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홍명보호(號)가 14일 런던올림픽 출전팀인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이전보다 높은 경기력으로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부상에 따른 주전 교체 등으로 조직력이 부족한 수비라인은 여전히 문제점을 노출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이날 와일드카드 박주영의 선제골과 후반 교체 투입된 남태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평가전에서 유럽 리그 해외파 중심 공격진인 박주영(아스널)이 최전방 골잡이로 나서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고, 지동원(선덜랜드)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좌우 날개 공격수로 측면을 누볐다.
물론 이들 공격진의 가세로 한국은 중원 볼 장악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좌우 패스 연결이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전반 18분에 터진 선제골은 득점까지 플레이를 연결해 가는 능력의 향상을 바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구자철이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내준 볼을 지동원이 왼쪽 측면에서 재빨리 페널티지역까지 올라온 왼쪽 수비수 윤석영에게 연결했다.
윤석영은 골 지역에서 수비를 따돌리고 박주영에게 짧은 패스를 건넸고 박주영은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또 후반 38분에도 기성용이 하프라인 왼쪽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는 정확한 패스로 남태희에게 연결, 결승골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수비라인에선 수차례 문제가 노출됐다.
홍명보호의 중앙 수비수 홍정호(제주)와 장현수(서울)가 잇따라 부상으로 빠졌고, 이 자리에 김영권(오미야)과 황석호(산프레체)가 조합을 맞췄지만 위기 상황을 잇따라 허용했다.
전반 33분 황석호가 상대 최전방 공격수 크리스 우드에게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볼을 빼앗겨 실점 위기를 맞았고, 후반 27분에는 2선에서 미드필드 라인과 수비 라인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공격수 쉐인 스멜츠를 자유롭게 슈팅하도록 방치해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홍명보호, 런던 입성후 훈련통해 메달권 다짐
한편,18명의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15일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한 뒤 현지 훈련 장소로 런던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루턴에서 짐을 풀었다.
17일부터 루턴 인근에 있는 왓포드 FC(2부 리그) 연습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 홍명보호는 14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2대1 승)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수비 조직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또다른 과제는 시차와 기후 등 생소한 부분이 많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자주 비가 내리기 때문에 평소에도 물기를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은 잔디 적응이 중요하다. 현지 적응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아스널)과 지동원(선덜랜드)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20일 오후 10시30분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을 갖는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4위를 기록한 세네갈은 지난 4월 오만과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고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본선에선 영국·우루과이·UAE와 함께 조별리그 A조에 편성됐다.
대표팀은 세네갈과 평가전을 마친 뒤 7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멕시코와 B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장소인 뉴캐슬로 이동한다.
멕시코,잉글랜드 단일팀 1:0 격파
루이스 페르난도 테나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15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영국 단일팀과 치른 공개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영국은 주장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레이그 벨라미(리버풀), 마이카 리차즈(맨체스터 시티) 등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를 모두 투입하고도 멕시코에 영패를 당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끝난 툴롱 국제대회에서 모로코와 네덜란드, 터키 등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한 멕시코는 영국전 승리로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1위 팀답게 멕시코는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라며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홍명보호는 차분하게 훈련을 이어가고 있지만 같은 B조의 스위스와 멕시코는 선수들의 이탈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스위스는 공격수 콤비인 셰르단 샤키리(바이에른 뮌헨)와 그라니트 샤카(뮌헨글라드바흐)가 소속팀 일정을 들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고 물러섰다. 멕시코 역시 공격수인 카를로스 벨라(레알 소시에다드)와 조나단 도스 산토스(바르셀로나)가 올림픽에 나서지 않기로 하는 등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 때문에 일부 축구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상대를 만나게 된 한국이 8강 진출을 넘어 메달권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유로저널 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