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황제 취급을 받던 로저 페더러(31.스위스)가 8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받고 영국 76년 숙원을 풀기위해 나선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25.세계 순위 4위)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윔블던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로저 페더러(31.스위스)는 7번 우승은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윔블던 최다 우승 타이 기록. 더불어 2010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2년 6개월 만에 생애 '17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도 채웠다.
페더러는 9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순위에서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3위)을 밀어내고 2010년 5월24일 이후 처음으로 세계 1위를 탈환했다.
또한 7승8패로 뒤져있던 머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8승8패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메이저대회 4번째 준우승을 한 머리는 2008 US오픈, 2010 호주오픈에 이어 세 차례 결승에서 모두 페더러에 패하는 악연에 울어야 했다.
한겨레신문은 페더러는 30대를 넘어가면서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고 서브, 스트로크, 발리 등 모든 면에서 테니스 역사상 가장 완벽한 기술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 자신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해 윔블던에서 비로소 왕위를 탈환했다고 평가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잔디 코트 위에 드러누워 눈물을 흩뿌린 페더러는 "마치 마법 같은 순간"이라며 "세계 1위나, 윔블던 7번째 우승 혹은 17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등은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모든 게 한꺼번에 이루어지니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기보다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려고 하고 있다. 내 샷을 믿고 적극적으로 플레이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머리는 영국 선수로는 1936년 프레디 페리 이후 76년 만에 윔블던 우승을 노렸으나 1세트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세트 점수 1-1이던 3세트 도중 비 때문에 센터 코트 지붕을 닫느라 40여분 동안 경기가 중단된 것도 컸다.
시상식 인터뷰 중 눈물을 쏟은 머리는"엄청난 부담과 압박 때문에 윔블던에서 경기하는 게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관중들은 오히려 내게 힘을 주었다.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며 "비록 패했지만 우승이 가까워지는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승전에는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경기장을 찾아 머리를 응원했다.
<사진: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 전재>
유로저널 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