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27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국가신용등급이 ‘A1’에서 ‘Aa3’로 조정된 것은 단순히 한 등급의 상향을 넘어 ‘A(싱글A)‘ 등급에서 ‘AA(더블A)’ 등급으로 한단계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A’ 등급은 신용도는 높으나 예외적으로 금전적 의무이행 가능성이 저하될 수 있음을 뜻한다.
‘AA’는 신용도가 높음을, ‘AAA’는 신용도가 매우 높음을 상징한다.
Aa3(안정적)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한 이래 사상 최고의 등급과 전망이다. Aa3는 투자적격 등급 가운데 네번째로 높은 등급이기도 하다.
이번 조정은 무디스가 지난 4월2일 한국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높인지 4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또한, 무디스가 ‘Aa3’ 등급에 올려놓은 국가는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벨기에, 칠레 등이다.
최근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이 강등되는 추세에서 우리나라의 등급이 상향된 것은 이례적이다. 무디스가 올해 들어 A등급 이상 국가들에 대해 등급이나 전망을 상향 조정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에 따라 향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 등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의 등급 발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무디스는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제 활력 및 경쟁력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 감소 △북한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상향 이유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재정건전성 부문에선 2010년 이래 통합재정수지가 흑자 추세를 보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 또한 안정적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 활력 및 경쟁력 측면에선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 충격에 견조히 대응했고, 노동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은행 부문에선 거시건전성 조치 등을 통해 국내 은행들의 단기외채 비중과 예대율이 감소하는 등 대외취약성이 완화한 점을 언급했다.
북한문제와 관련해선 김정은 체제로의 이행에도 한·미 동맹 등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무디스는 특히 △은행들의 대외자금 조달여건 안정성 제고 △공기업 부채 및 가계 부채가 정부 우발채무로 전이될 가능성 감소 △경제 펀더멘털상의 경쟁력 및 장기 성장전망 유지 등이 개선되면 등급을 추가로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무디스의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위기대응 능력 등 현 정부의 경제운용이 객관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번 상향 조정은 무디스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명실상부한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으로 평가한 것”이라며 “여러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선, 대외신인도가 높아져 금융기관 및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은행 및 기업들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재정부는 “우리나라 금융기관 등의 등급 및 전망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무디스의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이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및 국채선물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금리 하락세도 이어졌다. FRB 의장의 컨퍼런스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9월 1일 현재 국고채 1년물은 6bp 하락한 2.83%, 3년물은 10bp 하락한 2.78%, 5년물은 11bp 하락한 2.8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IS채권지수(1년 종합)는 0.10%를 기록했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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