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건국 이래 단일 공사로는 최대 규모인 약 80억 달러(9조원)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30일(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공관에서 본계약을 체결하고 착공식을 가졌다.
같은 시각 서울에선 2012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란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중동국가들은 연간 발주 금액이 1천5백억 달러(1백7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바야흐로 제2의 중동 붐이 일고 있다.
10년간 지속된 고유가 행진으로 인해 재정 형편이 좋아진 곳. 넘쳐나는 돈을 쓸 곳이 없어 공항,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투자에 주력하기 시작한 곳. 석유화학, 제조, 정보통신산업에 관심이 많은 곳. 국민들의 복지 의식이 높아져 주택, 의료, 교육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커진 곳. 발전설비 등 플랜트 사업, 기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큰 관심이 있는 곳. 총 2조5천억 달러(2천9백49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연간 발주 금액이 1천5백억 달러(1백70조원)에 달하는 곳. 쉽게 말해 붙잡으면 대박이 나는 곳은중동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 39개국 65개 발주기관이 참가해 공항·항만·철도 등의 건설 인프라 시설과, 발전 등 전기 플랜트 설비, 기타 신재생 에너지 시설 등 총 1천5백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1백여 가지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리비아 등의 중동 국가는 ▲아부다비수전력청이 발주하는 슈웨이하트(Shuweihat) 프로젝트 ▲카타르 마스라프 알 라얀 은행이 발주하는 카타르 프로젝트 ▲요르단 에너지 미네랄 자원부가 발주하는 에너지 프로그램 ▲이집트 PPP 센트럴 유닛이 발주하는 알렉산드리아 서부개발 프로젝트 ▲리비아 담수회사가 발주하는 트리폴리 담수 플랜트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마련했다.
중동 지역 설명회는 별도의 설명회장을 추가로 마련해야 했을 만큼 많은 인사가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무함마드 알힐리 이라크 주택건설부 국장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이라크 내 건설 실적과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한화가 약 80억 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내 10만호 주택건설 사업을 수주한 것처럼 다른 한국 업체들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5월 30일(현지시각) 이라크에서 77억5천만 달러(9조1천4백50억원)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를 따냈다. 이로써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5천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이는 1965년 태국에서 현대건설이 첫 해외공사를 수주한 지 47년 만의 일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지속된 고유가 추세로 호황을 맞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산업화와 이에 따른 인구급증,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민주화 과정에 따른 복지수요 증대 등으로 중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에 대한 프로젝트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전후복구 사업이 진행 중인 이라크에서는 서민주택 1백만호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리비아에서는 간선철도 부설사업과 수도인 트리폴리를 새단장하는 트리폴리 메트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5천억 달러 넘어서
2018년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고 있는 카타르는 월드컵 관련 프로젝트를 설명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중동관에는 최근의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프로젝트 파이낸스 시장에서 이탈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중동계 펀드가 다수 초청됐다.
한화그룹이 지난 5월 30일(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공관에서 약 9조원 규모의 본계약에 서명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한 경력이 있는 사우디 개발펀드, 카타르의 마스라프 알라얀 은행, 사우디의 이슬람 개발은행, 인도 인프라파이낸스공사 등 유력 아랍계 펀드들이 참가해 중동 및 제3국 프로젝트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는 이번이 5회째다. 이 설명회는 매년 참가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이 해외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이번 설명회와 상담회에 대한 국내기업의 관심 또한 높아 해외 대형 프로젝트 진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30일 폴란드 엔지니어링 건설업체인 PBG와 7백60메가와트 규모의 ‘폴란드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부발전 컨소시엄은 도미니카의 PPE-EDS사와 20메가와트 규모의 유휴 발전설비를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옮겨 건설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현지 수요 다원화… 진출 전략 차별화 필요
해외건설협회 최재덕 회장은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를 통해 전세계 주요 발주기관의 발주정보와 함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널리 홍보함으로써 해외진출 지원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코트라(KOTRA) 오영호 사장은 “건설 수요에만 치중하던 1차 중동 붐 때와는 달리 2차 붐에는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하고 현지수요도 다원화되어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충분히 감안한 진출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특히 디지털 병원, 스마트 시티 등 신성장 분야로의 진출도 유망분야로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행사로 발굴된 해외 프로젝트를 해외투자진출정보포털(OIS)인 ‘프로젝트관리시스템’에 등재하고, 해외 발주처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 가기로 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플랜트·인프라 건설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한국 기업은 발주국의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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