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70%는 지지하는 정당 없고, 40%는 차기 대선 후보로 안철수 지지
서울대 학부생 10명 중 7명은 지지정당이 없으며, 대선 주자로는 10명중에서 4명이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교수를 가장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학보『대학신문』이 총·대선을 맞아 서울대 학생들의 후보 지지도 및 정치·사회의식 등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0.1%는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해, 2007년의 32.9%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 현재 일반 국민들의 39%(3월 23일자 YTN·한국선거학회·한국리서치 공동 여론조사 기준)만이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한 것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70%가 지지하는 정당 없으나,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69.2%로 최고 정당 지지율은 민주통합당(10.6%), 새누리당(8.5%), 통합진보당(5.2%), 기타 진보정당(4.6%), 기타 보수정당(1%) 순이었다. 2007년 조사에서 한나라당(41.2%), 민주노동당(14.0%), 대통합민주신당(6.6%), 창조한국당(4.3%) 순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보수에서 이탈하는 추세가 지지정당에 대한 문항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정당의 지지도를 더해도 2007년 한나라당의 지지율(41.8%)에 미치지 못해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지지정당이 없는 것을 서울대생의 탈정치화로 단정하긴 어렵다. 이번 19대 총선 투표 여부를 묻는 질문에 69.2%가 ‘투표하겠다’, 21.3%가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선택해 90% 이상이 투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이 46.1%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특히 2~30대의 투표율은 40%에도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27.5%로 2000년 조사의 결과(27.0%)와 비교해 거의 변하지 않았다.
대선 후보로 안철수 교수 골고루 지지 대선 투표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묻는 문항에 안철수 교수는 38.3%의 지지를 얻어 선두를 달렸다. 이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9.9%,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14.1%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은 지난 2007년 11월 17대 대선 직전에 실시한 조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40.2%의 서울대생에게 지지를 받았던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후보의 청렴함’을 선택한 비율이 30.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총선 투표에 대해 51.5%가 ‘정책 및 공약’을 가장 주되게 고려한다고 답변한 것과 비교된다. 해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주된 기준을 묻는 문항에서 안 교수를 선택한 학생의 44%가 지지 이유로 ‘청렴함’을 들어,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청렴’을 가장 큰 덕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문 고문을 지지하는 학생들은 36.9%로 ‘정치적 이념’을, 박 위원장 지지자의 경우 36.9%로 ‘실행력’을 주된 이유로 조사됐다.
성별 지지율에서도 안철수 원장은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38.2%와 38.7%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두터운 지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 교수는 ‘진보적’ 응답자에게서 45.3%로 가장 두드러진 지지를 받았으나 ‘보수적’ 응답자에게서도 25.2%를 받아 상당한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은 ‘보수적’ 응답자에게서 41.5%의 지지를 받은 반면 ‘진보적’ 응답자에게서는 4.2%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정당 지지자별 응답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자 중 20%가 안 교수를 선택한 반면 민주통합당 지지자 중 박 위원장을 지지한 응답은 1.9%에 불과해 차이를 보였다.
정치의식, 보수 급락하고 중도 급증 이번 조사 결과 중 서울대생의 정치의식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념 성향에 대한 답변이다.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1997년 11.1%, 2000년 13.2%, 2004년 19%, 2005년 27.6%로 2000년대 내내 지속적으로 증가해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에는 전 사회적으로 ‘경제 성장’ 열풍이 불면서 40.5%를 기록했으나,이번 조사에서는 16.6%에 불과했다. 대신 응답자의 52.2%가 자신의 정치 지향이 ‘중도적’이라고 밝혀 2007년(23.2%)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서울대생의 이념 성향이 보수에서 이탈해 중도층으로 흡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편 ‘진보적’이라는 답변은 31.2%로 2007년(33.5%)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2000년대 들어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정책 평가, 부정적이 75% 현 정부의 정책 전반에 관한 평가를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27.8%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또 48.1%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해 부정적인 응답이 75.9%에 이르러 보통(19.1%)과 긍정적(4.4%)이라는 평가를 압도했다. 현 정부가 잘한 부문을 모두 고르라는 문항에는 안보를 선택한 비중이 39.5%로 가장 높았고 교육(31.6%), 경제(31.1%), 복지(14.9%), 환경(11.8%), 언론(11.2%)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못한 분야를 모두 고르라는 이어진 문항의 응답 비율은 언론(69.9%), 환경(69.1%), 복지(60.9%), 경제(59.8%), 교육(56.2%), 안보(48.6%) 순으로 모든 분야에서 못했다는 응답이 잘했다는 응답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2012년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39.3%가 ‘사회양극화 해소’를 꼽았다. 2007년 당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 성장’이 38.5%로 가장 높았고 ‘양극화’는 18.3%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5년 사이 양극화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급격히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표: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전재>
한국 유로저널 김해솔 인턴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