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몸의 모든 기관을 녹이는 당뇨병

아마도 가족들 중에 당뇨가 한 분도 없는 가족은 드물 것입니다. 당뇨는 그만큼 흔한 병이며, 저번 달에 설명 드린 고혈압과 함께 세계적으로 쌍벽을 이루는 흔한 성인병 중에 하나입니다. 당뇨의 뜻은 소변에 당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즉 쉽게 설명들이면 소변에 설탕 성분이 있어서 달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소변이 달다는 뜻은 절대 아니니 오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뇨에 어원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습니다. 영어로 Diabetes mellitus라고 쓰고 약자로 DM이라고 합니다. Full name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뜻이 “몸이 녹아내린다” 라는 뜻이라고 학생 때 교수님이 설명해주신 생각이 납니다. 

조금 풀어 쓰면, 당뇨는 천천히 몸의 모든 기관이 서서히 녹아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단, 관리를 잘 안 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고 관리를 잘한다면 큰 문제없이 평생을 살 수 있는 병이 또한 당뇨병입니다. 당뇨의 진단기준은 공복 혈당(8시간 이상 금식을 한 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이 126mg/mL 이상일 경우 증상이 없더라고 당뇨병으로 진단 내려지게 됩니다. 

또한 식사시간과 관련 없이 아무 시간 때나 혈당을 측정했을 때 혈당이 200mg/mL 이상 이며 증상(물을 평상시보다 많이 마신다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 혹은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이 있으면 당뇨병으로 진단이 됩니다. 

그럼 이제 당뇨병에 대한 간단한 기전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흔히 인슐린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 몸은 음식을 섭취하면 몸 안에서 대단히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 중 당(쉽게 설명한다면 설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은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이라는 물질과 결합하여 우리 몸에 유용하게 쓰이게 됩니다. 근데 당뇨병은 평소에 필요한 양보다 당을 많이 섭취해서 췌장이 일생 동안 써야 하는 인슐린이 40-50세 때 혹은 더 빠른 나이에 다 써버려 없어지게 되는 병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자면, 당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인슐린과 합쳐져야 우리 몸에 필요한 부분에 쓰이게 되는데, 인슐린이 없으니 당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당뇨가 있으신 분은 몸에 당은 많으나 인슐린이 없어 몸에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몸에 남아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자동차가 기름으로 가게 되는데 자동차 안에 기름의 원료인 석탄은 많은데 기름으로 바꿀 수 없는 기능이 없다면 차는 못 가고 석탄은 차에 계속 쌓이게 되어 자동차가 고장 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연로는 많은데 자동차에 정작 필요로 하는 적정한 종류의 연료는 없어서 차가 못 움직이는 것입니다. 당뇨병은 발병 후 10년 정도가 지나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부작용은 몸 안에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유는 당뇨병의 부작용은 혈관이 있는 모든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 몸 안에 혈관이 없는 곳은 한군데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중 중요하고 부작용이 잘 생기는 장기가 눈, 신장, 심장, 신경입니다. 눈은 특히 중요한데 그 이유는 부작용이 가장 먼저 발병하는 곳이 눈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혈관의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는 큰 혈관과 작은 혈관이 있고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당연히 작은 혈관이 먼저 망가집니다. 눈의 혈관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혈관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망가지게 되며, 당뇨병의 합병증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눈의 혈관이 망가지는 것을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라고 하며 이병은 치료도 가능하지만, 잘못하면 시력을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당뇨 약을 복용 하신지 5년이 넘어가면 1년에 한 번씩 꼭 안과에 가셔서 꼭 검사를 받아야만 합병증을 조기에 치료 할 수 있습니다. 후천적인 눈의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당뇨병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눈 다음으로 흔한 합병증은 신장에 생기는 당뇨병성 신장병증인데, 그 이유 또한 혈관의 크기 때문입니다. 신장은 소변을 만드는 기관인데, 신장에는 눈 다음으로 작은 혈관들이 엄청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변은 우리 몸에 필요 없는 것들만 빠져 나가게 되어 있는데,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의 혈관이 망가지고, 또한 그로 인하여 소변에 몸에 필요한 영양요소들도 빠져 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신장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역시 당뇨 약을 복용 하신 지 5년이 넘어가면 1년에 한 번씩 꼭 내과에 가셔서 꼭 소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투석의 가장 큰 원인 또한 당뇨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작은 혈관뿐만 아니라 큰 혈관들의 문제로 인하여 심근경색이나 뇌경색등이 올 수 있으니 당뇨병을 진단 받으신 분들은 주기적인 당 관리와 병원에 내원하여 선생님들과 자주 상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당뇨병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관리는 우리가 다 아는 것들이나,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귀찮아서 문제입니다. 평소에 일주일에 3번 이상 30분씩 가벼운 운동과 금주, 금연, 적당한 체중 유지, 그리고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약을 꼭 잘 챙겨 드시고 주기적으로 혈당을 확인 하셔야만 합병증을 예방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증상이 없는 병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관리 잘하시어 건강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필자: 반도병원 건강 검진 센터장 나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