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글로벌 경제영토 확장에 나선 우리나라는 전 세계 45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최근 한·EU FTA, 한·미FTA 체결이란 새로운 날개를 단 우리 기업들은 세계로 나아가며 해외투자 유치와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첫번째 자유무역협정이 2004년 칠레와 맺은 FTA이다. 칠레는 남미 최초로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다. 와인 하면 칠레를 떠올릴 만큼 우리나라와 칠레는 친숙한 교역국가가 되어 양국 사이에 FTA 체결 이후 교역량이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우리나라는 칠레의 5대 교역대상국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우리나라와 칠레가 수교한 지 50주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FTA 체결에 따른 세계 주요국 경제영토 순위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기획재정부 2012년 5월 자료). 이는 2010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경제영토’란 자국과 FTA 발효국 GDP의 합을 의미하다. 전 세계에서 경제영토 1위 국가는 칠레(78.5퍼센트)이며, 2위 멕시코(64.1퍼센트)에 이어 우리나라가 57.3퍼센트로 3위다. 우리나라에 이어 4위는 싱가포르(51.8퍼센트)이며 5위 페루(38.7퍼센트), 6위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 36.6퍼센트), 7위 유럽연합(EU·33.4퍼센트), 8위 미국(32.7퍼센트), 9위 일본(16퍼센트) 순이다.
우리나라의 FTA 상대국 중 올 1분기에 우리가 무역수지 ‘랭킹 5’를 기록한 국가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미국, 싱가포르, 인도, EU다. 우리나라는 아세안을 상대로 가장 많은 49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다음은 미국(38억5천만 달러), 싱가포르(30억 달러), 인도(13억5천만 달러), EU(6억4천만 달러) 순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한·미FTA가 올 3월 15일 발효된 지 두 달 만에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퍼센트 늘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로 한국의 총수출은 4.0퍼센트 감소했다. 하지만 한·미FTA 효과로 대미 수출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FTA의 적용을 받아 관세가 낮아진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19.4퍼센트로, FTA 혜택이 없는 품목의 수출 증가율 6.9퍼센트에 비해 훨씬 높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EU 시장 수출 증가율은 18.9퍼센트로서 전체 수출 증가율 16.1퍼센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의 수출 증가율을 보면 EU가 7.6퍼센트로서 전체 수출 증가율 10.1퍼센트보다 낮았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오히려 EU 지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대 전 세계 수출 증가율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FTA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특혜관세 ‘혜택품목’과 ‘무혜택품목’을 구분하여 분석하면 이 사실이 더욱 극명해진다. 지난해 특혜관세 혜택품목의 EU 지역 수출 증가율은 26.1퍼센트로서 무혜택품목(9.9퍼센트)보다 월등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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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한·미FTA 시행으로 자동차 부품 회사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성전기의 경기도 안산 공장 내 독일 아우디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이 분주하다. |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 체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싱가포르, EFTA, 아세안, 인도, EU, 페루, 미국 등 45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터키와는 지난 3월 가서명을 했으며, 이 밖에도 중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GCC(걸프협력회의 : 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와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EU 국가들의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동안(2011년 3분기 및 4분기, 2012년 1분기) EU에서 우리나라의 제조업에 투자한 해외투자 유입은 전년 동기 대비 100.2퍼센트가 증가,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한 전체 해외투자 유입 증가율(-10.0퍼센트)을 크게 초과했다. EU로부터의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투자 유입도 전년 동기 대비 60.5퍼센트가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투자 유입 증가율(-0.8퍼센트)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제조업 가운데 특히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은 화학(3백44퍼센트 증가)에 주로 투자했고, 스웨덴과 룩셈부르크 등은 전기·전자(1백86.8퍼센트 증가)에 투자했다. 또 독일, 영국 등은 자동차 부품 등 운송용 기계(1백38.3퍼센트 증가)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한·미 FTA 발효 이후 2개월간 대미 수출은 1백11.8억 달러(11.3퍼센트 증가), 대미 수입은 77.3억 달러(2.0퍼센트 증가)를 기록해 34.5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9백34억 달러(4.0퍼센트 감소), 수입은 8백90억 달러(2.3퍼센트 감소)로 무역수지는 44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는데, 이러한 흑자의 상당부분이 대미 흑자인 셈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및 EU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 전체에 대한 수출입은 위축됐으나 미국과의 수출·수입은 안정적으로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 유로저널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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