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반대해온 남미국가 反美의 선봉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선 연임에 성공, 20년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회주의 개혁과 빈곤층 퇴치를 골자로 한 '볼리바리안 혁명'을 내세운 차베스 대통령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투박한 연설 스타일로 노동자와 빈곤층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아왔다.
베네수엘라는 석유매장량 2965억 배럴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그는 1999년 집권 이후 석유산업 국유화와 증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 등 개혁조치를 실시했고, 석유를 판 돈으로 남미의 좌파 성향 국가 지도자들을 휘어잡는 '동네 부잣집 형'의 풍모를 나타냈다.
또 반미 성향의 중남미 국가들에 석유를 지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2005년 카리브 해 17개국과 '페트로카리베' 조약을 맺었다. 석유를 공급한 뒤 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낮은 이자로 받도록 한 것도 이 조약에 따른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재임 기간동안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복지 주거지원, 미혼모 양육비 지원, 교육 복지 지원 등에 3천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부패와 치안 불안 등 베네수엘라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했고 정치적 반대파를 파시스트로 몰아붙이는 과격한 행동으로 야권의 공격을 받고 있다. 2009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연임 제한 조항을 철폐함으로써 장기 독재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이끌며 에콰도르 볼리비아 니카라과 쿠바 등 역내 국가들과 결속을 다져온 차베스 대통령의 4 선 연임 성공으로 남미 내 반미로 손꼽히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2013년과 2014년 대선에서도 각각 3선 연임 청신호가 켜졌고, 이로인해 남미 내 미국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 전재>
유로저널 국제부