와 잠재력이 아직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국가 그룹별 잠재력 상위 100대 상장기업의 글로벌화를 분석해본 결과, 신흥국 기업 중에는 41개, 동아시아공업국 기업 중에는 67개, 선진국 기업 중에는 86개 기업이 해외매출 및 자산 비중이 10% 이상인 글로벌 기업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글로벌화된 기업만을 놓고 볼 경우 200대 글로벌 기업의 평균 국제화지수는 신흥국기업 47.9, 선진국 기업 50.3, 동아시아공업국 기업 52.6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글로벌화된 신흥국 기업은 글로벌화 수준이 높으며, 동시에 여전히 내수 중심 기업이 많아 향후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신흥국 기업의 글로벌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 보고서는 ‘잠재력-글로벌화 격차 모형’에 따라 신흥국 기업의 4가지 글로벌화 유형과 발전방향을 분석해 밝혔다.
먼저, 제철산업 등이 속한 高잠재력-高글로벌화 산업군에서는 이미 신흥국 기업이 상당부분 글로벌 시장을 잠식한 시장지배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후발 신흥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흥국 기업의 지위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는 사업서비스 등 글로벌화 수준은 높으나 잠재력이 선발업체에 비해 낮은 低잠재력-高글로벌화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주로 해외 선진 기업의 저비용 파트너로서 글로벌화 수준이 높은 반면, 잠재력 수준은 선발기업에 비해 낮은 상태다. 이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향후 고부가가치 영역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셋째, 건설, 정유 등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이미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글로벌 시장 진출 정도가 낮은 高잠재력-低글로벌화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내수시장 잠재력이 커 글로벌시장 진출이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업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전기전자, 자동차, 제약 등 선발기업의 아성이 유지되고 있는 많은 산업에서는 신흥국 기업이 아직 잠재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수준이 모두 낮은 低잠재력-低글로벌화 산업군에 속해 있다. 이들 산업에서 신흥국 기업은 주로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을 확보해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들은 선진기업의 역량 확보와 글로벌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스프링보드형 전략을 통해 시장지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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